[리뷰] 최상위급 게이밍 성능으로 무장,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M16(GU603ZX)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 정연호 기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게임은 데스크톱으로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선 노트북이 빠른 속도로 대표적인 게이밍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를 잡고 있다. 물론, 조립 PC를 맞추면 비슷한 가격에 더 좋은 성능으로 PC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도체 및 기판 설계 기술이 향상되면서 얇고 성능이 뛰어난 게이밍 노트북이 등장한 뒤로는 상황이 바뀌었다.

게이밍 노트북은 부피가 작아 사용 시 책상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본체·키보드·모니터 등을 모두 포함한 일체형 PC 시스템이라 휴대하기에도 좋다.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은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 구동도 원활하게 되니, 쉽게 휴대할 수 있는 데스크톱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요즘 출시되는 게이밍 노트북은 15~17인치 정도의 적당한 크기에 QHD나 UHD급의 고해상도 패널을 장착해 게임을 즐기기에도 좋다. 경우에 따라선 데스크톱보다 나은 게이밍 환경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에이수스(ASUS)의 ROG 제피러스 M16(GU603ZX-K8001W)
에이수스(ASUS)의 ROG 제피러스 M16(GU603ZX-K8001W)

에이수스(ASUS)의 ROG 제피러스 M16(GU603ZX-K8001W)은 휴대성과 고성능을 겸비한 16인치 게이밍 노트북이다. 리뷰로 사용한 모델은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RTX 3080Ti 그래픽카드를 탑재해 고사양 게이밍에도 막강한 성능을 보여준다. 디스플레이가 게이밍에 적합한 비율로 구성돼 있고, 1.9kg의 가벼운 무게와 얇은 두께로 어디서든 편하게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상판에 무지갯빛이 감도는 표면 처리를 했다
상판에 무지갯빛이 감도는 표면 처리를 했다

디자인부터 살펴보자. ROG 제피러스 M16 상판은 무지갯빛이 감도는 표면 처리가 돋보인다. RGB 백라이트를 내장한 키보드로 화려한 느낌을 더해줬다. 화면 상하좌우의 베젤이 좁아서 둔한 느낌이 들지 않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요즘 초경량 노트북을 생각할 때 1.9kg이란 무게는 가볍지는 않지만, 크기와 사양을 생각해 보면 양호한 편이다.

RGB 백라이트 내장한 키보드
RGB 백라이트 내장한 키보드

화면은 16인치 크기와 화질, 성능이 양립되는 WQXGA(2,560x1,600) 해상도를 갖췄다. 풀HD급 해상도보다 화질이 우수하며, 4K UHD급 해상도에 비하면 게임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 옆이나 위 혹은 아래에서 보더라도 왜곡이 없는 IPS 광시야각 패널을 적용해 시야각도 넓다. 화면은 가로세로 비율이 16:10으로 일반적인 16:9보단 정사각형에 가깝다. 위아래가 더 길어서 같은 장면을 넓은 화면으로 보면서 더 많은 정보량을 얻는 구조다. 따라서 게임, 엔터테인먼트, 문서작업 등의 작업을 할 때 16:10 비율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화면 밝기는 최대 500니트를 지원하며 밝고 어두움을 구분하는 명암비는 1200:1이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용으로 선호도가 높은 DCI-P3 색 역은 100% 지원한다. DCI-P3는 미국 영화 업계 표준 색 영역으로 100%를 충족하니 게임뿐 아니라 영상 편집이나 감상에 적합한 사양을 갖추고 있다. 1초당 이미지 전환수를 의미하는 화면 주사율은 일반적인 60Hz보다 훨씬 높은 165Hz를 지원한다. 주사율이 높으면 1초당 송출하는 화면의 개수가 더 많다는 뜻이다. 그만큼 눈으로 볼 때 화면 속 움직임이 부드럽게 느껴지고 화면 전환이 끊김 없이 빠르게 느껴진다. 그래서 빠른 움직임이 많고 화면이 급격하게 전환되는 게임 환경에선 게이머들은 주로 높은 주사율을 선호한다. IPS 화면치고는 빠른 편인 3ms의 응답속도를 지원하니, 장면 전환이 빠른 콘텐츠도 잔상이나 입력 지연 현상이 최소화된다.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도 충실하다. USB 3.2 Gen2 규격을 지원하는 USB 타입 A 포트 2개, 썬더볼트4 및 DP 출력 지원 타입 C 포트와 HDMI 2.0b 포트, 유선 LAN 포트 및 음성 입출력 포트도 각각 1개씩 탑재하고 있다. 썬더볼트 4 단자는 최대 40기가비피에스(Gbps)의 전송 속도와 최대 100W 전력전송을 지원하는 고성능 입력 단자다. 기존 USB 입력 기능과 더불어 디스플레이 연결, 네트워크 연결, 외부 저장장치 및 그래픽 카드 등 더 폭넓은 기능을 연결할 수 있다. 썬더볼트4는 최근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USB 타입-C 단자와 동일한 규격을 사용하니, 최신 주변기기의 성능을 완전히 발휘한다. 내부적으로도 최신 규격인 와이파이6 기능을 탑재했다.

내부 스펙을 보면, 리뷰에 쓰인 제품은 14개의 코어 20스레드를 갖춘 최상급 프로세서 12세대 인텔 코어 i9-12900H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메모리는 16GB(DDR5)를 1개 온보드(메인보드 고정)와 1개(SO-DIMM 메모리 슬롯)로 총 32GB 구성이다. 메모리는 사용자가 개별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한다면 32GB를 추가해 총 48GB(16+32GB)까지 가능하다. 저장장치는 2TB의 M.2(NVMe) SSD가 탑재된다. PCIe 4.0 고속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모델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의 게이밍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3080Ti가 탑재됐다. 인텔 코어i9-12900H와 RTX 3080Ti가 조합된 최상급의 게이밍 노트북이다.

전원 어댑터는 240W 규격의 고출력 제품으로, 상당한 묵직한 무게이지만 제품의 사양이 높으니 납득할 수준이다. 이 제품은 휴대용보다는 데스크톱을 대체하는 거치용으로 더 적합한 노트북으로 보인다.

12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에서 중급형 이상급의 모델(일부 코어i5 모델 제외)은 고성능을 강조한 ‘퍼포먼스 코어(Performance-cores, 이하 P코어)’와 전력 효율이 높은 ‘에피션트 코어(Efficient-cores, 이하 E코어)’를 품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갖췄다. 코어 i9-12900H의 경우 6개의 P코어와 8개의 E코어를 탑재하고 있다. P코어는 게임이나 3D 작업 등 성능이 필요한 조건에서의 동작이 반영되고, 배터리 안배나 문서 작업 등 저전력으로도 충분한 경우에는 효율 코어 위주로 동작한다. P코어엔 물리적으로 하나인 코어를 논리적으로 둘로 나눠 코어 수가 2배로 늘어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하이퍼 쓰레딩(Hyper-Threading) 기술을 적용했다. 운영체제에선 코어 i9-12900H를 총 20개의 CPU를 가진 것처럼 인식한다.

낮은 클럭 속도로 기본 구동하다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 시엔 순간적으로 클럭을 높여 처리 효율을 높이는 터보 부스트 맥스 기술 3.0도 적용했다. 코어 i9-12900H P코어는 최대 5GHz, E코어는 최대 3.8GHz까지 클럭을 높이게 된다. 소비 전력은 35~115W 사이에서 유동적으로 변한다.

시네벤치 R23으로 측정한 성능
시네벤치 R23으로 측정한 성능

컴퓨터 프로세서의 성능을 측정할 때 쓰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시네벤치 R23(Cinebench R23)으로 성능을 시험해봤다. 멀티코어 점수는 18228점, 싱글코어 점수는 1926점이 나왔다. 다른 12세대 코어 모바일 제품군에 비해 소비 전력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성능면에선 2022년 2월 현재 나온 노트북용 프로세서 중에 최상위급이다. 벤치 점수도 경쟁사 제품 대비 비교우위를 보인다는 다른 테스트들과 유사하다.

3D마크 파이어스트라이크 점수
3D마크 파이어스트라이크 점수
3D마크 타임 스파이 점수
3D마크 타임 스파이 점수

게이밍 성능을 수치화해 보여주는 프로그램 3D 마크로 테스트한 결과를 보자. 다이렉트X11 기반의 일반적인 콘텐츠 관련 성능을 측정하는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항목은 23293점이 나왔다. 다이렉트X12 기반 최신 콘텐츠 관련 성능을 측정하는 타임 스파이(Time Spy) 항목에선 10652점이 나왔다. 이 정도면 데스크톱용 지포스 RTX 3060 정도의 성능으로, 이 노트북의 화면에서 지원하는 2560 x 1600 해상도 환경에선 어지간한 게임은 최고 품질의 그래픽으로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로스트아크를 실제로 실행했다
로스트아크를 실제로 실행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실제로 실행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실제로 실행했다

실제 게임도 구동해봤다. 온라인 액션 RPG인 ‘로스트 아크’와 '배틀그라운드(FPS)', 실행해 화면 해상도 2,560x1,600, 그래픽 품질을 모두 최상으로 맞추고 플레이했다. 로스트아크는 140~165FPS(초당 화면 표시 수)를 유지했고 배틀그라운드는 70~85FPS 정도를 유지했다. 그래픽을 최상으로 맞추니 그래픽 품질은 나무랄 데 없이 우수하다. 게임을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을 만큼 색감이나 디테일이 좋다.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M16(GU603ZX)는 데스크톱 못지않은 성능을 잘 보여준다. 고성능 프로세서와 최상급 그래픽카드를 탑재해 게임을 쾌적하게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제품값은 2022년 3월 온라인 판매가 기준, 인텔 코어i9-12900H와 지포스 RTX 3080Ti 탑재 모델이 400만 원 전후로 형성돼 있다. 부담스러운 가격은 맞지만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을 원한다면 마음에 들 제품이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