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과기대] 메에컴퍼니 “생리대·여성 용품 정보, 세잎에서”

[스타트업 in 과기대]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스타트업 발굴·육성 사업인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어 2022년도 역시 그린경제 분야 스타트업을 모집·지원합니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은 예비창업자들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하기 위해 2021년에 지원받은 스타트업 56여 개의 기업 중 20개 기업을 소개하는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in 과기대’를 기획했습니다.

미래 그린경제 분야를 이끌어갈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변화를 꿈꾸는 스타트업입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지원 보내주세요.

[IT동아 차주경 기자] 2017년,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던 생리대 가운데 일부 제품에서 유해 물질이 발견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소비자들은 생리대의 성분과 사용 후기를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생리대는 여성 용품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 항상 몸에 밀착해 사용하기에 성분과 특징, 착용감 등 정보를 세심히 살펴보고 사야 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생리대를 포함한 여성 용품의 정보를 모아 알려주는 플랫폼이 없었다. 소비자들은 여성 용품 제조사의 일방적인 광고만 듣고 제품을 선택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허위 과장 광고가 많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여성 용품의 허위 과장 광고를 매년 수백 건 이상 적발한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떠넘겨진다. 우리나라의 생리대 장당 평균 가격은 369원으로, 미국(181원)과 일본(181원)의 두 배 이상이다.

이지민(왼쪽)·김성우 메에컴퍼니 공동 대표. 출처 = 메에컴퍼니
이지민(왼쪽)·김성우 메에컴퍼니 공동 대표. 출처 = 메에컴퍼니

이 문제를 꼭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 26세 동갑내기 대학생, 김성우 씨와 이지민 씨는 힘을 합쳐 2021년 7월에 스타트업 ‘메에컴퍼니’를 세웠다. 생리대를 포함한 여성 용품의 성분과 특징, 사용 후기 등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올바로 전달하는 것, 그래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여성 용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도록 돕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메에컴퍼니의 청사진은 그린 경제 개념과도 맞닿았다. 소비자들이 생리대를 합리적인 가격에 사서 쓰면, 재료과 제작 공정 등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 파괴를 줄인다. 과학기술대학교 그린경제 예비창업패키지가 메에컴퍼니를 지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학기술대학교 예비창업패키지의 도움을 받아 메에컴퍼니는 여성 용품 정보 플랫폼 ‘세잎’을 만들었다. 웹 페이지에 이어 2022년 1월 세잎 구글 안드로이드 앱이 나왔다. 애플 iOS 앱도 만드는 중이다.

메에컴퍼니 세잎의 화면 구성은 간결하다. 우리나라에서 판매 중인 생리대 모든 제품의 사진, 성분과 용어 설명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검색도 된다. 서비스 초기인 지금은 여성 용품 가운데 생리대의 정보만 주지만, 앞으로 모든 여성 용품의 정보를 담을 예정이다. 가격 비교 서비스, 소비자들이 여성 용품의 사용 후기와 의견을 공유할 커뮤니티도 마련한다.

메에컴퍼니 세잎 로고. 출처 = 메에컴퍼니
메에컴퍼니 세잎 로고. 출처 = 메에컴퍼니

창업 후 단시간에 서비스와 앱을 만들어 공개하는 등, 첫 발걸음은 비교적 잘 딛었다. 하지만, 김성우·이지민 공동대표는 앞으로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한다. 우선 풀 과제는, 세잎이 주는 여성 용품 정보가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증명하는 ‘공신력’을 갖추는 것이다. 김성우 대표는 미국과 유럽의 화학 물질 사용 기준, 우리나라 식약처의 기준에 메에컴퍼니의 자체 실험 결과까지 더해 공신력을 갖겠다고 대답했다.

‘개발 능력’도 갖춰야 한다. 자체 개발자가 없는 메에컴퍼니는 세잎을 외부 개발자에게 의뢰해 만들었다. 김성우 대표는 이 탓에 원하는 기능과 콘텐츠를 세잎에 다 넣지 못했다고 고백하며, 개발자를 채용 중이라고 밝혔다.

‘마케팅 수단’과 ‘자금’의 확보 방안도 세워야 한다. 지금 메에컴퍼니는 세잎의 광고 홍보를 웹 페이지와 앱, 유튜브 채널로만 한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광고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알려지지 못하면 외면 받는다.

김성우 대표는 여성 용품 콘텐츠를 확보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인 후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금을 만들려 캠퍼스타운 등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의 문을 열심히 두드리는 한편, 그린 경제 기업과의 CV(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 모델)도 시도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우·이지민 공동 대표는 창업 초기라 여러 모로 부족하다면서도, 왜곡된 여성 용품 시장을 고친다는 목표는 우직하게 밀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중립 관점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세잎이 원동력이다.

메에컴퍼니 여성 용품 정보 플랫폼 세잎 웹 서비스. 출처 = 메에컴퍼니
메에컴퍼니 여성 용품 정보 플랫폼 세잎 웹 서비스. 출처 = 메에컴퍼니

제조사나 소비자, 어느 한 쪽의 관점에 서지 않고 오로지 객관적인 정보만 제공한다. 현명한 소비자들이 곧 메에컴퍼니의 철학을 이해하고, 이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며 힘을 싣는다. 여성 용품 제조사는 한 데 모인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 잘못된 관행을 고친다. 이미 화장품과 식품, 유아 용품 시장에서 일어난 변화다. 이 변화를 여성 용품 시장에서 일으키는 것이 메에컴퍼니의 목표다.

김성우·이지민 대표는 2022년을 메에컴퍼니의 도약기로 표현했다. 중립의 관점에서 공신력 있는 여성 용품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 남녀노소 모든 소비자들이 여성 용품을 살 때 가장 먼저 접속하는 플랫폼으로 세잎을 알리고 또 키우는 것이 목표다.

김성우·이지민 대표는 “남녀노소 누구나 메에컴퍼니 세잎에서 정확한 여성 용품 정보를 얻고, 합리적 소비를 하도록 돕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