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모델, 클라우드 게임에 팔 걷은 MS, 게임업계 ‘넷플릭스’ 되나
[IT동아 김영우 기자] 구독경제가 대세다. 소비자 입장에선 매월 일정액의 요금만 내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할 수 있으며, 기업 입장에선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것은 없다.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는 이에 힘입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큰 손이 되었으며, 면도기 구독 서비스의 효시인 달러 셰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은 면도기 시장의 최강자인 질레트의 입지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게임 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가 게임 시장의 넷플릭스가 될 잠재력을 품었다고 진단한다. 그 중심에는 ‘엑스박스 게임패스(Xbox Game Pass)’ 서비스가 있다. 엑스박스는 본래 2001년에 처음 등장한 MS의 콘솔 게임기 브랜드였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는 MS의 게임 관련 서비스 전반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2017년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매월 내는 요금에 따라 PC용 다운로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PC 게임 패스(월 7,900원)’, 엑스박스 콘솔용 다운로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콘솔 게임 패스(월 7,900원)’, 그리고 콘솔과 PC용 다운로드 게임은 물론, 콘솔, PC, 모바일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한 없이 즐길 수 있는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베타) 기능을 포함하는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월 11,900원)’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게임 패스 이용기간 중에는 서비스에 등록된 다양한 게임을 제한없이 다운로드해서 즐길 수 있으며, 새로운 게임 역시 정기적으로 목록에 추가된다. 특히 얼티밋 서비스 구독자가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눈길을 꾼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용자의 기기가 아닌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이 실행되며, 이용자는 PC나 노트북의 웹 브라우져는 물론, 콘솔,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게임 영상과 음성을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사용자 기기의 종류 및 사양과 관계없이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엑스박스 컨트롤러나 그 외의 블루투스 컨트롤러만 연결해 간편하게 고사양 콘솔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엑스박스 게임패스가 지원하는 다양한 게임 목록을 일일이 다운로드하고 설치할 필요 없이 바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네트워크 성능이 열악한 환경에선 화면의 끊김이나 반응속도 저하가 우려되는 것이 클라우드 게이밍의 단점이다. MS와 관련 업계에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게이머들의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참고로 이런 구독형 모델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요금, 손쉬운 접근성과 더불어 제품 및 서비스의 충실함도 중요하다. MS는 이를 위해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 및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EA와 손잡고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과 PC 게임패스 이용자에게 EA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EA 플레이(EA Play)’ 이용권을 제공, 기존 게임과 더불어 EA의 게임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난 1월, MS는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콜 오브 듀티’등으로 유명한 대형 게임 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약 678억 달러(약 82조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인수할 것이라는 ‘빅딜’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MS가 제공하는 게임 생태계는 한층 풍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장 조사업체 뉴주(Newzoo)가 지난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게임 시장 매출 규모는 약 1,803억 달러(약 213조 6,915억 원)에 달하며, 2024년까지 2190억달러(약 264조77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점에 주목했으며, 5G 지원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구독형 게임 서비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플랫폼을 넘나드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MS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MS의 이러한 과감한 도전이 성과를 거둔다면 게임 시장에서 ‘엑스박스’ 브랜드는 온라인 비디오 시장의 ‘넷플릭스’와 같은 위상을 가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