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 인사이트저널] 위드코로나 시대, 실패 확률 줄어주는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편집자주] 본 연재는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BIT, Business Innovation Track)'에서 활동하는 재학생들이 [2022년 '위드코로나' 시대, 급부상할 '이것']를 주제로 각자 면밀히 조사, 취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미래를 이끌 대학생의 시선으로 예상, 분석한 기업/산업 트렌드와 성장 전략 등을 제시합니다. 본문의 흐름과 내용은 IT동아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집에서 클릭 한 번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다만 가끔은 주문 상품이 기대와 달라서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상품을 직접 보고 체험하지 못하고, 사진을 통해 어림짐작하여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옷이나 렌즈/안경, 화장품 같은 패션 상품의 경우, 모델과 체형, 눈동자 색, 피부색 등이 다르기에 자신에게 잘 어울릴지 판단하기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상 피팅 및 스타일링 서비스를 통해 이러한 불편을 터치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란?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가 가상으로 옷, 렌즈, 안경, 화장품 등을 착용/사용해볼 수 있는 서비스다. 즉 스마트폰 또는 관련 전용 기기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착용한 자신의 모습을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립스틱 색이 자신에게 맞는지, 안경이나 선글래스가 자신의 얼굴형에 잘 어울리는지 등을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여러 종류의 다른 모델 상품을 비교하고 착용해볼 수도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속화되는 디지털 전환의 흐름 속에서, 온라인 쇼핑에 편의를 더하는 이러한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는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안경/선글래스 가상 피팅 서비스 '라운즈' (출처=이스트소프트)
안경/선글래스 가상 피팅 서비스 '라운즈' (출처=이스트소프트)

온라인 쇼핑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2021년 온라인 쇼핑 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온라인 쇼핑 이용금액은 총 15조 7,690억 원으로 전년도 동월 대비 16.8% 증가했으며, 모바일을 활용한 쇼핑은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72.7%를 차지하여 전년도 동월 대비 22.8% 증가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개인위생 관리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제고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직접 제품을 테스트해보기 어렵게 됐다. 화장품 매장인 올리브영의 경우, 손등이나 얼굴에 직접 테스트할 있었던 이전과 달리, 매장 내 테스트 종이에만 사용해볼 수 있다. 백화점 매장 등 일부에서는 아예 테스트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려 일부 매장은 가상 피팅/스타일링 기기를 배치해 간접적인 제품 테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전환되더라도 소비자들의 위생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으리라 예상된다. 만 19~69세 1,083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리서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요구 해제'에 대해 80.3%가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위드 코로나로 접어들며 오프라인 활동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제품 사용에 대해서는 이전만큼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 수요는 증가할 것이다.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등장 근거가 단순히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체험 단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패션업계는 온라인 쇼핑의 증가와 디지털 전환 트렌드에 발맞춰 여러 온오프라인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를 출시해왔다.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은 2018년 AR 뷰티 앱인 '모디페이스'를 인수하며, 사람 얼굴의 특징과 색상을 분석해 가상으로 메이크업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에스티로더 역시 AR 플랫폼인 '버추얼 트라이 온(Virtual Try On, VTO)'을 개발해 여러 상품의 특성을 구매 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로레알의 AR 뷰티 앱 '모디페이스' (출처=로레알 홈페이지)
로레알의 AR 뷰티 앱 '모디페이스' (출처=로레알 홈페이지)

안경 업계도 가상 피팅 서비스 구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스트소프트의 '딥아이'는 아이웨어 가상피팅 쇼핑앱인 '라운즈(ROUNZ)'를 출시해, 코로나19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눈사람이노베이션의 AI 기반 아이웨어 가상피팅 '글라스매치'와 인터라인의 안경 가상 피팅 쇼핑몰 '피팅몬스터' 역시 AR 기반의 가상피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판매량을 확보하고 있다.

콘택트렌즈도 가상 피팅 서비스로 출시됐다. 한국존슨앤드존슨 비전의 콘택트렌즈 브랜드 '아큐브'의 경우 '마이아큐브' 앱 내에서 '마이뷰티미러' 서비스를 통해 원데이 아큐브 디파인의 모든 컬러를 가상으로 피팅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는 뷰티, 렌즈, 안경을 중심으로 앞으로는 좀더 많은 분야에 적용될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소매업 내 AR 시장 규모는 약 1조 2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메타버스 트렌드의 흐름을 타고 AR/VR 기술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VR/AR 시장 자체도 2021년부터 급성장해 2025년에는 약 333조 원 수준으로 성장하리라 예측했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지금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옷, 안경 입어볼 수 있는데?', '온라인으로 주문해도 입어보고 반품하면 되잖아?'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장 피팅이 가능하다면, 온라인의 편리함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제외하곤, 현장에서 현실감 있는 실물 피팅을 진행할 것이다.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 성공의 중요한 포인트가 '현실성'인 이유이기도 하다.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에도, 반품비가 따로 들기는 하지만 그를 감안하고라도 실제로 착용/테스트해 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안경이나 의류가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사용해보고 반품할 수 없는 것, 즉 화장품/메이크업 상품이나 렌즈 등을 취급하는 뷰티 업계는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더구나 사용해보고 살 수도, 버릴 수도, 반품할 수도 없는, 한 번 구매하면 일정 기간 동안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상품도 있다. 바로 헤어 스타일링이다.

요즘 유행하는 헤어스타일… 나한테도 어울릴까?

'아, 아이유 머리를 보여줬는데 내가 하니까 전혀 안 어울려...!!’ 연예인 사진을 들고 가서 머리를 하고, 생각과는 달라 속상했던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는 얼굴 때문이라며 놀리곤 한다. 정말 얼굴 때문일까?

자신에게 어울리는 헤어 스타일인지 미리 확인할 수만 있었다면, 머리가 다시 자랄 때까지 기분이 상해 있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헤어핏(hairfit)'은 이런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가상 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헤어핏은 버츄어라이브에서 제공하는 헤어스타일 관련 인터넷 미디어로, 헤어스타일에 관한 모든 정보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헤어핏은 본질적으로는 카카오헤어샵과 유사하게, 헤어 시술을 원하는 고객과 디자이너를 연결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이다. 여기에 AI 기반 AR 기술을 더해, 가상 스타일링이라는 요소로 차별점을 만들어냈다. 헤어핏 앱을 살펴보면, 다양한 헤어 스타일을 가상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가상체험'을 제공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머리 길이, 컷, 펌 종류 등에 따른 다양한 스타일을 자신의 얼굴에 적용해볼 수 있고, 각 스타일마다 염색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시술 이후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 이 덕분에 더 이상 머리카락을 접어가며, '앞머리 내릴까? 어때?', '단발 별로야? 어때?'와 같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헤어 스타일링 가상 체험 서비스의 핵심은 가상의 모습과 실제의 모습의 유사성이다. 현실을 가상으로 얼마나 잘 담아내는가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가상 체험에 적용한 스타일을 디자이너가 그대로 실제 모습으로 구현할 수 있는가 또한 중요한 요인이다. 동일 상품을 찍어내듯 생산하는 의류나 렌즈, 안경 등과는 다르게, 헤어 스타일링은 디자이너가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오로지 기술력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상으로 애써 스타일링을 적용하며 결정했어도, 디자이너가 이를 정확하게 스타일링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가상의 헤어 스타일을 체험하는 '헤어핏'
가상의 헤어 스타일을 체험하는 '헤어핏'

헤어핏은 해당 헤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추천하고 바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디자이너와의 소통 과정에서도 활용되어 시술 결과에 대한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

가상 스타일링의 정확성은 데이터를 통해 확보된다. 헤어핏은 디자이너의 헤어스타일 시술 결과를 등록, 데이터화함으로써, 독자적인 가상체험 스타일북을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데이터가 부족해 그 정확성에 한계가 존재한다. AR 기술도 현재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어, 가상체험을 현실과 똑같이 구현하기까지는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그렇지만 헤어핏은 가상 헤어 스타일링 서비스의 선두주자로,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 시장의 성장과 함께 고객을 점차 확보할 것이다. 이는 데이터 확보로 이어져 정확도가 향상되고, 이후에는 괄목할 만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리라 기대된다. 기존 안경 업계도 빠르게 기술이 성장하며 유사 서비스가 안착했던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성장에 더욱 관심이 가는 분야다.

결국,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는 디지털 전환 트렌드와 온라인 소비 증가를 등에 업고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특히, 해당 서비스의 등장은 단순히 코로나 19로 인한 오프라인 체험 단절 때문이 아니라, 이전부터 존재했던 소비자들의 근본적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2022년 이후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며 가상 피팅/스타일링 서비스가 축소되기 보다는, 이전부터 가려웠던 부분을 긁어줌과 동시에 가상의 디지털 체험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매료시킬 중요한 서비스로 자리 잡이라 예상한다.

글 /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29기 윤가원 (@yonsei.ac.kr)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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