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오션'에서 창업의 길을 찾다, 캠퍼스타운 사업의 방향은?
[IT동아 남시현 기자] 서울특별시는 2017년부터 서울시·대학·자치구와 함께 예비창업자를 돕는 ‘서울캠퍼스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캠퍼스타운 사업은 창업자를 대상으로 창업 공간 제공은 물론 전문가 멘토링과 투자유치 특강 등 창업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편,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실현하고 있다. 캠퍼스타운 사업은 2021년 기준 54개 대학에서 34개의 캠퍼스타운이 설립돼있으며, 올해로 총 1천 99개의 창업 기업을 육성해 청년 창업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역시 서울시와 함께 ‘성균관대 캠퍼스타운(단장 김경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역사·예술·문화 X 기술 혁신 = 창업으로 사람이 모이는 서울’을 목표로 청년 창업에 힘을 싣고 있다. 성균관대 캠퍼스타운을 통해 선발된 기업은 성균관대의 인프라와 지역 상생 네트워크를 통해 다각적인 방향으로 지원받으며, 킹고 Pre-startup과 킹고컬쳐스타트업, 킹고테크스타트업, 킹고창업패키지,입주선발경진대회 등 전문적인 창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성균관대 캠퍼스타운을 통해 성장한 입주기업 12개의 사례를 통해, 청년 창업의 사례와 방향성에 대해 직접 조명해 본다.
여심서울, 베트남 성공 진출 전략의 모든 것
여심서울(대표 김동희)은 국내 기업과 베트남 소비자를 연결해 쉽게 한국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이다. 베트남을 창구로 선택한 이유는 베트남 소비층의 60%가 한류의 영향을 받는 젊은이들이라는 점, 그리고 오프라인 시장 규모가 온라인보다 약 10배는 더 크다는 특징 때문이다. 2017년 창업 초기에는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겠다는 취지에서 ‘여심(女心)’이라고 이름을 지었으며, 2019년부터 베트남 케이블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국내 기업과 베트남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류 덕분에 한국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지만, 현지 소비자가 한국 제품을 구매하기는 복잡하다. 예를 들어 베트남 각지에 34개 매장을 가진 ‘무무소’는 한복을 입고 한국 제품을 팔지만 99%가 중국 브랜드의 중국산 제품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사람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한국 제품 유통 체인을 만들고자 한 게 여심서울의 시작”이라고 답했다.
여심서울은 현지에 800평 규모의 오프라인 쇼핑몰을 두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서도 제품을 판매한다. 베트남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보기를 원하며, 또 주변 사람에게 정보를 얻고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제품 유통 방식은 한국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품평회를 열어 상품을 모집하고, 그다음 베트남에서 심사 후 유통한다. 수출 상품에 대한 취급은 여심서울이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전문무역상사로 인증받아 직접 진행한다. 취급 상품도 화장품, 식품, 건강식품, 패션, 신발 등 600종의 제품과 2천여 개의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여심서울은 현재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인정받았으며, 중소벤처진흥공단 수출바우처기관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목표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모두 확장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내년까지 10개, 5년 안에 100개를 여는 게 목표며, 온라인 플랫폼은 최소 10만 명의 베트남 이용자와 5년 안에 500만 명 유저 확보가 목표라고 한다. 또한 베트남을 넘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대만 등 동남아 시장으로 확대해달라는 요청도 차근차근 풀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동글, ‘디 부티크’를 통해 동대문 의류를 글로벌 브랜드로
동글(donggle)(대표 최영하)은 ‘동대문 글로벌’의 줄임말로, 동대문 도매 시장 전용 상품 판매 플랫폼 ‘디 부티크’를 운영하는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이다. 동글이 주력하고 있는 시장은 동대문에서 유통되는 도매 브랜드 의류, 소위 ‘도매택’이라고 하는 제품의 유통 경로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이다. 최 대표는 “과거 동대문에서 6~7년가량 도매 장사를 해본 경험이 있는데, 이때만 해도 오프라인 간의 거래만 주력이었다. 당시만 해도 동대문 상인들은 디자인 도용이나 정보 노출을 이유로 온라인 거래를 꺼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도매 상인들이 직접 나서 인터넷에 사진을 올리고, 콘텐츠까지 제작하는 게 기본이다”라며 입을 열었다.
최 대표는 “하지만 도매 상인들이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는 어렵다. 도매 상인이 나서면 좋은 품질의 의류를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지만, 소매 시장의 반발이 크다. 또 소비자들 역시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이 있어 저렴한 동대문 의류를 피하는 경향이 있는 점도 장벽이다”라면서, ‘디 부티크’ 플랫폼을 소개했다. 디 부티크는 도매를 ‘브랜드’화 하여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도매 시장의 온라인화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도매 판매처가 어려운 SNS 마케팅이나 가격, 판매 일자 등을 디 부티크가 직접 해결하며 소비자와의 연결고리를 만든다.
성균관대와의 인연은 캠퍼스타운에서 진행한 창업경진대회를 통해서다. 초창기만 하더라도 홀로서기에 나선 동글이었지만, 작년에 캠퍼스타운에 선정되면서 성균관대로부터 스타트업 멘토링과 교육, 대표 네트워킹 등을 전수받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디 부티크가 향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도매택은 소비자의 만족감이 만든 카테고리다. 그만큼 품질은 좋고 가격은 저렴해 경쟁력이 있는 제품들이 많다. 디 부티크는 편집숍으로 시작해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앞으로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앞세운 의류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다. 도매택을 다루고 있는 사업자라면 언제든지 디 부티크의 문을 두드려주길 바란다”라는 뜻을 밝혔다.
모두에게 투명한 인테리어 업계, 인테리어 젠틀맨
인테리어 젠틀맨(대표 이대하)은 2019년 1월 창업한 사무공간 인테리어 플랫폼으로, 자영업자가 믿고 쓸 수 있는 인테리어 업체를 중개하고 있다. 창업 동기에 대해 이 대표는 “우리나라 인테리어 업계는 불투명한 편이다. 소비자가 포트폴리오를 보고 검증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고, 저렴한 곳만 찾는다는 점도 원인이다. 그래서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테리어 업계 30곳과 손을 잡고 사업을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시장성에 맞게 자영업자 가용 예산에서 시공 가능한 검증된 업체를 소개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현재 전국 80여 개 인테리어 업체와 함께 일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 검증된 프로그램을 통과한 인테리어 업체를 소개하는 방식은 자영업자들에게 먹혀들었다. 예산에 맞춰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점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데다가, 목공이나 바닥 시공, 천장 등 공정별로 가장 잘 하는, 잘 맞는 기업을 연결해 줘 품질 만족도를 높였다. 덕분에 지난 1년 반 동안 약 400건의 인테리어와 5천여 명의 누적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성균관대 캠퍼스타운의 도움도 있었다. 이 대표는 “캠퍼스타운에 합류한 것은 2020년 5월인데, 이 시점이 목표 시장을 선회하는 과정이었다. 당시 자금이 부족한 편이었던 터라 많은 도움을 받았고, 컨설팅이나 멘토링, 교육 등 많은 부분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인테리어 젠틀맨은 매번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는 공사 규모가 커지면서 목공용 자재를 도매로 가져와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고, 동종 업계의 창업자를 위해 소모품을 공동으로 제공하는 등의 시스템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상권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성공적인 창업 전략과 메뉴, 인테리어 등을 제시해 창업자의 성공을 돕는 계획도 고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상업 공간에서 인테리어 는 매출을 일으키는 핵심 요소다. 인테리어 젠틀맨은 지금까지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업종별 정형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플랫폼 최초로 상업 공간 인테리어에 대한 가견적을 책정하는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다. 조만간 여섯 개 업종에 대해 가견적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인테리어 업계를 투명하게 만들고, 사장님들이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대화를 마쳤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