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것이 터졌을 뿐. m-VolP 논란, 어디로 흘러가나

지난 2012년 6월 7일, LG유플러스의 ‘070 Player’ 출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작은 소동이 일었다. 모든 발표가 끝난 자리에서 LG유플러스 이상민 상무의 “LG유플러스는 금일부터 보이스톡 및 m-VoIP(모바일 인터넷전화)를 제한하지 않겠다”라고 말했기 때문. 이 결정은 SKT, KT 등 다른 이동통신사 업계와 협의가 된 것이 아닌 LG유플러스의 단독 결단이었다.

이것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사용자는 ‘공짜로 휴대통화를 할 수 있어 좋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통사는 자사의 주 수익원을 땅바닥에 내팽개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는 일이다. SKT, KT, LG유플러스 이통 3사의 주요 매출은 사용자의 휴대전화이용 요금에 근간한다. 만약 사용자가 더 이상 일반 휴대전화통화가 아닌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이나 다음 마이피플, 네이버 라인, 바이버 등의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이용한다면, 매출 감소는 눈에 보듯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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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이 상무는 “모든 것이 IP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방식의 LTE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실 기존 3G의 음성통화 방식은 이제 사라져갈 것이 분명하다. 우리 LG유플러스가 LTE에서 음성통화를 지원하는 VoLTE(Voice over LTE)의 통화품질은 다른 일반 모바일 인터넷전화와 수준이 다르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이번 m-VoIP 제한 해제에 대해서 자신감을 표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쉬쉬하며 지금까지 아무도 뚜껑을 열어보지 못했기 때문. 이번 LG유플러스의 선택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카카오톡 ‘보이스톡’ 논란, 어디까지 가는가

국내 m-VoIP 논란의 시작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국내에 도입된 것이 2009년 말. 그 때까지만 해도 m-VoIP, 망중립성에 대해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2010년 8월 26일, SKT가 스마트폰 55,000원(현재 5,4000원) 이상 요금제부터 전격 3G 무제한데이터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조건으로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를 실시했고, 이 여파는 이통사 모두에게 악수로 작용하고 말았다. 상상 이상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무선 데이터 트래픽이 감당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가 된 것.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데이터 익스플로전(Explosion, 폭발)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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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0년 3월 18일, 카카오톡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후 카카오톡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현재 4,600만 명에 이르렀다. 카카오톡 서비스가 시작하면서 이통사의 문자 메시지 사용량은 급감했다. 이는 관련 매출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때 이통사가 ‘카카오톡으로 인해 발생하는 데이터 트래픽이 상당해 이통사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라며, 이에 대한 망 대가를 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결국 상당수에 달하는 이용자의 성토에 유료화가 현실이 되지 않았지만, 눈엣가시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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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카카오톡인가?’라는 물음표에 대한 결론은 간단하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중 가장 많은 국내 사용자가 이용하는 것이 카카오톡이기 때문이다. 현재 가입자 수만 4,600만 명이다. 카카오톡을 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산다라는 젊은 층도 상당수다. 그만큼 카카오톡의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 이 상무의 말을 빌리면 “다음 피플과 카카오톡을 비교하곤 하는데, 카카오톡의 규모가 워낙에 크지 않은가”라고 답했다. 실제로도 다른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카카오톡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카카오톡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만 계속했다면 이러한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6월 4일 카카오톡이 선보인 ‘보이스톡’ 베타 서비스 시작이 다시 한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제 더 이상 텍스트를 타이핑해 문자처럼 주고받지 않아도 된다. 일반 음성통화를 거는 것처럼 m-VoIP 통화를 할 수 있다.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

카카오톡? m-VoIP? 결국은 망중립성 문제

LG유플러스의 보이스톡, m-VoIP 허용으로 인해 다시 한번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사건은 결국 망중립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톡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어느 누구도 쉽게 결론 내릴 수 없는 망중립성 논란은 LTE 시대를 앞두고 있는 지금 뜨거운 감자다. 사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망중립성 논란은 요 근래 몇 년간 계속되어 온 화두다. 미국, 네덜란드, 칠레, 싱가포르,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일본 등 전세계 각국에서 나름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망중립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방통위가 내세운 것은 ‘시장의 원리에 맡긴다’이다.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이통사와 ‘망중립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카카오톡과 같은 콘텐츠 사업자가 원만하게 협의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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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답은 없다. 몇몇 해외의 사례가 계속해서 소개되고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도 이 논란에 대한 정답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저 자국의 사정에 맞춰 계속 수정하고 바꿔 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시장 원리에 맡긴다’라는 잠정적인 결정이 언제 어떻게 뒤바뀔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누가 옳고, 그르다’라고 할 수 없다. 지금 이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번 LG유플러스의 보이스톡, m-VoIP 전면 허용이 좋은 데이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LG유플러스 이 상무는 “솔직히 내부에서도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허용함으로써 일종의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종의 데이터 자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 사실 무제한데이터 서비스 시행 이후 많은 문제점이 도출되었지만, 이 역시 하나의 자료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여러 데이터를 취합해 가장 완성된 형태의 서비스를 고민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약 1년 전, 본 기자가 했던 말을 이어서 하는 수밖에 없겠다. 부디 ‘한국형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길 사용자의 한 사람으로서 여전히 바란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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