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노트북 좀 추천해 주세요

이문규 munch@itdonga.com

"일단 작았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외근이 잦을 거 같아서요. 그리고 워드, 액셀, 파워포인트 문서 작성을 주로 할 거고, 가끔 포토샵도 사용할 겁니다. 게임 같은 건 잘 안하고요. 사실 신입사원이 게임 할 겨를이나 있겠어요? 물론 믿을 수 있는 제품, 잘 만들어진 제품이어야겠죠. 가격까지 저렴하다면 당장이라도 구입하고 싶어요..."

올 3월 입사를 앞둔 사회 초년생 J씨는 입사와 함께 노트북을 사용하려 한다. 대학 졸업반 시절 아르바이트로 모은 쌈짓돈 전부를 투자해야 하기에, 무조건 싼 제품보다는 제대로 된 노트북을 선택하고 싶다. 그런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노트북은 대부분 마냥 좋아만 보인다. '게임용 노트북', '엔터테인먼트 노트북', '데스크탑형 노트북' 등 용도와 사양에 따라 제품군이 형성되어 있지만, 정작 '비즈니스용' 또는 '업무용' 노트북군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사실 '업무용'이라 정확히 규정된 노트북은 없다(그럴 수도 없다). 게임용이나 엔터테인먼트 노트북 등으로도 업무를 못할 게 없기 때문이다. 그저 기본적인 문서 작업 처리 성능만 갖추면 되며, 12인치 이내의 크기에 무게는 1kg 대를 유지하면 대부분의 업무용으로 큰 문제는 없다.

그럼에도 굳이 비즈니스용/업무용 노트북으로 규정하여 적당한 제품을 찾고 있는 이가 있다면 아래 제품들을 눈 여겨 보도록 한다.

12인치 크기 + 1.5kg 무게 + 일반 노트북 성능 + 90만원 대

이 크기와 무게에 가격을 고려하면 넷북만한 게 없지만, 넷북은 업무용이 아니라 그저 인터넷 서핑용 기기일 뿐이다(컴퓨터라기 보다 10인치 인터넷 기기라 보는 게 속 편하다). 이에 넷북과 일반 노트북과의 중간 정도인 '울트라씬'이라는 노트북군도 있지만, 아무래도 전반적인 처리 성능이 썩 만족스런 수준이라 할 순 없다.

업무용 노트북 좀 추천해 주세요 (5)
업무용 노트북 좀 추천해 주세요 (5)

따라서 여기는 넷북군과 울트라씬군을 제외한 일반 성능의 노트북 중 업무용에 적합한 제품 만을 엄선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알겠지만, 12인치 크기면서 울트라씬 이상 성능, 여기에 90만원 대 가격을 유지하는 제품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몇 종류 없다. 크기, 무게, 성능, 가격이라는 4중 그물을 뚫고 살아남은 3개 노트북은 다음과 같다(제품 소개는 가나다순). 참고로 각 노트북 가격은 2011년 2월 15일 현재 다나와(www.danawa.co.kr) 최저가 기준이다.

업무용 노트북 좀 추천해 주세요 (1)
업무용 노트북 좀 추천해 주세요 (1)

삼성전자 센스 NT-Q230-PS66

현재 삼성 센스 노트북 중 인기 상품 중 하나이며, 인텔 코어 i5 480M (2.67GHz) 프로세서와 DDR3 3GB 메모리, 500GB 하드디스크를 내장했다. 다만 엔비디아 지포스 310M 그래픽 칩셋을 장착했다는 것이 본 제품의 가장 큰 특징. 업무용 프로그램이야 그래픽 성능이 그다지 필요치 않지만 90만원 대 12인치 노트북, 그것도 삼성 센스에 외장 그래픽 칩셋이 내장됐다는 건 분명 인정할 만하다.

업무용 노트북 좀 추천해 주세요 (2)
업무용 노트북 좀 추천해 주세요 (2)

또한 DVD-콤보 드라이브까지 내장하고 있어 업무용을 넘어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용도에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 무게는 1.8kg 정도라 전원어댑터 등을 포함하면 2kg에 달해 장시간 이동에 적지 않은 부담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유선 랜이 기가비트(1Gbps, 1000Mbps)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다소 아쉽다(무선 랜은 최신 규격인 802.11n을 지원한다). 그래도 역시 센스 노트북치고는 가격대비 성능/옵션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용서가 된다.

운영체제인 MS 윈도우 7 홈 프리미엄이 설치되어 있고, 현재 다나와 사이트 최저가는 966,000원이다.

레노버 씽크패드 X201i 3249-NR2

'비즈니스 노트북'하면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제품이 바로 '씽크패드(ThinkPad)'다. 비록 제조사가 IBM에서 레노버로 바뀌면서 예전과 같은 명성은 많이 퇴색됐지만, 비즈니스 노트북 제조 기술은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인텔 코어 i3 380M (2.53GHz) 프로세서에 DDR3 2GB 메모리, 500GB 하드디스크를 기본 내장하고 있으며, 인텔 내장 그래픽을 채택했다. 위의 센스 NT-Q230에 비해서는 다소 약한 사양이지만, 씽크패드의 강점은 사양보다는 다른 부분에 있다.

업무용 노트북 좀 추천해 주세요 (3)
업무용 노트북 좀 추천해 주세요 (3)

마우스 없이도 웬만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특유의 트랙포인트와 장시간 문서 작업에 유리한 부드러운 키감, 누수방지 키보드 설계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LCD가 180도 평평하게 젖혀지지만 힌지(LCD 부분과 본체가 연결되는 이음새) 부분이 헐거워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비행기나 열차 등 주변이 컴컴한 장소에서도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작은 라이트도 제공하는 등 비즈니스 용도에 적합한 기능과 옵션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다만 투박한 디자인 때문에 여성 사용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으며, LCD 디스플레이의 선명도가 타 제품에 비해 낮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X201i에는 ODD가 없어 배터리를 포함한 무게는 1.5kg 정도이며, 윈도우 7 홈 프리미엄 64비트 에디션이 기본 설치되어 있다. 가격은 999,000원이다.

HP 프로북 5220m XU373PA

HP의 업무용 노트북인 '프로북' 시리즈도 씽크패드와 함께 대표적인 비즈니스 노트북으로 손꼽힌다. 특히 5220m XU373PA는 비즈니스 수트에 어울릴 모던한 디자인과 견고한 제조 품질이 가장 큰 특징이다. 코어 i5 460M (2.53GHz) 프로세서에 DDR3 메모리 4GB와 인텔 내장 그래픽을 장착하고 있다. 하드디스크도 500GB 등으로 주요 사양은 앞서 본 센스 NT-Q230과 거의 유사하다.

업무용 노트북 좀 추천해 주세요 (4)
업무용 노트북 좀 추천해 주세요 (4)

단 5220m은 윈도우 7 프로페셔널 에디션(32/64비트 제공)을 제공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일반적인 업무에서야 프로페셔널이나 홈 프리미엄이나 별 차이 없겠지만, 전문직, 특히 전산직 종사자라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프로페셔널이 홈보다 비싸기도 하다).

또한 개인 정보 보안을 위한 번들 소프트웨어도 제법 유용하다. 파일이나 폴더 등을 영구히 삭제하거나하드디스크를 암호화하는 ‘프로텍트툴즈(ProtectTools)’, 윈도우 로그인 비밀번호 분실 시 3가지 질문을 조합해 로그인할 수 있게 하는 ‘스패어키’ 등이 그러하다. 무게는 배터리 포함 약 1.6kg 정도이며 가격은 996,000원이다.

신입사원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노트북

첫 출근하는 신입사원의 가방에서 어떤 노트북이 꺼내 지느냐에 따라 동기생, 선배, 상사들에게 각인되는 첫 인상은 극명하게 다를 수 있다. 막연하게 비싼 제품은 '무개념 지름질' 사용자로 비춰질 수 있고, 부팅 초장부터 버벅이는 저성능 제품은 자칫 자신의 업무 역량에도 반영될 수도 있다(설마 그러겠는가 마는). 일주일에 40시간 이상을 업무 수행에 있어 중요한 보조자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업무용 노트북은 다른 용도의 노트북을 고를 때보다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 쓸 만한 성능인가, 믿을 만한 제조사인가, 업무적 특화 기능은 무엇인가, 이동성/휴대성은 좋은가, 가격은 합리적인가를 고려할 때 위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하면 결코 후회는 없으리라 자신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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