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자동차 내비의 비밀은?

강형석 redbk@itdonga.com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IT동아 강형석 기자] 차량에 내비게이션은 이제 블랙박스와 함께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기기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물론, '뇌비(길을 다 외운)'가 뛰어나다면 굳이 내비게이션이 필요 없겠지만 대다수 운전자는 편의성을 바탕으로 기기의 힘을 빌린다. 많은 정보를 제공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

이 정보에는 많은 것이 포함된다. 단순 길 안내 외에도 가까운 주유소 정보, 과속 단속 카메라 위치, 사고와 공사 등 여러 정보를 알려준다. 이들 정보를 한데 융합해 최적의 길을 안내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뇌비로는 알기 어려운 정보들까지 제공하니 내비게이션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차량에 스마트폰처럼 무선 통신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것일까?

비밀은 DMB에?

지금이야 빠른 무선 통신을 활용해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여러 영상 콘텐츠를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었지만 과거에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 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이 이를 담당했다. DMB는 이동용 멀티미디어 방송을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이며, 지상파와 위성 방식으로 나뉜다. 대부분 기기는 지상파 방식을 활용한다. 위성 방식은 지난 2012년 8월 31일을 끝으로 종료됐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주요 정보는 이 DMB 방송 주파수를 이용한 '운송 프로토콜 전문 그룹(TPEG – Transport Protocol Expert Group)'을 쓴다. 일명 티펙이다.

DMB
DMB

티펙은 교통정보 수집업체의 정보를 활용한다. 수만 대의 택시, 버스, 물류차량 등에 장비를 설치해 정보를 수집한다. 교차로마다 설치한 위치 발신기 혹은 위성항법장치(GPS) 등을 통해 수집 차량들이 지나간 시간을 계산하고 이 자료를 토대로 도로 상황을 판단한다. 추가로 한국도로공사로부터 고속도로와 국도의 정보를 받고, 교통방송으로부터 사고와 공사 정보 등을 받아 DMB 사업자에 전달한다.

DMB 사업자들은 수집업체에게 받은 정보를 디지털로 변환, 송신소에서 내비게이션 단말기로 전송한다. 이 정보가 내비게이션 맵과 연동해 최종적으로 화면에 표시된다. 차량 내에 4G 혹은 5G 장치가 없는 것 같음에도 내비게이션이 꾸준히 정보를 갱신하고 이를 알리는 것에는 또 다른 무선 기술의 숨은 노력이 뒷받침 되어 있는 셈이다.

그럼 TPEG는 무엇을 합니까?

티펙은 혼잡교통정보(CTT – Congestion Travel Time), 안전운전정보(SDI – Safety Driving Information), 유고정보(REI 혹은 RTM), 뉴스정보(NEWS), 관심지점정보(POI – Point Of Interest), 주유소유가정보(OPI – Oil Price Information)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서비스 사업자에 다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이렇다.

혼잡교통정보는 내비게이션 지도에 혼잡도를 표시해주는 기능이다. 주로 도로 위에 3~4종의 색으로 혼잡도를 표현한다. 예로 파랑은 '원활', 녹색은 '서행', 노랑은 '지체', 빨강은 '정체'로 표현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진입 예정인 도로의 교통체증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체 구간을 피해 다른 경로로 우회할 때 매우 유용하다.

안전운전정보는 사고를 막기 위해 제공되는 정보를 뜻한다. 사고다발지역, 과속방지턱, 주행도로의 규제속도, 단속지점까지 남은 거리 등이 지도에 표시되거나 음성으로 제공된다.

유고정보는 교통사고, 행사, 재난, 도로공사 등의 정보를 말하며, 교통장애정보(RTM – Road Traffic Message)라 부르기도 한다. 도로 위에서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정체 현상이 생기는 일이 많다. 이 때 유고정보를 확인하면 해당 지점을 미리 파악하고 우회할 수 있다.

뉴스정보는 말 그대로 최신 뉴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음성 혹은 문자로 볼 수 있다. 이 외에 맛집, 관광지, 드라마촬영지, 주유소 등의 정보를 표기하는 관심지점정보가 있다. 역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며, 서비스 사업자(방송사)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렇게 통신을 쓰지 않아도 방송 내비게이션은 여러 통신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안전 및 관심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 기반 내비게이션은 주로 LTE 혹은 5G 통신을 활용한다. 최근 내비게이션도 스마트폰 통신 연계 및 자체 통신 모듈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가격도 높고 그 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초고속 이동통신을 활용한 실시간 정보는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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