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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이즈 처리 기술은 진화 중" 와타나베 나오키 소니 V&SP 매니저

강형석

와타나베 나오키 소니 비디오 & 사운드 프로덕트 디자인 일렉트리컬 매니저.

[IT동아 강형석 기자] 지난 9월 20일, 소니코리아는 3세대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WH-1000XM3)'를 공개했다. 지난 2006년 하반기 첫 공개 이후 매년 신제품을 선보인 셈이다. 대부분 헤드폰들이 신제품 출시 주기가 길었다(2~3년 이상)는 점을 감안하면 제법 파격적인 행보다. 그만큼 소니가 이 제품에 대한 기대감과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신제품은 기존 대비 많은 것이 달라졌다. 단순히 착용감만 개선된 것이 아니라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기술도 진화했다. 1세대도 뛰어난 외부 소음 차단 성능을 보여주며 시장 분위기를 이끌었고, 2세대는 이를 개선하며 호평 받았다. 3세대는 이제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까지 향상됐다. 이제 더 완벽히 헤드폰으로 흘러나오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이런 헤드폰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2년 만에 방한한 와타나베 나오키(Watanabe Naoki) 소니 비디오 & 사운드 프로덕트 디자인 일렉트리컬 매니저를 만나 3세대 1000X의 개발 비화를 들을 수 있었다. 참고로 소니는 비디오·사운드 부문을 자회사로 분사한 '비디오&사운드 제품 부문(Sony Video & Sound Products Inc.)'을 운영하고 있다.

3세대에서는 '성능 개선'에 초점을...

2년 만에 다시 만난 와타나베 나오키 매니저. 그는 소니 사운드 부문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하나다. 1994년 소니에 입사하며 실력을 쌓으며 2015년에 MDR-1ABT, 2016년에는 MDR-1000X(1세대) 등을 출시하는데 공을 세웠다. 3세대 1000X도 그를 중심으로 개발한 프로젝트다.

3세대 1000X의 핵심은 'HD 노이즈 캔슬링 프로세서 QN1'이다. 크기는 매우 작지만 소음 처리와 음원 처리 등 복합적인 데이터를 빠르게 해결한다. 와타나베 매니저도 기존 프로세서의 성능 개선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1000X를 처음 선보일 때에도 성능 자체는 모두 활용하는 상태였습니다. 그 이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새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QN1입니다. 기본 대비 4배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진화는 이것 외에도 제품 개발에 관여하는 기술자들의 노력들까지 모두 깃들어져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와타나베 나오키 소니 비디오 & 사운드 프로덕트 디자인 일렉트리컬 매니저.

진화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는 1000X 출시 이후 차기 제품 개발을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아무리 시제품을 만들어도 원하는 성능을 구현하지 못해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괴로웠던 적이 많았다고. 하지만 끊임 없는 노력 끝에 QN1 프로세서를 탄생시킬 수 있게 됐다고.

"1000X 개발 이후 2년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두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다 보니까 시간에 쫓길 수 밖에 없었어요. 프로세서(QN1)의 성능이 나올 때까지 늘 가슴 졸였습니다. 어려웠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능이 나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개발은 5월 무렵에 마무리 됐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서 회식을 한 것이 기억나네요. (웃음)"

소음이 없는 상태에서의 공포. 그는 2년 전, 1000X를 개발하던 비화를 언급하며 소음 제거 기술이 너무 뛰어나 '공포감'을 느낄 정도라고 한 바 있다. 과연 신제품에서도 그것을 느꼈을까? 재미있게도 그는 그 공포감은 1000X 때 어느 정도 극복했다고. 그렇기 때문에 주변 소음을 들을 수 있는 기존 기능은 그대로 둔 채 소음 제거 기술 향상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디지털 노이즈 처리 기술의 잠재력에 늘 주목해 왔다고 한다. 2년 전에도 그랬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고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지만 현재는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중이라고. "혁신을 이루려면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말에서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나아가려는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음질'과 '내구성'에도 많은 노력 기울였다

기존에도 음질 개선을 위한 노력은 있었다. MP3 같은 손실 압축된 음원을 풍부하게(업샘플링) 만드는 DSEE HX는 기본이고 블루투스에서도 고해상 음원 전송이 가능한 LDAC도 탑재됐다. 스마트폰 무선 호환성을 염두에 두었는지 apt-X HD를 2세대에 이어 이번에도 채택됐다. 퀄컴의 무선 고해상 음원 전송 기술로 LDAC(24비트/96kHz)과 달리 24비트/48kHz 대역에 대응한다.

이 외에도 3세대 1000X는 낮은 왜곡과 신호대비 잡음비(SNR)를 구현하기 위해 QN1 프로세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리 관련 데이터를 처리하는 폭을 32비트까지 확장한 것. 현재 고해상 오디오(HRA) 대부분이 24비트(96kHz 이상)인 경우가 많은데, QN1 자체로 보면 대부분 음원들을 자연스레 처리할 수 있게 되는 셈. 여기에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DAC)와 증폭기(AMP)까지 품었다.

하지만 문제는 내구성. 장시간 사용하다 보면 신체(귀, 머리)와 맞닿는 부분이 노후화되며 자연스레 본연의 성능 대비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사용자 환경에 따라 이 노후화 속도는 차이를 보이게 된다. 누구는 빨리, 누구는 그 시기가 다소 늦춰질 것이다.

와타나베 나오키 소니 비디오 & 사운드 프로덕트 디자인 일렉트리컬 매니저.

기자도 1000X를 사용한지 2년이 흐르면서 구매 당시 성능을 확연히 느끼기 어렵다. 귀 주위에 닿는 이어패드 가죽이 노후화된 것이 이유다. 와타나베 매니저도 그 부분은 인정했다. 그는 "2년 정도 사용하다 보면 이어패드 느낌이 설계 당시 목적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그런 점을 의식해 이어밴드와 헤어밴드의 재질에 변화를 주었다. 기존 대비 탄력 있고 내구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한 것.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오랜 시간 흘러도 본연의 성능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만약 이번에도 기존과 마찬가지라면 차기 제품에서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모든 것이 갖춰졌을 때 고해상 음원을 감상하면 어떤 조합이 가장 좋을까? 무선 기술이 좋아졌음에도 와타나베 매니저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유선과 전원(노이즈 캔슬링)을 켜는 것이 HRA에 가깝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음질 개선이 다방면으로 이뤄져 어떤 조합으로도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부적으로 고해상 음원(HRA)이라 인정되는 것은 유선과 노이즈 캔슬링 조합이라고 한다. LDAC을 사용해도 좋은 음질 경험이 가능하단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제품 내놓겠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솔직한 이야기로 상사가 강제로 시켜서 개발을 시작했어요. (웃음) 저는 각 단계에서 진화 포인트를 갖는 제품 설계를 많이 맡았던 것 같습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위에서는 제 기획과 이를 실행하기 위해 많은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그 노력을 시장이 알아주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와타나베 나오키 소니 비디오 & 사운드 프로덕트 디자인 일렉트리컬 매니저.

그는 비록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제품들을 개발했지만 성공의 핵심에는 프로젝트를 계속 이끌어 준 업무 환경과 주위 기술자들, 그리고 그 노력을 알아 준 소비자들의 선택이 있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1000X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더 좋은 기술과 기능으로 소비자들과 만나고 싶다는 와타나베 매니저. 그에게서 사운드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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