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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방진/방수로 더 특별해졌다, 레이저 블랙위도우 얼티메이트v2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부모님은 항상 컴퓨터 앞에 앉아서 뭘 먹지 말라고 말씀하시지만, 게임을 하면서 먹는 주전부리는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다. 최근 남성모델 한현민은 한 방송에서 스케줄을 마치고 PC방에서 게임을 하며 먹는 라면이 자신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를 먹을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기름기 있는 과자 부스러기가 자판 사이로 들어가면 쉽게 빼낼 수도 없으며, 심하면 곰팡이도 생긴다. 만에 하나 설탕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흘리기라도 한다면 키캡과 스위치가 끈적하게 붙어버려서 키보드를 제대로 사용할 수도 없다. 라면 처럼 국물 있는 음식을 쏟는다면 키보드가 고장날 수도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방진/방수 기능을 갖춘 게이밍 키보드가 등장하고 있는 만큼 게임 중에도 안심하고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오늘 소개할 레이저 블랙위도우 얼티메이트v2 역시 이러한 맥락의 제품이다.

레이저 블랙위도우 얼티메이트v2

블랙위도우 얼티메이트는 IP54 등급의 방진/방수 성능을 갖춘 제품이다. IP등급의 앞 숫자는 먼지(고체)에 대한 방어 성능을, 뒷 숫자는 액체에 대한 방어 성능을 표시한다. 예를 들어 IP54라는 표시는 방진 등급 5, 방수 등급 4라는 의미다.

방진 등급은 0~6까지 총 7단계로 나뉘어 있다. 0은 말 그대로 아무런 보호 성능이 없는 것이며, 1은 직경 50mm의 고체가 침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2는 직경 12.5mm, 3은 직경 2.5mm, 4는 직경 1mm 수준의 고체를 방어한다. 5등급 부터는 본격적으로 먼지를 차단한다. 5는 먼지를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지만, 제품이 문제 없이 작동할 수 있는 수준이며, 6은 모든 먼지 유입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다. 방수 등급은 0~8까지 9단계로 나뉘어 있으며 0은 방수 기능이 전혀 없는 상태를 말한다. 1은 분당 1mm의 강우에서, 2는 분당 3mm의 강우에서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3단계부터는 조금 더 높은 수압을 버텨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생활 방수 수준은 4단계 부터 시작한다. 4단계 부터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뿐만 아니라 모든 방향에서 분사하는 물방울을 막을 수 있어야 하며, 6단계까지 압력이 조금씩 더 세진다.

IP54의 방진/방수 등급을 갖춰 과자 부스러기나 음료를 흘려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블랙위도우 얼티메이트v2는 과자 부스러기는 물론, 먼지가 많은 곳에서도 문제 없이 작동할 수 있는 수준이며, 생활방수 기능을 갖춰 컵에 담긴 물을 엎는 정도로는 아무런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글쇠 사이에 먼지가 끼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이 먼지가 제품 내부에 들어가 고장나는 경우는 없다. 물이나 알코올 등을 직접 흘려 청소하는 것도 가능하고, 물을 흘리면 하단에 있는 배수구로 모든 물이 흘러나온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방진/방수 기능은 최소한의 보험이자 물을 뿌리며 사용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물을 흘리는 정도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청소를 한답시고 센 물살로 물을 계속 뿌리면 언젠가는 물이 스며들고 고장날 가능성이 생긴다.

물을 쏟으면 하단에 있는 배수구 네 개로 흘러나온다

블랙위도우 얼티메이트v2는 레이저의 상징 같은 녹색(단색) 조명을 갖춘 키보드다. 비슷한 이름의 블랙위도우 X 얼티메이트는 기계식 스위치가 노출된 비키타입인 반면, 이 제품은 상부 프레임이 키캡 높이까지 올라온 일반 형태의 게이밍 키보드다. 상판 내부는 녹색으로 처리돼 있어 조명을 켜지 않고 사용하더라도 독특한 느낌을 준다. 참고로 레이저 블랙위도우 제품군 중 크로마라는 이름이 붙은 모델은 RGB LED를 내장했고, 토너먼트 에디션이라는 이름이 붙은 모델은 우측에 있는 숫자 버튼이 없는 텐키리스(10 keyless) 모델이다.

레이저 블랙위도우 얼티메이트v2

필자가 이번 리뷰에 사용한 제품은 레이저가 자체 생산한 녹축 스위치를 탑재한 모델이다. 녹축 스위치는 체리사의 청축 스위치와 유사한 느낌을 내는 클릭 스위치로, 청축 스위치보다 조금 더 매끄럽게 눌리는 느낌이다. 특히 키를 깊게 누르지 않아도 딸깍하는 느낌과 동시에 입력이 되기 때문에 빠른 입력이 필요한 격투 게임이나 리듬 게임 등에도 어울린다.

레이저가 자체 개발한 녹색축 기계식 스위치

자판에 있는 모든 글쇠가 개별 조명을 갖추고 있으며, 전용 소프트웨어인 레이저 시냅스를 이용해 조명 설정을 변경할 수도 있다. 단순히 조명을 켜기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누른 글쇠에만 조명이 일정 시간 켜지게 하거나, 지속적으로 모든 글쇠가 깜빡이거나, 마치 파도가 치듯 조명이 한쪽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한 효과도 낼 수 있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조명 효과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각 키의 설정도 변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능(Fn)키와 숫자키를 조합한 단축키로 특정한 소프트웨어를 실행하거나 미리 지정해돈 반복 입력을 실행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게임모드 등을 갖추고 있어서, 게임 시 방해가 되는 윈도우 키 작동을 게임모드 실행 단축키 멈출 수도 있다. 참고로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설정한 조명이나 단축키 등은 클라우드에 동기화 되기 때문에 다른 PC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로그인하면 동일한 설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각종 설정은 클라우드를 통해 동기화하고, 다른 PC에서도 동일한 설정을 사용할 수 있다

이번 모델은 과거 출시됐던 버전과 달리 좌측에 있는 하드웨어 매크로 단축키가 사라졌다. 이전 세대 모델은 일반 키보드 형태 외에 좌측에 한 줄로 하드웨어 매크로 키를 갖췄으며, 이 키를 이 키를 이용해 각종 단축키나 반복입력을 사전에 등록해두고, 이를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사실 이 방식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매크로 전용 키가 있는 것은 좋지만, 이런 키 구성에 익숙하지 않다면 키를 잘못 누르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것인지, 새로 출시된 블랙위도우 얼티메이트v2는 매크로 전용 키를 제거했다. 물론 매크로 녹화 및 실행 단축키가 있으니, 전용 키가 아니더라도 매크로 기능은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매크로 녹화 중에는 우측 상단 M 모양 버튼에 빨간 불이 켜진다

사실 필자가 이 제품을 사용하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키보드 각도다. 후면에 있는 받침대를 세우면 아주 적절한 각도로 자판이 배치되기 때문에 편안한 자세로 타건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키캡의 크기를 조금 줄이면서 각 글쇠 사이 간격을 충분히 넓혀 놓은 덕분에 오타 없이 빠른 입력을 할 수 있다. 보통 키보드를 바꾸면 첫 날에는 글쇠 위치가 미묘하게 달라서 오타가 발생하지만, 이 제품은 사용한 첫 날부터 평소와 다름 없는 고속 입력이 가능했다.

레이저 블랙위도우 얼티메이트v2

제품 가격은 한국 레이저스토어 기준으로 13만 9,000원이다. 게이밍 키보드로서 기본기를 충분히 갖췄으며, 고유의 축으로 기존 기계식 키보드와는 또 다른 타건감을 주는 것이 매력이다. 특히 IP54의 방진/방수 기능을 갖춰 게임의 또다른 재미인 먹는 재미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특징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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