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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레이저 타르타로스v2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게이밍 기어 중에는 일반 사용자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물건도 많다. 이를테면 게이밍 마우스는 기존의 클릭/우클릭/스크롤 휠 뿐만 아니라 측면에 대여섯개의 버튼을 추가로 장착하고 있으며, 게이밍 키보드에도 용도를 알 수 없는 버튼이 가득하다. 마우스 케이블을 고정해주는 지지대를 별도의 액세서리로 파는가 하면, 아예 게이밍 캐릭터가 사용하는 장비를 실제 제품으로 제작한 헤드셋도 있다.

일반 사용자는 이해할 수 없지만, 게임 애호가에게 이러한 물건은 아주 매력적이다. 화려한 LED 조명과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은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주며, 키보드와 마우스에 있는 여러 버튼은 일반 키보드로는 어렵거나 불가능한 조작도 손쉽게 구현해낸다.

레이저가 출시한 게이밍 키패드 타르타로스v2 역시 일반 사용자라면 왜 필요한지 알 수 없는 제품이지만, 용도와 기능 을 알게 된다면 아주 매력적인 물건이다.

게이밍 키패드 레이저 타르타로스v2

우선 외형을 살펴보면 마치 계산기 처럼 여러 글쇠가 장착돼 있고, 마우스의 스크롤 휠 같은 장치와 게임 패드에서 보던 조이스틱 등을 갖추고 있다. 사실 이 독특해보이는 장치는 일반 키보드와 거의 동일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가장 윗줄은 숫자 1~5에 해당하고, 바로 아랫줄부터는 탭 키나 QWE, 조이스틱은 방향키, 엄지 손가락 버튼은 스페이스바 등 키보드를 사용할 때 우리가 왼손으로 사용하는 글쇠들이 모여있다. 사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일반 키보드가 있는데 왜 똑같은 버튼이 필요할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기본 설정 시 자판 구성은 일반 키보드의 왼쪽 부분과 거의 유사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타르타로스v2의 각 글쇠는 사용자가 직접 기능을 등록할 수 있다. 키보드 글쇠 기능이라면 어떤 것이든 등록할 수 있고, 여러 글쇠를 조합하는 단축키, 윈도우 사용을 위한 기능 키, 특정 소프트웨어 및 웹 페이지 실행 단축키, 멀티미디어 키, 매크로, 특수문자 입력 등으로 다양하게 하게 바꿀 수 있다. 조이스틱 역시 8방향으로 움직여, 여기에 기능을 등록할 수 있고, 프로필 기능을 통해 한 기기에 최대 3가지 형태의 자판 구성을 사전에 만들어 놓을 수 있다. 이런 기능을 이용해 게임은 물론, 단축키 입력이 많은 사무직이나 전문가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어울린다.

조이스틱은 최대 8방향으로 움직인다

복잡한 단축키를 등록하지 않아도 충분히 유용하다.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의 상당 수는 왼손을 WASD 근처에 두고, 오른손으로 마우스를 움직인다. 일반적인 FPS는 물론, AOS 같은 장르에서도 한 손을 거의 키보드 왼쪽에만 올려 두기 때문에 타르타로스v2의 기본 키 구성만으로도 충분하다. 게다가 손목과 손바닥을 받쳐주는 받침대도 있으니 여러모로 키보드보다 더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적당히 굴곡진 손바닥 받침대와 가죽 및 스펀지로 처리된 손목 받침대가 있어 사용감이 편하다

이전 세대 제품인 '레이저 타르타로스'나 '타르타로스 크로마'의 경우 스크롤 휠이 없으며, 버튼 역시 3줄 밖에 없었지만, 타르타로스v2는 스크롤 휠과 버튼 3개를 추가로 갖췄다. 또, RGB LED도 갖췄다. 이전 세대 제품은 크로마라는 이름이 붙은 모델에만 RGB LED가 적용 됐지만, 타르타로스v2는 기본 적용돼 있다. 레이저 시냅스 3.0(베타) 버전을 설치하면 8가지의 효과와 함께 원하는 색상이면 어떤 색상이든 각각의 글쇠에 적용해 사용할 수 있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다양한 색상 효과를 적용할 수 있다

스위치는 레이저만의 독특한 '메카 멤브레인(기계식 멤브레인)' 스위치다. 이 방식은 접점은 멤브레인 방식을, 접점을 누르는 축은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한 방식으로, 멤브레인 키보드의 편안한 쿠션감과 기계식 키보드의 딸깍 거리는 촉감을 모두 살린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기존의 레이저 녹축 스위치와 비교해보면 누를 때 드는 힘이 적고, 눌렀을 때 끝 부분에서 미묘하게 말랑거리는 느낌이다. 동시에 딸깍 하는 고유의 느낌은 살아 있어서, 글쇠를 눌렀다는 느낌을 확실히 준다.

레이저 메카 멤브레인 스위치를 사용해 독특한 키 감을 낸다

그렇다면 이 제품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우선 배틀그라운드다.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일반적인 FPS보다 더 많은 키를 사용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FPS는 WASD 부근에서 손을 땔 일이 거의 없지만, 배틀그라운드는 지도를 열거나 구급상자, 붕대, 부스트 아이템(에너지드링크 등) 등을 사용하거나, 영점거리 조절을 위해 WASD에서 손을 떼는 경우가 많다.

배틀그라운드 등 키보드 사용이 많은 장르에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타르타로스v2를 사용한다면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사용할 수 있는 조이스틱에다 각종 회복 아이템 사용 기능, 지도 등을 등록하고, 검지손가락으로 바로 쓸 수 있는 스크롤 휠에 페이지업, 페이지다운 키를 등록해 영점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물론 이스케이프(esc) 키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필자의 경우 가장 윗줄의 버튼 구성에서 숫자 1 위치에 esc를 놓고, 나머지 숫자를 한 칸씩 옆으로 옮겼다. 또, 거의 사용하지 않는 4(근접무기)번은 제외했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키 설정을 변경하는 모습

프리미어 프로나 포토샵 같은 전문가용 소프트웨어 역시 이 키패드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보통 프리미어 프로의 경우 일반적인 글쇠로 각종 도구를 선택하고, 알트, 컨트롤, 시프트 같은 보조키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으며, 방향키, 페이지업/페이지다운, 홈/엔드, 딜리트 등 키보드 전체를 거의 다 사용한다. 타르타로스v2는 기본적으로 방향키(조이스틱)이 내장돼 있기 때문에 왼손으로 키보드를 이리저리 옮겨 다닐 필요가 없으며, 프리미어 프로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축키나 글쇠도 모두 등록해둘 수 있다.

가격은 한국 레이저스토어 기준으로 10만 9,000원이며, 현재 기준으로 이전 세대 제품과 타르타로스v2의 가격이 동일하다. 사실 이를 사용한다고 해도 바로 승률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이미 키보드에 익숙해진 손가락 때문에 자신이 등록했던 단축키를 까맣게 있고, 본능적으로 손을 옮겨 허공을 칠 것이다. 하지만 익숙해진다면 손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도 필요한 입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 기기를 사용하는 중에도 평소 쓰던 키보드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타르타로스v2가 필요 없는 작업도 평소처럼 할 수 있다.

레이저 타르타로스v2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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