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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정체성과 실용성 사이에서... 소니 HVL-F45RM

강형석

소니 HVL-F45RM

[IT동아 강형석 기자]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노출이 사진 결과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물론 좋은 사진은 구도나 앵글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이 모든 것을 갖추고도 너무 밝거나 어둡다면 그 감동이 줄어들 수도 있다. 때문에 촬영자는 구도와 함께 사진의 맛을 살리는 노출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그런데 정말 다 좋은데 가장 중요한 빛이 최악인 경우가 있을 것이다. 너무 밝거나 어두울 때가 그렇다. 밝을 때에는 상황에 따라 피사체와 역광을 맞이할 수도 있는데 이를 극복하자니 적정 노출을 잡기가 어렵고 피하자니 피사체가 고통스럽다. 극심한 저조도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빛이 극도로 제한되므로 촬영이 어렵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바로 빛. 그것도 인공(?) 빛이 필요하다. 바로 외장 플래시가 그 주인공. 과거 이 플래시는 내장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크기가 줄어들다 보니 자연스레 내장이 사라지고 외장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촬영하려면 외장 플래시의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인물 촬영 빈도가 높은 우리나라 사진 문화의 특성상 반사판과 함께 플래시를 잘 다루는 요령을 터득해야 다른 촬영에서도 두루 활용 가능하다.

그런데 간혹 촬영 시 플래시 하나로 부족함을 느낄 때가 있다. 자연광이 아닌 정해진 면적에서 한정된 출력으로 잠깐 반짝이는 것이기에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플래시를 여럿 배치하는 것인데,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하다. 특히 소니 같은 경우, 플래시 종류는 많아도 여러 기기를 동조해 쓰려면 송신기와 수신기를 고가에 구매해야 했다.

이제 그런 고통은 줄어들 것이다. HVL-F45RM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출시된 이 플래시는 HVL-F43M과 유사하지만 광량이 조금 증가하고 무선 동조 기능을 추가한 점이 특징이다. 이제 60만 원 이상하는 송신기와 수신기를 쓰지 않아도 된다.

큰 것과 작은 것 사이

소니 HVL-F45RM은 기존 HVL-F43M의 뒤를 잇는 외장 플래시로 작고 가벼워진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실제 이 스트로보는 기존 제품과 비교해 무게는 11%, 부피는 12%가량 줄었다. 높이와 두께도 각각 18%, 34% 정도 작아지면서 휴대성이 크게 개선됐다.

새로운 플래시는 버튼(다이얼)과 배터리 커버, 이음새 등에 실링 처리를 적용하면서 습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플래시 본체의 이야기로 멀티 인터페이스 슈(연결단자)까지 실링 처리가 된 것은 아니니 이에 대한 방수 대책은 세워야 한다.

소니 HVL-F45RM.

전면은 여느 외장 플래시와 다르지 않다. 상단에는 주 발광장치(램프)가 있으며, 기기 중앙에는 영상 촬영 시에 주로 쓰는 LED 램프가 있다. 외장 플래시는 빛이 부족한 저조도 환경이나 강한 빛을 마주하는(역광) 상황에서 피사체를 자연스레 표현하기 위해 쓰인다. 따라서 두 장치만 제공되어도 플래시의 모든 기능을 갖췄다고 해도 무방하다. 남은 것은 광량과 보조 기능의 유무다.

LED 조명은 지속 촬영 시 사용하면 된다. 주로 영상 촬영에 쓰인다. 광량은 35mm 초점거리와 0.5m의 촬영 거리에서 400룩스(lux), 1m에서 100룩스다. 광량은 10단계 조절을 지원한다.

소니 HVL-F45RM의 후면 디스플레이.

후면에는 LCD 디스플레이와 조작 버튼, 다이얼 등이 배치되어 외장 플래시의 기능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돕는다. 화면에는 발광 방식과 광량, 고속동조 유무, 무선 연결이 이뤄지면 각 기기의 채널과 그룹명 등이 표시된다. 컬러는 아니지만 도트 매트릭스 LCD로 시인성은 뛰어나다.

주요 기능을 간단히 다루고 싶다면 기능(Fn) 버튼 및 기타 버튼들을 눌러 필요한 휠 다이얼 조작과 중앙의 버튼으로 결정하면 된다. 촬영 자체가 진행되고 있을 때 설정을 즉시 바꾸기 위해 쓰인다. 필요한 설정을 변경하거나 활성/비활성화 하려면 메뉴(MENU) 버튼을 눌러 진행하면 된다.

테스트(TEST) 버튼은 기기를 사전에 확인하기 위해 사용한다. 기기 사용 준비가 다 되면 테스트 버튼이 점등되는데, 이 때 버튼을 누르면 주 발광부에서 빛을 내뿜는다. 설정대로 잘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때 사용하면 된다.

발광부에는 빛을 부드럽게 확산 시키는 패널과 반사효과를 주는 바운스가 장착되어 있다.

발광부는 가이드 넘버(GN) 최대 43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서 가이드 넘버는 적정 노출이 가능한 플래시의 발광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흔히 (거리 x 조리개 값)으로 표시한다. 이 제품은 조사각(초점거리) 105mm 설정 및 ISO 100·m에서의 성능을 의미한다. 예로 ISO 100과 초점거리 105mm의 조건을 충족한 상태라면 조리개 f/2.8일 때 최대 15.4m 정도의 발광 거리를 갖는다. 해당 범위 밖에 있다면 적정 노출로 촬영 가능하다는 의미라 보면 된다. 범위 내에 있다면 조사각을 줄이거나 광량 자체를 조절해야 한다.

세로 또는 가로 촬영은 물론 촬영 환경에 따라 빛을 자연스레 표현하도록 발광부는 상/하 158도, 좌우 180도씩 회전 가능하다. 하지만 HVL-F43M처럼 몸체 자체가 회전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 익숙한 사용자는 다소 혼동이 올 수도 있겠다. 물론 처음 사용하거나 타 외장 플래시를 사용했던 사용자에게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AA 규격의 배터리 4개를 장착해야 작동된다.

배터리는 AA 규격을 쓴다. 총 4개를 장착해야 작동하고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알카라인 배터리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단, 재충전 시간이 증가할 수 있고 수명(약 210회 발광) 또한 짧다. 니켈 수소 전지도 있는데 이쪽이 재충전 시간도 짧고 수명(약 270회 발광)도 조금 더 길다.

무선 연동이 주는 편의성

소니 HVL-F45RM의 핵심은 같은 기기간 최대 5대 가량 무선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본 소니 카메라용 외장 플래시는 무선 동조를 위해 타사의 호환 무선 동조기를 쓰거나 소니가 내놓은 액세서리 FA-WRR1(수신기)과 FA-WRC1M(송신기)을 조합해야 한다. 참고로 소니스토어에서 FA-WRR1은 24만 9,000원, FA-WRC1M은 39만 9,000원이다.

하지만 HVL-F45RM은 46만 9,000원. 구성과 조합으로만 따져보면 액세서리를 쓰는 것보다 확연히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만약 2대를 사용한다 가정하면 액세서리 조합은 HVL-F43M(45만 9,000원) 기준으로 156만 6,000원이 필요하지만 HVL-F45RM은 93만 8,000원이면 된다.

소니 HVL-F45RM간 무선 연동도 가능하다.

비용 이야기는 뒤로 하고 외장 플래시간 무선 연결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메뉴 버튼을 누르고 방향키를 우측으로 한 번 누르면 무선 설정 메뉴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기기 연결(페어링 – PAIRING) 설정을 해주면 된다. 전원은 둘 다 인가된 상태에서 무선 옵션을 설정하면 된다.

플래시간 연결 외에도 앞서 언급했던 FA-WRR1(수신기) 또는 FA-WRC1M(송신기)간 연결도 지원하므로 기존 액세서리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라도 서운해 말자.

기기는 그룹당 3대까지 지원한다. 그룹은 5개이므로 최대 15대까지 무선 동조 가능하다는 의미다. 물론 모두 제어할 수 있으며, 3개 그룹은 자동과 수동 발광을 지원하며 나머지 2개 그룹은 수동만 지원한다는 점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소니 HVL-F45RM을 쓰지 않고 촬영한 결과물. 빛이 없어 어두운 상태로 기록된다.

HVL-F45RM을 가지고 촬영을 진행해 봤다. 플래시와 함께 쓰인 카메라는 알파7 M2로 SAL2470Z(칼 자이스 바리오-소나 T* 24-70mm f/2.8 ZA SSM)과 전용 어댑터 LA-EA4를 체결했다. 최대한 일정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 감도 ISO 200, 조리개 f/9, 셔터 속도 1/60초로 제한하고 촬영을 진행했다.

먼저 플래시 없이 ISO 200과 f/9의 설정으로 촬영한 결과물을 보자. 전체적으로 받아들이는 빛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어두운 결과물이 나온다.

소니 HVL-F45RM을 한 개만 사용한 상태. 거리에 따라서 하단에 그림자가 나타날 수 있다.

플래시 1개를 카메라에 장착하고 촬영한 결과물을 보자. 위 이미지는 극단적인 표현이므로 실제 촬영 결과물과 다르다는 점 먼저 인지해 두었으면 좋겠다. 결과물을 보면 절반은 밝고 절반은 어둡게 표현되었다. 이는 플래시가 상단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적정한 거리가 확보되지 않으면 전체가 밝아지지 않는다. 조사각을 벗어나는 거리에 피사체가 있는 경우다.

대부분 일정한 거리에서 촬영하게 되므로 이런 결과물을 보게 될 확률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일부 특정한 환경, 예로 근접 촬영이 이뤄진다면 조사각의 한계 때문에 위처럼 반은 밝고 반은 어둡게 촬영되는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렌즈를 바꾸거나 문제의 장면을 촬영하지 않는 식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면 이를 해결하는 것은 빛을 넓게 또는 입체적으로 비추는 것이다.

소니 HVL-F45RM을 2개 연동해 촬영한 결과물. 플래시를 여럿 쓰면 빛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이 결과물은 HVL-F45RM 하나를 카메라에 다른 하나는 무선 연동 후 측면에 배치해 발광하는 방법으로 촬영한 것이다. 앞서 설명한 두 이미지에 비해 대체로 무난하게 촬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예 어둡거나 반만 밝은 것보다는 말이다.

이렇게 무선 연동을 활용해 여러 플래시를 제어하면 제한적인 외부 또는 내부 환경의 제약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결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다. 더 제대로 된 광량과 성능을 기대한다면 고가의 전문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비용 대비 최적의 효과를 보고자 한다면 3~5대 가량의 외장 플래시를 무선 연동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어두운 곳 외에도 밝은 곳에서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HVL-F45RM을 소니 카메라에 장착하면 최대 1/250초에 달하는 플래시 동조가 가능하고, 별도 설정할 수 있는 고속동조(High Speed Sync - HSS) 기능을 활용하면 밝은 야외에서 빠른 셔터 속도에 조리개를 활짝 열어도 최적의 결과물을 기록 가능하다.

얻은 만큼 잃은 것도 있다

HVL-F45RM의 장점은 기존 대비 소폭 증가한 광량, 그리고 무선 동조 기능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잃은 것이 있으니 바로 소니 플래시를 대변했던 퀵 시프트 바운스다. 다른 플래시들은 발광부만 회전하는 것에 비해 소니 플래시는 몸체 자체가 회전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졌었다. 그러나 이 플래시는 그런 정체성은 사라지고 평범한 외장 플래시처럼 되어버렸다. 그만큼 작고 가벼워진 부분은 장점이다. 편의성이냐 휴대성이냐를 선택하는 것은 촬영자인 소비자의 몫으로 남게 됐다.

소니 HVL-F45RM.

가격은 46만 9,000원. 동급 외장 플래시와 큰 차이 없는 가격대가 아닌가 평가해 본다. 하나 있으면 사진 및 영상 촬영 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제대로 된 플래시를 쓰고 싶다면 고가의 전문 장비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 프로포토나 렘브란트 같은 그런 물건 말이다. 하지만 취미로 사진을 하는 것이라면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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