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의외의 '알짜' 스마트폰? LG Q8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예전에 아주 비싸게 팔리던 최고급 스마트폰이 지금 팔리는 보급형 모델보다 못한 성능을 내는 일은 아주 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제 막 나온 최고급 스마트폰을 줄 서서 산다. 시대의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함이다. 물론, 그만큼 지갑은 얇아 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최고급형 제품에서 조금만 눈을 놀려 중급, 혹은 중상급 제품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대체적인 기능과 성능은 최고급형에 근접하면서, 몇 가지 부가기능이나 일부 디자인 요소를 덜어내 값을 낮춘 실속파 제품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LG전자의 Q8도 그런 제품 중에 하나다. 동사의 최상위급 모델인 G시리즈(80만원대에서 시작)나 V시리즈(90만원대에 시작)와 상당수의 특성을 공유하지만, 출고가는 한층 저렴한 61만 6,000원이다. 비용부담을 덜면서 최고급 스마트폰의 '맛'을 볼 수 있는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사양은 거의 그대로, 가격과 크기만 줄인 V시리즈?

LG Q8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상위 제품인 V 시리즈, 그 중에서도 V20을 많이 닮았다. 카메라 부분의 렌즈 및 플래시의 배치만 제외하면 V20의 크기를 줄여 놓은 듯한 느낌이다. 참고로 화면 크기는 V20이 5.7인치, Q8이 5.2인치다. 그만큼 제품 무게도 173g에서 146g으로 가벼워졌다.

LG전자 Q8
LG전자 Q8

내부 사양도 V20과 거의 판박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쿼드코어 2.15Ghz)에 4GB의 LPDDR4 메모리(RAM), 32GB의 내부 저장소, 그리고 최대 2TB까지 확장 가능한 메모리카드 슬롯(마이크로 SDXC 규격) 등, 보급형 스마트폰과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제법 높은 사양을 갖췄다. 시중에 서비스되는 대부분의 앱을 원활하게 구동 가능하지만, 사양이 사양이다 보니 장시간 이용하면 발열이 다소 발생한다는 점, 그리고 의외로 무선충전 기능을 미지원 한다는 점이 옥의 티다.

활용성 높고 편리한 세컨드 스크린 기능

제품 크기는 작아졌지만 질감이 좋은 메탈 재질의 본체, 그리고 편의성을 높이는 세컨드스크린은 V20에서 그대로 옮겨왔다. 5.2인치 메인 화면 오른쪽 위에 있는 2.1인치 크기의 작은 보조화면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만의 개성 있는 문구(서명 등)를 넣거나 각종 알림(시계, 메시지, SNS, 일정 등)을 표시하게 할 수 있으며, 자주 사용하는 앱이나 도구(사운드, 와이파이, 블루투스, 손전등, 음악 플레이어 등)를 빠르게 제어할 수 있다.

편의성이 높은 상단의 세컨드
스크린
편의성이 높은 상단의 세컨드 스크린

세컨드스크린은 메인 화면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도 늘 켜져 있다. 최소한의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LG전자에서 강조한다. 화면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시계나 알람을 바로 확인하거나 손전등이나 음악 플레이어 등을 간단히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한 스마트폰을 한창 이용하는 도중에 별도의 앱을 구동하거나 상단바를 내려서 메인 작업 화면을 가릴 필요 없이 세컨드 스크린을 통해 각종 확인과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폰에서는 찾기 힘든 V 시리즈의 개성이었는데, Q8에서도 같은 감각으로 이용 가능하다.

최근의 트랜드에 충실한 방수, 지문 인식, USB-C 기능

V20과 전반적인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차이라면 배터리 교체가 가능했던 V20과 달리, Q8은 내장형 배터리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대신 배터리 용량이 3000mAh로 적은 편은 아니고, 무엇보다도 Q8은 V20이 가지지 못했던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방수 등급은 IP67로, 제품 본체를 1미터 정도 깊이의 물에 빠뜨려도 되는 수준이다. '생활 방수' 보다는 ‘완전 방수’ 쪽에 좀더 가깝다. 최근 나오는 스마트폰은 배터리 교체 기능이 빠지는 대신, 기밀성을 높여 방수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추세다.

Q8은 V20에 없던 방수 기능을
갖췄다
Q8은 V20에 없던 방수 기능을 갖췄다

전원 버튼은 최근의 G시리즈나 V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본체 후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원버튼 표면은 지문 센서를 겸한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등록 사용자의 지문으로 전원버튼만 누르면 별도로 보안 패턴이나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없이 간단히 잠금이 해제된다. 그 외에 모바일 금융서비스 앱(은행, 신용카드 등)에서 비밀번호 대신 지문을 통해 계좌 이체나 카드 결제도 할 수 있다. 지문을 통해 웹 사이트 로그인을 하는 기능도 하드웨어적으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지 않은 점은 옥의 티다.

LG Q8 후면의 전원 버튼은 지문 센서를
겸한다
LG Q8 후면의 전원 버튼은 지문 센서를 겸한다

충전 및 데이터 전송용으로 쓰는 외부 연결 포트는 USB 타입C 규격이다. USB 타입C 포트는 케이블을 접속할 때 커넥터를 뒤집어 꽂아도 되는 점이 편하다. 구형 스마트폰용으로 쓰던 마이크로 USB 규격 주변기기(OTG 메모리, 보조배터리 등)를 쓰기 위해선 커넥터의 규격을 전환하는 젠더나 변환 케이블이 필요하다는 것이 약간 아쉽긴 하지만, 향후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대부분 USB 타입C 규격 포트를 달고 나올 것이니 익숙해지도록 하자. 그리고 LG Q8 본체에 일반 USB(타입A) – USB 타입C 변환 케이블과 젠더, 그리고 마이크로 USB – USB 타입C 젠더가 1개씩 포함되어 있으므로 기존 주변기기의 이용에 크게 곤란을 겪지는 않을 것이다.

LG Q8에 동봉된 USB 타입C 변환 케이블과
젠더
LG Q8에 동봉된 USB 타입C 변환 케이블과 젠더

고화질 화면과 듀얼 카메라, AV 기능 수준급

LG Q8 후면의 듀얼 카메라
LG Q8 후면의 듀얼 카메라

LG Q8의 강점 중 하나는 AV(음향/영상) 기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화면 크기에 비해 높은 해상도(2560 x 1440)의 IPS 패널을 갖췄으며, 카메라 또한 2016년의 최고급형 스마트폰 수준인 후면 1600만(일반) + 800만(광각) 화소급의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전면은 500만 화소).

LG Q8 카메라앱의 전문가 모드
LG Q8 카메라앱의 전문가 모드

특히 카메라는 V20과 같은 사양으로, 광각(넓은 범위) 및 OIS(흔들림 감소), 레이저 AF(빠른 초점) 등의 고급 기능을 다수 지원하며, 일반 렌즈는 F1.8, 광각렌즈는 F2.4의 높은 밝기 수준을 갖췄다. 특히 전문가 모드의 경우, 화이트밸런스(2300K~7500K), ISO(50~3200), 셔터속도(30~1/4000) 등의 설정을 바꿀 수 있어 마치 DSLR 카메라의 수동 모드를 쓰는 감각으로 촬영이 가능하다. 이를 잘 활용하면 어두운 밤길에 만난 길고양이, 움직임이 빠른 열대어 등, 일반적인 스마트폰 카메라의 자동모드로는 제대로 촬영하기 힘든 피사체도 좋은 품질로 찍을 수 있다.

LG Q8 촬영 샘플(야간)
LG Q8 촬영 샘플(야간)

LG Q8 촬영 샘플(동물)
LG Q8 촬영 샘플(동물)

LG Q8 촬영 샘플(접사)
LG Q8 촬영 샘플(접사)

그 외의 파노라마(좌우로 넓은 이미지 생성), 슬로모션(높은 프레임의 동영상을 촬영해 움직임이 빠른 피사체 포작), 팝아웃(듀얼 카메라 이용해 이미지의 중앙 강조), 멀티뷰(일반, 광각, 전면 렌즈로 동시 촬영), 타임랩스(여러 번 촬영한 동영상을 하나의 파일로 저장) 등 하드웨어의 특성을 활용한 특색 있는 촬영 모드가 많다. 특정 상황(인물, 동물, 스포츠 등)에 최적화된 프리셋 모드 까지 있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황금귀'를 위한 하이파이 사운드 기능

최근 고음질 사운드 관련 기능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LG전자의 제품답게 Q8 역시 하이파이 사운드에 대응한다. OGG, FLAC, AIFF와 같은 고음질 오디오 포맷을 지원하는 것 외에, 이러한 고음질 음원의 원활한 구현을 뒷받침하는 하이파이 쿼드 DAC을 탑재했다. DAC는 디지털 데이터를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로, 음향의 노이즈나 현장감, 해상력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LG Q8의 하이파이 기능을 이용한 음악
감상
LG Q8의 하이파이 기능을 이용한 음악 감상

실제로 LG Q8을 이용해 음악을 들어보면 저음에서 고음에 이르는 다양한 음역의 소리가 고르게 제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봉 이어폰으로도 충분히 좋은 소리를 내지만 높은 임피던스(저항) 값을 가진 고급 헤드폰 및 이어폰을 인식해 최적의 소리를 내는 기능도 갖추고 있어 기기를 바꿔가며 음악을 듣는 재미도 있다.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에만 만족한다면 싱글 DAC에 MP3 포맷만 지원하는 일반 스마트폰을 쓰더라도 상관 없겠지만, 일단 고음질에 익숙해진 후에 일반 음질로 돌아가기는 힘든 일이다. 고가의 전용 플레이어에 길들여진 이른바 '황금귀'를 위한 스마트폰을 원한다면 추천할 만 하다.

고품질 콘텐츠에 최적화된 의외의 '알짜'

LG전자 Q8은 V시리즈나 G시리즈와 같은 동사의 최상위급 제품과 거의 대등한 사양을 갖추고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60만원대의 출고가라는 것이 매력이다. 특히 세컨드스크린이나 하이파이 사운드, 듀얼카메라와 같은 고급 기능도 다수 지원하므로 비교적 적은 비용 투자로 고품질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굳이 흠을 잡자면 G 시리즈나 V 시리즈와 구분되는 Q8만의 개성이 그다지 많지 않고, Q시리즈 자체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는 점인데, 전체적인 사양이나 구성, 그리고 가격까지 고려한다면 장점이 더 많은 제품임은 분명하다. 잘 알려지지 않아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실제로 써보면 의외로 '알짜'인 제품이 있는데, LG Q8이 바로 그런 류의 물건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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