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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느리고 약한 외장하드는 가라, 삼성전자 포터블 SSD T5(2TB)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PC에 달린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바꾸면 시스템 전반의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는 것을 이젠 어지간한 사람들도 다 아는 것 같다. 자기디스크를 물리적으로 회전시켜 데이터를 읽거나 쓰는 HDD는 반도체(낸드플래시) 기반의 저장장치인 SSD에 비해 속도가 턱없이 느릴 수 밖에 없으며, 내구성 면에서도 훨씬 취약하다. 어디 떨어뜨리기도 한다면 단번에 고장나는 일도 허다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량 휴대용 저장장치는 여전히 외장형 HDD(통칭 외장하드)가 일반적이었다. 속도나 내구성 면에서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HDD 만큼의 넉넉한 용량을 제공하는 저장매체는 없었기 때문이다. 저장장치에 있어서 속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용량의 중요성 역시 외면할 수 없다.

하지만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인해 HDD에 버금가는 고용량을 제공하는 SSD가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가격도 초기형 SSD에 비하면 저렴해졌다. 그리고 최대 10Gbps의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를 지원하는 USB 3.1(Gen 2) 인터페이스가 등장하면서 외장형 저장장치가 내장형 저장장치와 대등한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삼성전자 포터블 SSD T5

이번에 소개할 삼성전자의 포터블 SSD T5(Samsung Portable SSD T5, 이하 삼성전자 T5)가 이러한 최근의 경향을 적용한 대표적인 외장형 SSD 중 하나다. USB 3.1 Gen 2을 규격을 지원해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높은 휴대성 및 내구성을 갖췄으며 무엇보다 최대 2TB에 이르는 고용량을 실현했다. 그 외에 최신 제조 공정을 적용한 64단 적층 4세대 V낸드를 탑재하는 등, 여러모로 주목할 만한 점이 많은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손바닥 보다 작은 크기, 편의성도 O.K.

삼성전자 T5의 디자인은 외장하드 보다는 휴대용 보조배터리에 가깝다. 7.5 x 5.7 x 1.0cm의 크기는 어른 손바닥 절반 정도이고 무게는 불과 51g이라 휴대성 측면에서는 더할 나위가 없다. 그리고 풀 메탈 재질을 적용해 높은 내구성을 기대할 수 있다. 1~2미터 정도의 높이에서 실수로 떨어뜨려도 어지간해선 고장나진 않을 것이다. 참고로 250GB, 500GB 모델은 블루, 1TB와 2TB 모델은 블랙 컬러를 적용했다.

USB 타입C 규격 케이블 외에 타입A 포트 변환 케이블을 기본 제공한다

본체에 달린 물리적인 연결 인터페이스는 USB 타입C 규격이다. 최근 출시되는 최신 스마트폰(갤럭시 노트7, 갤럭시S8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트인데, 예전의 마이크로 USB 포트와 달리 어떤 방향으로 꽂아도 뒤집을 필요 없이 정상 작동하는 것이 장점이다. 타입 C – 타입C 규격의 케이블 외에 타입 A – 타입C 규격의 변환 케이블도 함께 제공하므로 USB 타입 A 포트만 갖춘 기존의 PC에서도 문제 없이 쓸 수 있다.

USB 타입C 포트를 가진 스마트폰(갤럭시S8 등)과 OTG 젠더 없이 바로 연결 가능

또한, PC 외에 USB 타입C 규격의 포트를 가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곧장 연결해서 이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물론 OTG 변환 케이블(별매)를 가지고 있다면 마이크로 USB 포트 기반의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도 접속 가능하다.

고속의 USB 3.1(Gen 2) 인터페이스 지원, 구형 시스템도 호환 가능

삼성전자 T5는 내부적으로는 USB 3.1 Gen 2 규격의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이는 과거에 그냥 USB 3.1 이라고 불리던 인터페이스다. 참고로 과거에 USB 3.0 이라고 부르던 인터페이스는 지금은 USB 3.1 Gen 1이라고 부른다. 이런 명칭 변경은 2015년, USB 규격을 관장하는 국제 합의기구인 USB-IF(Implementers Forum )에 의해 이루어졌다. 조금 혼란스럽긴 하지만 익숙해지도록 노력하자.

USB 3.1 Gen 2 인터페이스는 최대 10Gbps의 대역폭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최대 5Gbps 수준이었던 기존 USB 3.1 Gen 1의 2배에 달하는 고성능이다. 하지만 기존의 USB 3.1 Gen 1이나 USB 2.0 포트에서도 호환되므로 구형 PC 이용자들도 이용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물론 이 경우엔 USB 3.1 Gen 2의 온전한 속도는 낼 수 없다.

USB 3.1 Gen 2 포트와 USB 3.1 Gen 1(USB 3.0) 포트

참고로 USB 3.1 Gen 2 포트는 기존의 USB 3.1 Gen 1 포트와 거의 비슷하게 생겼지만 포트 끝에 몇 개의 점이 찍혀 있다. 제조사에 따라서는 USB 3.1 Gen 1 포트는 파란색, USB 3.1 Gen 2 포트는 청록색으로 구분해서 제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외도 많기 때문에 자신의 PC가 USB 3.1 Gen 2 포트를 갖추고 있는 지의 여부는 PC 제조사, 혹은 해당 PC에 탑재된 메인보드 제조사에 직접 문의하도록 하자.

그 외에도 삼성전자 T5는 USB 3.0/3.1포트의 성능을 최적화해 전송 속도를 높이는 기술인 USAP(USB Attached SCSI Protocol) 모드도 지원한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메인보드가 USAP 모드를 지원하지만, 윈도우8 이상의 운영체제에서만 USAP 모드를 쓸 수 있으므로 윈도우7과 같은 구형 운영체제를 쓰고 있다면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USAP 모드 지원 여부를 잘 모르겠다면 이 역시 PC 제조사, 혹은 메인보드 제조사에 문의하자.

심플하면서 효과적인 보안 기능 제공

삼성전자 T5는 휴대성이 높은 만큼, 제품을 잃어버릴 위험도 크다. 이를 통해 민감한 개인정보나 중요한 업무 관련 정보가 제 3자에게 노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T5는 이를 대비한 보안 기능도 제공한다. 삼성전자 T5 내부에는 PC/Mac용 삼성 포터블 SSD(Samsung Portable SSD) 소프트웨어의 설치 파일이 담겨 출고된다. 설치 파일이 지워졌다면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다시 다운로드 가능하며, 스마트폰에 제품을 연결해서 쓰는 경우에는 구글 플레이에서 안드로이드용 삼성 포터블 SSD 앱을 무료 다운로드할 수 있다.

삼성 포터블 SSD 소프트웨어를 통해 장치 암호화가 가능하다

이를 PC나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현재 연결된 삼성전자 T5의 펌웨어의 업데이트가 가능하며, 제품에 보안용 암호를 지정할 수도 있다. 이렇게 암호가 지정된 삼성전자 T5는 이후부터 해당 암호를 입력해야 내부에 접근이 가능하다. AES 256비트 하드웨어 암호화를 지원하며,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도 지정된 암호를 알아낼 수 없다고 하니 절대로 암호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자. 다만, 제품 전체를 완전히 초기화해서 암호도 함께 초기화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저장된 데이터도 모두 사라지므로 주의하자.

벤치마크 결과는 내장형 SSD와 대등, USB 3.0 환경에서도 선전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 볼 차례다. 코어 i7-6700K CPU에 조텍 프리미엄에디션 SSD(SATA3 인터페이스, 480GB)를 탑재하고 USAP 모드 및 USB 3.1 Gen 2를 지원하는 에이수스 막시무스 VIII 레인저 메인보드로 구성된 윈도우10 64비트 시스템에 삼성전자 T5(2TB) 및 기존의 USB 3.1 Gen 1 외장하드(1TB, IPTIME HDD3125)를 연결해 성능을 가늠해봤다.

테스트 시스템의 모습

참고로 아직은 USB 3.1 Gen 2 포트를 갖춘 PC의 사용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USB 3.1 Gen 1 포트에도 삼성전자 T5를 연결해 성능을 측정했다. 편의상 지금부터는 USB 3.1 Gen 2는 USB 3.1, USB 3.1 Gen 1은 USB 3.0이라고 지칭한다. 아직도 이렇게 인식하고 있는 사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벤치마크 결과

저장장치의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하는데 이용하는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인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를 구동해봤다. 테스트 결과, 저장장치의 전반적인 성능을 나타내는 Seq Q32Ti(순차적 묶음 전송속도) 항목에서 USB 3.1 포트에 연결된 삼성전자 T5는 읽기 534.9MB/s, 쓰기 518.2MB/s의 속도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스템에서 PC 내장형 SSD가 기록한 읽기 562.2MB/s, 쓰기 541.1MB/s와 거의 대등한 수준의 성능이다. Seq Q32Ti 와 비슷한 내용의 테스트인 Seq(순차적 평균 전송속도) 항목 역시 양상은 비슷했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벤치마크 세부 결과

다만, 체감적인 반응 속도의 지표가 되는 4K Q32T1(4KB 단위 묶음 전송속도)와 4K(저용량 파일 전송속도) 항목의 경우는 내장형 SSD에 비해 조금씩 뒤쳐지는 편이었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벤치마크 세부 결과

기존의 USB 3.0 포트에 연결한 상태에서도 삼성전자 T5는 읽기 443.6MB/s, 쓰기 449.5MB/s의 Seq Q32Ti 속도를 기록해 구형 시스템에서도 좋은 성능을 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참고로 일반 USB 3.0 외장하드의 경우는 같은 항목에서 읽기 79.58MS/s, 쓰기 76.81MB/s의 속도를 기록,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더욱 고무적인 실제 체감 성능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에서 측정된 성능과 실제 체감성능이 다르게 느껴질 때도 종종 있다. 다음은 직접 파일 복사 작업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성능을 측정해봤다. 총 10GB 분량의 동영상 파일 10개를 복사하며 걸린 시간을 기록, 비교해봤다.

파일 복사 속도 측정 결과

테스트 결과는 상당이 고무적이다. 삼성전자 T5는 파일 복사 작업을 마치는데 테스트 제품 중 가장 빠른 52.37초를 기록했으며, USB 3.0 포트에 연결한 상태에서도 내장 SSD(70.31초)보다 빠른 58.79초 만에 파일 복사작업을 마쳤다.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의 측정 결과도 나쁘지 않았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성능은 더 좋다. 참고로 일반 외장하드는 같은 작업을 마치기 까지 무려 414.67초가 소요되어 역시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흠 잡을 데 없는 성능, 돈 값은 한다

삼성전자의 포터블 SSD T5는 사실 누구에게나 부담없이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가 기준으로 가장 고용량 제품인 2TB 모델의 경우는 120만원대이며, 1TB 모델은 60만원대라고 한다. 물론, 아무래도 30만원대인 500GB 모델이나 20만원대인 250GB 모델이 주력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시장에 풀리면 이보다는 좀 싸게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고가에 속하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삼성전자 포터블 SSD T5 패키지 구성

하지만 좀 비싸다고 해도 '돈 값'을 한다면 문제될 건 없다. 굳이 외장형, 휴대용 제품이라는 단서를 붙이지 않더라도 삼성전자의 포터블 SSD T5는 성능이나 용량 면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면모를 보이고 있으며 휴대성이나 내구성, 디자인 면에서 그다지 흠 잡을 데가 없다. 심플하면서도 효과적인 보안 기능을 제공하며,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간편하게 이용 가능하다는 점 역시 좋다. 야외에서 고용량 파일의 백업 작업을 자주 하는 사용자, 내부 부품 교체 작업 없이 간편하게 고속/고용량 저장장치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구매를 고려해보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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