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을 연결하는 '왕홍'이 되겠습니다, 1인 창작자 한국뚱뚱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본격적인 인터넷 방송 시대가 열리면서 콘텐츠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이 주인공인 방송을 배포할 수 있게 됐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 제한적인 만큼 접근성도 떨어졌지만, 요즘은 스마트폰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만 있다면 실시간으로 언제 어디서든 방송할 수 있는 세상이다. 특히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플랫폼도 많기 때문에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알리거나 반대로 독자는 세계의 독특한 문화를 이러한 방송을 통해 접할 수도 있다.

중국은 우리와 인접한 동북아시아 지역이지만, 우리와 사용하는 언어나 문화가 상당히 다르다. 이런 화의 차이나 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서로 오해하고 등을 돌리는 사례도 많다. 중국에서 왕홍으로 활동하는 한국인 1인 창작자 한국뚱뚱(韓國東東, 韩国东东)은 이러한 문화의 차이를 이해시키고 서로의 좋은 문화를 소개해주고 싶다고 소개했다. 왕홍이란 인터넷 스타라는 의미로, 국내에서 BJ(Broadcast Jockey)나 1인 콘텐츠 창작자와 의미가 비슷하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1인 콘텐츠 창작자
한국뚱뚱
중국에서 활동 중인 1인 콘텐츠 창작자 한국뚱뚱

그는 웨이보의 동영상 플랫폼인 먀오파이(秒拍)에서 한국과 중국의 문화 이야기를 다루는 1인 콘텐츠 창작자다. '뚱뚱(东东)' 이라는 단어는 중국에서 귀엽게 부르는 발음 정도로, 아명으로도 쓰는 이름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6년간 거주하면서 중국어를 배웠습니다. 거주 당시 한인 학교가 아닌 현지 학교를 다닌 만큼, 중국 문화도 잘 알고 있었고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보니 한국인과 중국인이 서로 반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같은 동북아시아 문화권에 살고 있는 사람이지만, 서로에 대한 오해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안타깝게 생각했고 오해도 풀어주고 싶었습니다. 저에게는 모두 다 좋은 사람들이거든요"

중국에서 활동 중인 1인 콘텐츠 창작자
한국뚱뚱
중국에서 활동 중인 1인 콘텐츠 창작자 한국뚱뚱

그가 주로 다루는 주제는 대중문화, 음식, 연예, 패션 등 많은 사람이 관심있을 만한 내용이다. 현지 구독자는 이러한 주제에 관심이 많을 20대가 많다. 중국인 독자의 반응은 '한국에 대한 오해가 많았는데, 이러한 부분을 바로 잡아줘서 고맙다'는 내용이 많다고 한다.

"사실 중국 정부의 한한령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어요. 중국인이 한국에 알리거나 소개하려는 문화도 다루는 만큼, 한한령과 관계 없이 독자들이 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또, 중국에서 활동하면서도 크게 어려운 점도 없어요. 이런 콘셉트의 방송이 중국에는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스럽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국뚱뚱 먀오파이
한국뚱뚱 먀오파이

현재는 그는 중국의 주요 플랫폼에서만 활동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 때문에 현지에서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에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에도 간간히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지만, 중국 1인 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한동안은 여기에 집중할 모양이다.

"중국의 1인 창작자는 한국보다 더 영향력이 큰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내에도 유명 콘텐츠 창작자가 많지만, 중국의 콘텐츠 창작자를 뜻하는 '왕홍'이 중국에서 갖는 영향력보다는 작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중국은 아직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것에 대한 불신이 큰데, 자신이 좋아하는 왕홍이 소개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신뢰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왕홍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춰서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요. 광고 수익 등에만 의존하는 플랫폼과 차별점이고, 그만큼 기회도 많은 셈이죠"

콘텐츠를 만드는 모습
콘텐츠를 만드는 모습

그는 이제 콘텐츠 창작을 시작한지 5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제법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홍대나 명동 처럼 중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에서 얼굴을 알아보고 말을 걸어주는 관광객이 있는가 하면, 중국 매체에서 기사로 다뤄지기도 했다.

"나는 구독자의 얼굴을 모르지만, 그들은 저를 알고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이 때문에 책임감도 생기고, 독자분들께 고맙다는 말도 들으니 이에 걸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앞으로 더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것은 물론, 대중적이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을 통해 중국과 한국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다루고 싶습니다. 나중에는 저만의 브랜드도 만들어서 제가 좋아하는 것을 더 직접적으로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제 꿈은 중국의 8대 요리계통 음식을 다 먹어보는 것입니다. 중국 요리는 지역에 따라 크게 8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이 8가지 지방 요리를 다 먹어본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넓은 중국 전역을 다 돌아다녔다며 그 지역들을 접해봤 다는 뜻이니까요. 중국은 지역 간에 문화차이가 크기 때문에 제가 살아본 지역, 제가 만나본 사람만으로 중국을 정의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저는 한국 분들에게 더 제대로 중국을 설명하고, 더 다양한 중국분들과 소통하기 위해 지금보다도 중국을 더 잘 알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 보통사람들의 아주 보통의 이야기들, 우리가 궁금해 하지만 어떤 매체에서도 다루지 못해 아쉬웠던 부분들을 계속 한국과 중국의 보통사람들에게 들려줄 계획입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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