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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영상을 더 생생하게 만드는 'HDR' 기술

김태우

[IT동아 김태우 기자] 그동안 TV 제조사는 화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해상도를 키우는 방식을 사용해 왔다. 더 많은 화소를 화면에 넣어 더 선명한 화면을 만들어 온 것. 하지만 이 방법은 자연의 빛과 색을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 한다. 그래서 최근 4K 시대로 넘어가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기술이 'HDR'이다.

HDR은 무엇?

HDR은 High Dynamic Range의 약자다. HDR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알아두어야 할 용어는 다이나믹 레인지(Dynamic Range)다. 다이나믹 레인지는 음향 쪽에서 사용하던 용어로 스피커에서 나오는 가장 큰 음과 가장 작은 음의 차이를 db(데시벨)로 나타낸 것이다. 이것이 사진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가장 어두운 영역과 가장 밝은 영역, 즉 표현할 수 있는 명암의 범위로 쓰이고 있다.

HDR은 이런 명암의 범위를 확대한 것을 말한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보면, 그늘에 서 있는 사람이 잘 보이도록 밝기를 맞춰 사진을 찍으면 하늘이 희뿌옇게 나오고, 하늘의 구름이 선명하게 나오도록 밝기를 조절하면 그늘에 서 있는 사람이 깜깜해서 보이지 않게 된다. 이럴 때 같은 장면을 밝기만 바꿔 여러 장 찍은 후 이를 합성해 그늘도 하늘도 모두 선명하게 만들어 내는 사진이 HDR이다. 더 넓은 범위의 빛을 사진에 담아낸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제공되는 'HDR 촬영'이 바로 이 기술을 사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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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브라운관 TV 시대에는 기술적 한계로 100니트가 넘는 자연의 빛은 표현할 수 없었다. TV 업계는 이를 '스탠더드 다이내믹 레인지(SDR)'라는 표준으로 사용해 왔다. 인간의 눈은 0니트(암흑)에서 4만 니트까지 풍경의 밝기를 볼 수 있는데, 고작 100니트밖에 되지 않으니 무척 초라한 수준이다. 1니트는 촛불 한 개 밝기다.

영상에서 HDR은 100니트를 넘어 빛의 범위를 확 늘리는 기술이다. 현재 HDR10과 돌비비전이 표준 규격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HDR10 vs. 돌비비전

이 둘은 세부적인 기술 규격에서 조금씩 차이가 난다. HDR10은 오픈소스에 바탕을 두고 있어 제조사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색 심도는 10비트를 지원하며, 최대 밝기는 1000니트다.

이에 비해 돌비비전은 자체 구동칩과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제조사가 돌비비전을 도입하려면 로열티를 내야 하기때문에 TV 단가가 올라가게 된다. 색 심도는 12비트를 지원하며, 최대 밝기는 1만 니트다.

전문가들은 두 기술에 대해 화질을 논할 만큼 차이는 거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오픈소스를 내세운 HDR10은 여러 제조사가 이미 도입한 상태인데, 최근 돌비는 넷플릭스, 아마존 등 스트리밍 업체와 영화사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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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비트, 12비트

앞에서 색 심도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HDR10은 10비트, 돌비비전은 12비트를 지원한다. 디스플레이는 Red/Green/Blue 3가지 서브 픽셀의 조합에 의해 색을 표현한다. 그리고 이 서브 픽셀들은 표현할 수 있는 색의 범위가 있다. 이를 색 심도(Color depth)라고 하고 비트(bit) 수로 표현한다.

10비트는 1024단계의 명암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기존 8비트 패널이 256단계였으니 엄청나게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영상에서 계단 현상 또는 무지개 현상이 거의 사라지게 된다. 매끄러운 색 표현을 볼 수 있는 것이다.

hdr▲ 이미지 출처=LG디스플레이 블로그

표현할 수 있는 색은 8비트가 1677만 7216색이었다면, 10비트는 10억 7374만 1824색이나 된다. 8비트를 흔히 트루 컬러라고 불러왔다.

HDR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패널이 10비트를 지원해야 한다. 아직 디스플레이는 8비트가 대부분이지만, 서서히 10비트 패널을 적용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HDR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10비트 패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직 12비트를 지원하는 패널은 없다. HDR10이 10비트만 지원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돌비는 앞으로의 기술 발전을 고려해 12비트 지원을 하고 있지만, 현재로써는 의미 없다고 할 수 있다.

최대 밝기

밝기의 수준은 1000니트로 올라갔다. SDR에서 100니트였으니 100배는 확장한 셈이다. 사실 1000니트 패널도 나오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HDR에 대응해 밝기가 높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12비트, 1만 니트 정도는 되어야 진정한 HDR을 맛볼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돌비비전은 1만 니트를 지원하고 있지만, 12비트와 마찬가지로 향후 기술 발전을 고려해 규격을 정해 놓은 탓에 지금은 체감할 수 없다.

HDR 생태계

HDR을 이용하려면, 현재로서는 10비트 패널 채용과 1000니트의 밝기가 기본이다. 작년, 올해 나온 국내 제조사의 4K TV들은 HDR10, 돌비비전을 이미 적용한 모델들이 있다. 제품에 따라서는 HDR10과 돌비비전 모두를 지원하는 것도 있다. 4K TV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헐리웃 영화사들은 작년부터 HDR을 적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최근 KT는 자사의 IPTV 서비스인 올레 tv에 HDR 콘텐츠 제공 계획을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이미 HDR을 지원하고 있다.  서서히 HDR 생태계는 만들어 지고 있는 셈이다. 아직 HDR10과 돌비비전이 표준을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4K 시장서 HDR 지원은 대세라 할 수 있다. 방송 쪽의 HDR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2017년이 되면, 표준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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