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자로 시작해 중국 진출 도우미로, (주)ICB 유재석 CP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16년 7월 20일(수), 기자와는 영 어울리지 않는 서울 홍대 인근에서 (주)ICB의 유재석 CP를 만났다. ICB는 'Alipay(알리페이)'와 'Cainiao(차이니아오)'의 한국 공식 파트너사. 특히, ICB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자결제서비스 알리페이와 알리바바 그룹의 물류 서비스 차이니아오, 그리고 알리바바 그룹의 B2B 전자상거래 플랫폼 'Alibaba.com(알리바바닷컴)' 등을 연계해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결제와 물류 시스템, 마케팅 등을 더한 토탈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7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다. 지난 2014년, 나스닥 상장 하루 만에 공모가 68달러에서 38.07% 오른 93.89달러에 거래를 마쳐, 시가총액 2,314억 달러로 글로벌 IT 기업 중 애플(6,090억 달러)과 구글(4,0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870억 달러)에 이은 4번째 기업으로 선정, 수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2014년 9월 기준).

알리바바 그룹 로고
알리바바 그룹 로고

2015년 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절 기간에 세운 매출 기록도 빼놓을 수 없다. 912억 위안, 한화 약 16조 6,000억 원이라는 매출액을, 알리바바는 단 하루에 세웠다. 매일 1억 명이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알리바바를 찾고, 중국 국내 소포의 70%가 알리바바 관련 회사를 통해 거래한다. 글로벌 IT 시장에서 알리바바는 어느새 빼놓을 수 없는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것. 때문에 알리바바의 결제, 물류, 마케팅 등을 대행하려는 국내 기업의 경쟁은 상당히 치열한데, ICB가 이를 전담하고 있는 것.

IT기자에서 ICB CP까지

IT동아: 유재석 기자 아니, 이제는 유재석 CP라고 불러야 하나. 얼마 전까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서 열심히 IT 기업을 취재하던 모습을 기억하는데, 이렇게 만나니 어색하고 신선하고… 그렇다(웃음).

유재석 CP(이하 유 CP): 아니다. 선배가 이렇게 말하니 뭔가 정말 어색하다(웃음).

IT동아: 예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람끼리 이렇게 마주 앉아 인터뷰를 진행하다니. 정말… 어색하고 좋다(웃음). 거두절미하고, 일단 자기소개 좀 부탁한다.

(주)ICB 글로벌사업부 유재석
CP
(주)ICB 글로벌사업부 유재석 CP

유 CP: 선배도 아시다시피 불과 얼마 전까지 기자로 일하다가 백수 생활을 이제 막 청산했다(웃음). 처음 기자 생활을 시작한 것은 2010년 8월이었다. 머니투데이에 인턴으로 입사했고, 당시 곱등이에 기생하는 연가시 기사를 작성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후, 같은해 12월 이데일리TV 인턴으로 옮겼다. 작가, 리포터, 조연출 등… 약 1년 동안 정말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정식으로 기자로 일을 시작한 것은 2011년 4월, 아시아투데이였다. 당시에는 IT가 아닌 영화쪽 담당이었다. 그리고 내부에서 부서를 옮겨 IT 내근직으로 발령받았고, 개인적으로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던 '빅데이터' 관련 기사를 많이 작성했다. 이때 당시 데스크를 통해 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편집장이었던 도안구 선배를 만났다. 이후 2013년 9월경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프트뱅크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투자를 결정하게 되면서 도안구 편집장과 함께 스타팅 멤버로 합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서는 약 1년 10개월 정도 일했다.

하지만, IT 업계라면 모두가 아시다시피, 마이크로소프트웨어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휴간'을 하게 되었다. 이후 중국의 소식을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전하는 뉴미디어 '모비인사이드'에서 잠시 일을 하다가 지금의 ICB에 합류하게 되었다.

ICB, 알리페이의 공식 파트너?

IT동아: ICB. 생소하다. 기자도 IT 업계에서 약 9년 동안 일했는데, 어떤 업체인지 잘 모르는 상태다. ICB는 어떤 기업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유 CP: ICB는 알리바바 전자결제서비스, 알리페이의 공식 에이전트다. 알리페이의 국내 업무를 대행하는, 공식 파트너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리고 알리바바의 물류 자회사 차이니아오와 알리바바 B2B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닷컴 등의 업무도 대행한다. 사실 좀 많이 복합하다(웃음). 이제 일을 시작한지 약 1달 정도로 아직 업무를 열심히 파악하는 단계다.

알리페이 파트너로서 하는 일은, 예를 들면, 한국에서 중국으로 제품을 판매하거나, 중국 관광객인 요우커에게 제품을 판매할 때, 알리페이 전자결제 시스템을 소개하는 일을 담당한다. 명동 등 요우커가 많이 방문하는 매점에 알리페이 POS(Point Of Sales, 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를 설치하고 싶을 때, 해당 업무를 ICB가 담당한다.

차이니아오 파트너로서 하는 일은 물류 대행이다. 알리페이로 이용할 수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해외직구몰로 'Tmall(티몰)'이 있다. 티몰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서비스가 잘 제공되어야 하는데, 이를 ICB가 돕는다. 중국에서 A라는 구매자가 티몰을 통해 한국의 제품을 구매하면, 해당 제품을 중국 내 구매자의 집 앞까지 잘 배송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물류 배송 시스템을 차이니아오가 담당하는데, ICB는 한국의 제품을 중국까지 항공으로 운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주)ICB가 담당하는 차이니아오 업무
(주)ICB가 담당하는 차이니아오 업무

알리바바닷컴의 파트너로서 하는 일은, GGS(Global Gold Supplier) 서비스 가입을 대행한다. GGS는 알리바바닷컴 플랫폼의 무료회원(Free Membership)에 부가 혜택을 더한 프리미엄 회원 서비스다. 무료회원 보다 더 많은 인콰이어리(구매 문의)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맞춤형 웹사이트 제작, 전용 트레이닝 프로그램, 고객지원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일반인들은 잘 모를 수 있다. 사실, 일반인들은 알리바바닷컴과 같은 B2B 거래 플랫폼을 알 필요도 없다(웃음). 기업과 기업간 거래(바이어와 셀러)를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유료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제와 물류는 결국 연결될 수밖에 없다. ICB도 처음에는 알리페이의 파트너사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자연스럽게 알리바바와 함께하는 영역이 넓어진 셈이다. 아, 차이니아오는 컴맹을 뜻하는 중국어다. 기존에 물류업을 하던 사람들이 IT를 몰라도, 전자상거래과 연계할 수 있는 관련 물류 사업을 전부 제공해주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주)ICB가 제공하는 마케팅 토탈
솔루션
(주)ICB가 제공하는 마케팅 토탈 솔루션

IT동아: 어떻게 하다가 ICB와 연결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유 CP: 마이크소프트웨어가 휴간을 결정하기 얼마 전부터, 월급이 나오질 않았다(웃음). 어쩌나. 열심히 구직 활동을 시작했다. 아 물론, 최근 밀린 월급과 퇴직금은 전부 다 받았다.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웃음).

그 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다. '기자 생활을 계속 하다가는, 돈을 벌지 못하겠구나'라고. 사실 기자로 처음 일할 때부터 원래 중국 관련 일을 하고 싶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약 1년 동안 상해에서 교환 학생으로 일할 때도,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현지에서 (어떤 일이든) 계속하고 싶었다. 마침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휴간을 결정하고 된 뒤부터, 이 때 생각을 많이 했다. 중국 관련 업체에서 일하고 있던 지인은 이런 조언을 했다. "기자 생활을 계속 하면서 중국 관련 일은 많이 하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네 중국어는 비즈니스할 수 있는 수준도 못 된다"라고. 마친 국내에 있는 몇몇 중국 업체에서 일하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많이 고민했다. 정말 많이 고민했다.

(주)ICB 글로벌사업부 유재석
CP
(주)ICB 글로벌사업부 유재석 CP

중국과 관련된 일, 기자 이전에 가졌던 바람

IT동아: 그리고 선택한 것이 ICB였던 것인가.

유 CP: 지난 2015년 5월이었다. 알리바바의 CEO 마윈이 방한하는 자리에 있었는데, 당시 마윈이 "알리바바와 함께하고 있는 한국 IT 기업이 있다"라고 통역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나중에 다시 확인했을 때는 그렇게 말한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본인은 현장에서 분명 그렇게 들었다(웃음). '함께하는 한국 IT 기업이 있다고? 그게 어디지?' 열심히 찾았다.

그렇게 ICB를 소개하는 기사를 작성하게 됐다. 당시 ICB와 연관이 있던 모 e커머스 중국 총괄 담당이 ICB를 연결시켜 줬다. 그리고… 그렇게 ICB에 합류하게 됐다(웃음). 현재는 유재석 IT 기자가 아닌, ICB의 글로벌사업부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열심히 일을 배우고 있는 단계고, 이제는 기사가 아닌 보고서와 씨름하면서.

아, 그렇다고 과거 기자로 일하며 쌓았던 경험을 모두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사내에서 미모(?)가 출중한 김미림 사원과 페이스북 라이브를 촬영하고 있다. 중국의 IT 트렌드와 간단한 중국어를 소개하는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이다.

유재석의 차이나와바리 페이스북 라이브
유재석의 차이나와바리 페이스북 라이브

IT동아: 알고 있다. 첫 라이브 방송 때부터 잘 보고 있다. 하필 과거 상사였던 도안구 선배의 페이스북 라이브 '도라이브'와 같은 시간에 방송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재석 CP의 얼굴보다 김미림 사원의 모습에 많은 남성 지인들이 시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웃음). ICB에서 1달 지났다. 열심히 일을 배우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요즘 뭐 하고 있나.

유 CP: 페이스북 라이브 '유재석의 차이나와바리'를 방송한다(웃음). 그리고 ICB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을 많이 배우고 있다. 과거 기자로 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팩트'였다. '기자의 책임은 팩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ICB에서는 팩트 확인 이후를 봐야 했다. 기사는 팩트를 확인하고 이를 전달해야 하지만, 여기의 보고서는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팩트 이후를 확인해야 하는 콘텐츠여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하나씩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사실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제 알아 가는 단계다(웃음). 과거 기자로서 분석하고 알고 있던 'e커머스'를 실제 배우고 있다. 그저 머리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결제와 물류의 연관성을, ICB로 합류하면서 또 다른 이면을 알게 됐다. 아, 중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고.

(주)ICB 글로벌사업부 유재석 CP
(주)ICB 글로벌사업부 유재석 CP

과거 유 기자, 현재의 유 CP와 인터뷰는 약 1시간 정도 진행했다. 결국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스스로 길을 냈다. 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편집장이었던 도안구 선배는 후배 유재석 기자에게 이렇게 전했다. "미래를 찾아서 잘 갔다. 화이팅"이라고.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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