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은 유튜브, 전자책은 한컴 위퍼블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한컴커뮤니케이션이 누구나 손쉽게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 '위퍼블(https://www.wepubl.com/)'을 공개했다. 위퍼블은 기존 전자책 프로그램처럼 PC에 설치해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웹 표준을 지키는 웹 브라우저와 인터넷만 있으면 PC,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모든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컴 위퍼블
한컴 위퍼블

한컴커뮤니케이션?

한컴커뮤니케이션은 넷피스24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분사한 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다. 설치용 프로그램 위주로 돌아가는 기존 한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넷피스24 등 설치가 필요없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넷피스24는 플랫폼에 관계없이 웹에서 한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문서를 편집할 수 있는 문서작성 웹앱 '씽크프리 웹오피스', PC에 설치해서 이용하는 문서작성 프로그램 '한컴오피스 네오', 이미지 편집도구 '이지포토3 VP', 클라우드 저장소 '씽크프리 드라이브' 등을 월정액의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위퍼블은 어떤 서비스?

위퍼블은 웹 브라우저 상에서 전자책을 만들고, 이렇게 만든 전자책을 배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컴이 개발한 PC용 전자책 제작도구 '에디펍'의 기능을 플랫폼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SaaS)를 통해 제공한다. 위퍼블을 활용하면 PC,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모든 플랫폼에서 전자책을 만들 수 있고, 읽을 수 있다. 또 이렇게 만들거나 읽은 전자책을 다른 이들에게 손쉽고 공유할 수 있다.

위퍼블은 ePUB 3.0을 기반의 전자책 제작도구 '위퍼블 오써(Author)', 제작한 전자책을 작가가 관리하고 배포할 수 있는 도구 '위퍼블 클라우드', 배포한 책을 읽을 수 있는 전자책 뷰어 앱 '위퍼블 뷰어' 등 3가지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

위퍼블 오써는 텍스트 중심의 전자책부터 그래픽,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요소를 삽입한 인터랙티브 전자책까지 모든 형태의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다. PC에 설치해서 이용하는 설치형 전자책 제작도구다. WYSIWYG(위지윅; What You See Is What You Get) 인터페이스를 채택해 MS 파워포인트와 유사한 감각으로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다. 위퍼블 오써의 기능은 (한컴의 자체평가에 따르면) 애플의 전자책 제작도구 아이북 오써의 80~90% 수준이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아이북 오써와 대등한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한컴 관계자는 약속했다.

위퍼블 오써
위퍼블 오써
<위퍼블 오써>

위퍼블 클라우드는 전자책 관리/공유 클라우드 서비스다. 위퍼블 오써로 제작한 전자책을 웹에 올린 후 이를 타인과 공유할 수 있다. 유튜브 동영상처럼 URL을 활용해 전자책을 SNS나 홈페이지 등 각종 커뮤니티에 게재할 수 있다. 사용자가 따로 위퍼블 홈페이지에 접속하지 않아도 해당 게시판에서 전자책 속 콘텐츠를 모두 읽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 위퍼블 클라우드는 홈페이지에 가입만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위퍼블 클라우드
위퍼블 클라우드
<위퍼블 클라우드>

위퍼블 뷰어는 안드로이드, iOS 등에서 위퍼블 클라우드에 올라온 전자책을 보다 손쉽게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모바일 앱이다.

위퍼블 뷰어
위퍼블 뷰어
<위퍼블 뷰어>

위퍼블의 목표

한컴커뮤니케이션은 지난 5년간 수십 억 원을 전자책 관련 사업에 투자해왔다. 지난 2010년부터 한컴이 직접 전자책 사업을 진행했다. 2년 동안 40여종의 앱북을 제작했다. 앱북은 제작 비용은 많이 들어가지만, 잘 팔리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인터넷서점 YES24와 협력해 전자책 서비스 크레마를 구축하는 SI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사가 많고 개발 비용이 높아 관련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마지막으로 전자책 제작도구인 '에디펍 패키지'를 개발하고 판매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설치형 전자책 제작도구의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판매를 포기했다. 마지막으로 한컴이 눈을 돌린 곳이 바로 클라우드다. 에디펍 패키지를 SaaS(소프트웨어 서비스) 형태로 인터넷에서 제공하고, 전자책을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바로 위퍼블이다.

종이책 사업은 전 세계 시장규모가 2012년부터 연평균 2.3%씩 감소하고 있지만, 전자책 사업은 2012년부터 연평균 30.3%씩 늘어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자책 시장이 국내에서만큼은 부진한 것이 현실. 한컴커뮤니케이션은 이 이유를 국내 시장의 협소함에서 찾았다. 콘텐츠 시장이 자생력을 확보하려면 최소 1억 명 이상의 인구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한국 내수시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위퍼블은 조금 특수한 시장을 공략한다. 일반 사용자와 출판사 대신 기업(관공서 포함)과 인디, 개인창작자가 목표다. 한컴커뮤니케이션은 위퍼블을 통해 기업과 관공서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정기간행물 등을 발행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할 것이고, 일반 출판사보다 훨씬 높은 수익 배분을 바탕으로 인디, 개인창작자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킬 계획이다.

위퍼블은 기본적으로 전자책 10권까지는 무료로 제작하고 배포할 수 있다. 그 이상을 제작할 경우 전자책 가격의 10%만 수수료로 받는다. 만약 모든 전자책을 무료로 공개할 경우에는 수수료가 전혀 없다. 기업과 관공서가 위퍼블을 이용하고 싶다면 한컴커뮤니케이션에 문의해야 한다. 위퍼블로 제작한 전자책은 DRM(디지털저작권보호장치)을 넣지 않아도 되며, 모든 사용자에게 공개할 수도 있고 특정 인원에게만 공개할 수도 있다.

고성서 한컴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위퍼블은 아마존, 아이북스 같은 온라인 서점이 아닌, 유튜브같은 콘텐츠 배포 플랫폼에 더 가깝다"며, "유튜브가 동영상 확산의 기폭제가 되었듯, 위퍼블이 국내 전자책 콘텐츠 확산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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