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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국내 진출] 2. 넷플릭스의 국내 성공 가능성은?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첫 번째 기사를 통해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의 글로벌 최강자인 넷플릭스(Netflix)가 어떤 회사인지 살펴봤다. 이번 기사에서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상륙할 경우의 성공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넷플릭스<넷플릭스의 로고>

한국 특유의 우수한 인터넷 및 하드웨어 인프라가 매력적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여기는 부분은 뭘까. 바로 세계 최고수준에 달한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다. 올해 초 아카마이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인터넷 평균 접속 속도는 25.3Mbps로, 세계 평균인 4.5Mbps의 5배 이상에 달한다. 초고속 인터넷 회선의 보급률 역시 96%로, 세계 평균인 60%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이렇게 훌륭한 인터넷 인프라가 넷플릭스의 차세대 먹거리인 4K UHD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테스트베드(실험장소)가 되어줄 수 있다. 한국에서 먼저 고품질 동영상 스트리밍의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향후 전세계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 역시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와 수준 높은 콘텐츠 소비 방식으로 단연 독보적인 시장이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넷플릭스의 서비스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영화나 TV 콘텐츠를 마음껏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러한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터넷 인프라 외에도 넷플릭스의 성공가능성을 높여주는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한국 시장 자체의 특성이다. 한국 사용자는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적응 속도가 빠른 편이다. 또한 해외에서 화제가 된 상품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제품까지도 해외 쇼핑몰을 통해 직접 구매하는 이른바 '직구' 시장이 작년 한 해에만 2조원 규모를 넘은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PC나 셋톱박스, 태블릿, 스마트폰, 스마트TV와 같이 넷플릭스 서비스의 근간이 될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의 보급률이 매우 높은 것도 넷플릭스 입장에서 매력적이다. 넷플릭스는 기기를 보급하지 않는다. 단지 앱과 서비스만 제공할 뿐이다. 넷플릭스 앱을 설치할 수 있는 기기가 많이 보급되어 있을 수록 넷플릭스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국 시장에 특화된 콘텐츠 확보 여부가 관건

다만, 단순히 이런 주변 상황만 가지고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맞는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이전 기사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 등으로 대표되는 자사만의 독자 콘텐츠를 통해 큰 호응을 얻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북미 지향 콘텐츠만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연히 한국 사용자의 입맛에 어울리는, 그리고 다른 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는 넷플릭스만의 한국 특화 콘텐츠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다는 건 이미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초기 상황을 봐도 알 수 있다. 종편 업체들은 개국 초기부터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 대작 드라마를 비롯한 독자 콘텐츠를 다수 투입했으며 이러한 콘텐츠의 배포는 케이블이나 IPTV와 같이 기존에 충분히 보급된 플랫폼을 이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넷플릭스가 아무리 글로벌 강자라고 하더라도 한국이라는 제한적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종편 이상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할지는 의문이다.

기존 방송 사업자들의 텃세와 망 중립성 문제 극복해야

게다가 한국 유료방송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케이블TV 및 IPTV, 위성TV 등은 실시간 방송뿐 아니라 VOD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데다, TV 외에도 PC나 모바일 기기 등의 다양한 플랫폼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힌 상태다. 이런 틈 속에서 넷플릭스가 자사만의 색깔을 강조한다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한국 방송 사업자들의 텃세 역시 넷플릭스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금은 한국 시장에서 그나마 본 괘도에 올랐다는 IPTV나 위성방송 역시 진입 초기에 엄청난 고초를 겪은 바 있다. 공중파와 케이블TV 업체들의 텃세 때문에 인기 채널과 콘텐츠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망 중립성 논란도 피할 수 없다. 인터넷 망 사업자(이통통신 3사)가 '넷플릭스가 지나치게 심한 트래픽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넷플릭스에 일정 수준의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최악의 경우엔 넷플릭스 접속 자체를 차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2012년, KT는 망 중립성 문제를 이유로 삼성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을 강행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망 중립성 문제뿐 아니라 자사의 유료방송 시장을 지키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이용될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 망 사업자인 KT나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은 유료 방송 사업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국내 인터넷 망 사업자와 손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망 사업자와 분쟁을 일으켜서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은 이미 미국에서 신나게 체험했으니 말이다. 

넷플릭스는 매우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업체임이 분명하다.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상당한 선전을 할 가능성도 높다. 다만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한국 시장의 특수성 및 기존 사업자와의 갈등, 그리고 망 중립성 문제 등으로 인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한국 공략에 대한 넷플릭스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넷플릭스 국내 진출] 1. 넷플릭스는 어떤 회사인가? - http://it.donga.com/22339/

[넷플릭스 국내 진출] 2. 넷플릭스의 국내 성공 가능성은? - http://it.donga.com/22340/

[넷플릭스 국내 진출] 3. 미리 써본 넷플릭스 - http://it.donga.com/22341/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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