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5) - 핀테크, 왜 중요한가?
[IT동아]
이전 연재:
[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1) 핀테크, 나도 알아야 해? - http://it.donga.com/21142/
[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2) 핀테크는 15년 전부터 있었다? - http://it.donga.com/21213/
[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3) 핀테크는 '지킬박사와 하이드'다? - http://it.donga.com/21299/
[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4-1) 알아두면 모두에게 유용한 핀테크 서비스는? - http://it.donga.com/21483/
[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4-2) 알아두면 모두에게 유용한 핀테크 서비스는? - http://it.donga.com/21653/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알아야 하는 중요한 정보가 꽤 있다. 반면 평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데, 사업적 측면에서 논의되어 우리들 소비자의 구매를 강요하는 것들도 있다. 이 연재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핀테크가 우리에게 왜 중요한가?'다. 단순히 금융 혹은 전자금융의 연장이라면 시대 흐름에 따른 하나의 산업 분류로 인식하면 되지만, 연재 초기에 말했던 것처럼 핀테크는 그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단언컨대, 핀테크는 그저 알면 좋은 정보가 아니라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핵심 정보다.
소비자가 아닌 수익을 올려야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 핀테크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사업 가능성이 높아 돈이 될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핀테크 관련 사업은 금융 선진국(미국, 영국 등)뿐 아니라 신흥 시장에서도 무한한 사업 기회를 보여주며, 향후 더욱 크게 성장할 가능성도 지니고 있다. 돈이 되는 신규 사업 기회를 잡아야 하는 숙명의 자본주의는 속성 상 당연히 관심을 쏠릴 수 밖에 없다. 전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고 여러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우리나라 역시 금융 관련 사업에 보수적 입장을 보이는 정부도 핀테크 사업 성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참고로 정부는 최근 들어 금융 관련 정책에 있어 유연함을 보이고 있다. 반드시 은행을 방문해야 개설할 수 있었던 금융/증권 계좌를, 방문 없이 비대면 실명 방식으로 가능토록 허용할 예정이다(은행은 12월 내, 증권사는 내년 3월 내). 인터넷 전문 은행에 대해서도 금년 중 이를 허용할 것이라 밝혔다.
이상의 내용은 산업의 관점에서 본 핀테크의 중요성이고, 이제 개인 사용자에게 있어 핀테크가 왜 중요한지 알아보자. 결론부터 얘기하면, 핀테크 서비스가 사업자뿐 아니라 사용자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지출은 줄이고 수입은 늘릴 수 있으며, 보유한 돈을 좀더 잘 굴릴 수 있다. 핀테크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각각의 사용자에게 큰 도움이 되는 서비스라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즉 핀테크는 사용자에게도 '돈이 된다'.
예를 들어, 은행의 여러 가지 수익 사업 중 '예대마진'이라는 게 있다. 예대마진은 예금이자율과 대출이자율의 차이를 말하는데, 은행이 대출해주면서 받는 대출 금리와 투자한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예금/적금 등의 상품 이자 간의 차이로 인해 발생되는 이익을 말한다. 예대마진 관련 사업은 허가를 받는 금융권 사업자만이 할 수 있었으나, 핀테크를 통해서는 예대마진을 위한 대출, 투자의 연계 사업을 크라우드 대출이나 P2P 대출(개인간 대출) 등의 형태로 좀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핀테크 사업자는 기존 은행 같이 지점이나 직원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고정 비용이 훨씬 적다. 때문에 투자자에게는 좀더 높은 금리의 이익을, 대출자에게는 기존 금융권 내 신용 체계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금액과 합리적인 금리의 혜택을 줄 수 있다. 다시 말해, 대형 금융 기관에 종속되어 있던 산업의 중심이 핀테크를 통해 대중인 사용자에게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핀테크 사업자에 대한 합리적 테두리 내의 책임 소재는 명확히 해야 한다. 다만 이는 기존의 금융권과는 차별화 돼야 한다.
이와 함께, 자산 관리에 있어서도 핀테크는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준다. 이전 연재에서 언급한 국내외 핀테크 서비스 중 자산 관리 역할을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우 빅데이터 기술이나 인공지능(AI) 기술 등과 접목되면서 금융 자산 관리 관련 부분이 더더욱 고도화될 것이다. 기존 금융권의 자산 관리는 그 관리자의 능력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고, 개인 관리 및 투자 성향에 대한 것도 기본 설문에 의지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사용자 자신이 금융 관련 준전문가 수준이 돼야 했는데, 핀테크 서비스에 자산 관리가 들어오면서 이전까지와는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금융 서비스 비용 체계의 변화도 예상할 수 있다. 핀테크 서비스는 기존 금융 서비스의 비용 구조에 큰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존 금융권 서비스에 비해 획기적인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송금이나 이체 등에 들어가는 수수료 등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해외 송금 비용과 관련해 '트랜스퍼와이즈'라는 해외 핀테스 서비스를 예로 들면, 트랜스퍼와이즈는 해외 송금 수수료를 기존 금융사의 1/10 수준으로 내린 비용혁신적 핀테크 서비스다.
이와 같은 간편 이체 서비스를 통해 기존 은행이 정해 놓은 비용보다 저렴하게 금융 거래를 처리할 수 있으며, 물건을 구매하며 이유도 모르고 지불했던 결제수수료가 혜택으로 돌아오게 된다. 또한 투자한 금융 상품의 수익 중 금융사에게 납부하던 수수료도 아주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아지게 될 것이다.
참고로 이러한 비용 절감 및 효율성에 있어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는 게 이른 바 '온라인 전문 은행'이다. 온라인 전문(전업) 은행은 쉽게 말해, 점포 없는 은행이다. 핀테크의 많은 부분을 이 온라인 전문 은행이 커버하게 된다. 금융 당국은 올해 내 온라인 전문 은행을 허용한다는 발표했다.
흔히들 '정보는 곧 힘이고 권력'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한 정보를 유통하는 역할을 하는 게 미디어다. 미디어 저널리즘은 누군가에게 힘이고 권력이 될 수 있는 정보가 왜곡되지 않은 상태로 좀더 많은 이들에게 공평하게 유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힘을 가진 이들이 먼저 그 정보를 취한 뒤 그를 통해 더 큰 힘을 얻게 됐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정보의 대칭성을 제공하는데 도움이 된 것이 바로 '인터넷'을 통한 정보 유통이다. 인터넷의 핵심 가치는 사용자의 가치 공유이며, 이는 미디어의 정보 공유라는 속성과 잘 맞아 떨어지면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핀테크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메시지도 이와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미디어의 유통이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한 것처럼, 핀테크는 현실의 불합리함을 대폭 개선할 것이다. 핀테크 서비스는 제도권 안에서 특정 집단에게만 적용되던 불합리한 이익의 장벽을 없애고, 궁극적으로 자본주의 속성이 지니고 있는 부의 쏠림 현상을 완화할 근본적 가능성을 품고 있다. 또한 핀테크는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시장 경제 내 돈의 비대칭을 해결해 줄 수 있다. 아니, 분명 핀테크는 IT와의 융합을 통해 금융이라는 기존 울타리를 벗어 나면서 그 비대칭성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 국내에도 좋은 핀테크 서비스가 등장하고, 우리가 그 서비스를 제대로 알면 알수록 결국 우리에게 큰 이익을 안겨 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글 / 목승환 (mlsh8318@naver.com)
현 티에이네트웍스(TA Networks, http://tanetworks.com) 총괄 임원 및 나무앤 대표이사.
티 에이네트웍스는 10년 이상 금융 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하고 있는 핀테크 관련 전문 기업이며, 최근 비대면 인증 서비스와 약정 할인 서비스 등을 제공. 필자는 신사업 부분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2000년 초반부터 핀테크 관련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