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4-1) 알아두면 모두에게 유용한 핀테크 서비스는?
[IT동아]
이전 연재:
[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1) 핀테크, 나도 알아야 해? - http://it.donga.com/21142/
[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2) 핀테크는 15년 전부터 있었다? - http://it.donga.com/21213/
[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3) 핀테크는 '지킬박사와 하이드'다? - http://it.donga.com/21299/
지난 연재까지 우리는 핀테크가 무엇이고, 예전에는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의미가 있었는지, 그리고 현재 핀테크라는 형태의 사업적/사회적 관점에서 그 양면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에 이번에는 예전에 유사 서비스로부터 진화한 핀테크 업체 혹은 새로 창조되어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업체, 즉 핀테크의 현재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국내외 업체들을 소개한다. 단 핀테크의 범주와 중요성이 높아 보이는 서비스 위주로 언급한다.
만약 핀테크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해외 핀테크 서비스 사례를 보며 국내 서비스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을 테고, 관심 없는 독자라면 자신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좋은 핀테크 서비스를 알게 되리라 예상한다. 이제부터 언급할 핀테크 서비스는 다음 기준에 부합할 경우에 한해 선정했다.
즉, 핀테크 사업이라는 큰 틀에서 3가지 기준인,
1. 현재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거나 흥미를 가지고 있는 서비스
2. 기존 금융 혹은 전자 금융 산업과는 다른 형태를 제공하는 서비스
3. 일반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거나 머지 않아 되리라 예상되는 서비스 등이다.
정리하면, 대중성이 있어야 하고 핀테크 정의에 부합해야 하며, 결정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야 한다. 꼼꼼히 체크해 선정했지만, 혹여 위 기준에 맞는데도 언급되지 않은 서비스가 있다면 필자에게 연락해 주길 당부한다(아래 이메일 주소 참고).
현재 핀테크 산업이 역동적으로 커지고 있는 국가는 영국, 미국, 중국 등으로 이 분야의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중국의 신흥 IT부호인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애플 아이폰 등에서 결제가 가능한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폰에서 적용되는 '구글 월렛', 새로 등장한 다크호스인 'MS 페이', 신개념 디저털 화폐인 '비트코인' 등이 언론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상태다. 핀테크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국제 송금과 관련된 '트랜스퍼와이즈'나 아프리카 모바일 금융의 혁신으로 불리는 'M-PESA' 정도를 들어 봤을 것이다. 순서 없이 생각나는 대로 설명한다.
'부담 없이 외국으로 송금한다', P2P 국제송금서비스 - 트랜스퍼와이즈
위 사진은 얼마 전 뉴욕에 미국 법인을 낸 트랜스퍼와이즈 직원들이 옷을 벗고 뛰어다니는 사진으로, 기존 금융권의 국제 송금 수수료의 거품을 벗겠다는 의미로 벌인 이벤트다. 아마도 이 이벤트가 계획된 후에 필사적으로 여기에 매달린 직원들이 꽤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트랜스퍼와이즈는 기존 금융권에서 다른 나라로 송금할 때 몇 % 정도의 송금 수수료를 10분의 1 이하의 저렴한 사준으로(0.5%) 인하한 영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회사다. 외환의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로, 실제로 돈이 송금되는 게 아니라 각 나라에서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형태인데, 쉽게 말해 우리나라의 법규상으로 보면 이른 바 '환치기'에 가깝다. 물론 이는 현행 외국환거래법에 위반되는 불법 행위다.
트랜스퍼와이즈는 기존 금융사들이 제공하는 국내 송금 형태를 서비스로 풀어내어 금융사에게 고수익을 안겨주던 국제 송금 수수료의 일부를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사례다. 각 나라의 규제 상황 등에 따라 환경은 다르지만, 현재까지는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 측면이 더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적 측면으로도 꽤 괄목할 성장을 하고 있으며, 2015년 1월 기준 총 30억 파운드(한화 약 5조 1500억 원)가 송금되고 있으며, 송금 규모도 월 16-20%씩 성장하고 있다. 물론 환치기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처럼 돈세탁이나 각종 세금 탈루 형태로 자금이 움직일 우려도 있지만, 이 서비스의 시작 취지처럼 외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지에게 주기적으로 송금하거나 외국 화폐로 받은 돈을 국제 송금할 때 대단히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몇 가지 제약 사항이나 금액 제한만 적절히 설정한다면 국내에도 도입되기를 바라는 서비스다. 참고로, 트랜스퍼와이즈와 유사한 서비스로 '아지모', '커런시페어', '모니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기존 화폐를 대체하는 가상 디지털 화폐 - 비트코인
사실 현재는 비트코인 열풍이 다소 사그라든 상태라 이를 언급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살아 움직이고 있으므로 비트코인에 대해 알아두면 도움은 된다.
비트코인은 사용자의 인터넷 연결을 토대로 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화폐 혹은 결제 네트워크다. 쉽게 말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 화폐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이버머니가 돈을 기준으로한 일종의 '교환재'라면, 비트코인은 그냥 그 자체로 새로운 '화폐'다. 다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형태이고, 기존 화폐와 달리 결제의 중심이 되는 은행이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사용자 간의 네트워크가 은행을 대체한다. 따라서 기존 은행의 전자결제 시스템과는 완전 다른 체계이며, 비트코인 자체는 암호화된 디지털 화폐라 할 수 있다.
은행 등의 중심 기관을 배제한 비트코인은 은행 보안 인증 시스템 대신 전자서명으로 대체하고 있다. 여기에 개인 키(private key), 공개 키(public key), 해시(hash) 등의 몇 가지 암호화 방식이 적용되는데,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이니 넘어가고, 암튼 비트코인 거래는 디지털 서명된 거래 기록의 누적이다. 모든 거래 기록은 10분 단위로 하나의 블록으로 모아지고, 이 블록이 계속 증가하면서 사슬처럼 연결되며 블록체인(block chain)을 형성한다.
이해가 안 된다면 그냥, 거래된 사항이 계속 누적되는 방식이라 생각하면 된다. 즉 우리가 누구에게 돈을 받고 또 누구에게 줄지, 그 돈으로 무슨 물건을 샀는지 그 기록을 (누구든 볼 수 있도록 또박또박) 디지털 지폐에 기록하는 것이다. 혹자는 비트코인을 단순히 디지털 화폐로만 알고 있는데, 비트코인은 화폐 발행과 환율을 무기로 권력을 유지하던 국가 제도의 근간을 흔들 만큼 파괴력 있는 새로운 시작의 신호탄이며, 핀테크의 근본과도 맞닿아 있다.
비트코인은 기존 화폐와는 다르게,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국경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거래를 지향하며, 기본적인 속성 상 발행량이 제한되어 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에 대한 반응이 예전만 못하지만, 그 중요성 자체는 절대 간과할 수 없다.
(출처 : https://bitcoin.org/en/)
은행이 아닌 사람에게서 대출 받는 P2P 대출 - 랜딩클럽, 온덱
'P2P 대출'이라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가 있다. 즉 기존처럼 은행 등의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는 형태가 아니라, 사람들을 모아서 직접 투자를 하고 대출을 연계하는 형태다. 이와 유사한 방식의 '크라우드 펀딩'이 있지만, P2P 대출로 보면 대표적으로 '랜딩클럽'이 있다. 온라인 대부업으로는 '온덱'이라는 업체도 있다.
P2P 대출 업체는 쉽게 말해 사채 네트워크라 할 수 있는데, 은행만큼 까다롭지 않으면서도 그보다 좋은 금리로 돈을 빌리거나 빌려 줄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 사채업과 다른 건 분산투자 모형을 도입하고(여러 명이 나눠 투자해 위험을 줄임) 신용 등급 산정 시 금융권의 전통적 신용 데이터가 아닌 인터넷 상의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소셜네트워크 활동, 검색 추이, 리뷰 등을 활용하며, 전통적 방식보다 효율적인 경우가 많음이 증명되고 있다.
예상컨대, 이러한 서비스는 우리 실질 생활에 깊게 파고 들 가능성이 높다. 은행이 커버하지 못하는 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투자할 수 있기에 관심도가 높으며, 실질적으로 사업화 진행 시 채무 불이행 등의 위험도 적기 때문이다. 주로 은행들이 커버하지 못하는 금리 범위에서 움직이는데 사람들의 충분한 요구가 있는 서비스라 이미 해외에서는 큰 각광을 받고 있다. 다음 연재에서 다루겠지만, 현재 국내에 새로 생기는 핀테크 업체가 가장 관심 갖는 분야이기도 하다.
P2P 대출을 이야기하면서 전통적인 신용 평가 외에 다른 평가 기준을 적용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신용 평가 방식에 대해 연구하여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업체도 있다. 앞서 P2P 대출 회사인 랜드클럽, 온덱도 그에 속하지만, 신기할 정도로 새로운 기법을 도입한 업체가 하나 있다. 바로 '비주얼 DNA'다.
이 업체는 조금 유별난 방법으로 신용도를 확인하는데, 인터넷 정보를 넘어 설문조사를 통해 개인 신용도를 평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색이 무엇인가요?', '비오는 날에는 어떤 음식이 좋은가요?' 등 사용자의 취향이나 성격, 심리 상태에 대한 질문을 통해 유사한 고객군의 통계치를 활용하여 신용도를 평가한다. 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 평가 방식이 큰 효과를 보이고 있고, 오히려 전통적인 방식을 앞선다는 데이터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심지어 마스터카드는 이 서비스를 도입, 적용했는데 부도율이 기존 대비 20% 가량 낮아졌다고 발표했다(2014년 기준).
비단 이뿐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용자가 인터넷에서 활동한 흔적을 활용한 빅데이터 기법이나 심리적 영역을 잡아낼 수 있는 기법으로 기존 방식보다 훨씬 효과적인 신용 평가 기법이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보고 돈을 제대로 갚을 사람이라 평가하는 게 정확할 수도 있는 것처럼, 핀테크의 신용 평가라는 영역은 분명 기존의 평가 시스템보다 진화한 형태를 보일 것이다.
이외에 소개할 업체나 서비스가 더 있는데 이번 연재에서는 여기까지만 정리하려 한다. 결제 서비스의 경우 조금 더 실생활에 밀접해 있어 알아 두면 쓸모 있을 게 꽤 있다. 따라서 다음 연재에 이어 해외 결제 서비스와 이외 알아 두면 좋은 서비스, 국내 서비스 현황까지 짚어 보기로 한다.
글 / 목승환 (mlsh8318@naver.com)
현 티에이네트웍스(TA Networks, http://tanetworks.com) 총괄 임원 및 나무앤 대표이사.
티 에이네트웍스는 10년 이상 금융 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하고 있는 핀테크 관련 전문 기업이며, 최근 비대면 인증 서비스와 약정 할인 서비스 등을 제공. 필자는 신사업 부분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2000년 초반부터 핀테크 관련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