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자구매시스템은 무엇이며, 성공적 도입은 어떻게?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전자구매시스템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라 대답한다. 일반 대중에게 전자구매시스템은 단순한 물품 구매 활동에 필요한 도구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기업 측면에서 전자구매시스템은 제품 경쟁력을 증진시키고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협력사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주요 수단이며, 구매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가장 기초적인 IT 도구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구매를 하는데, 왜 전자구매시스템이 필요한지 자문해 볼 수 있다.

기업에서의 구매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품을 고르고 장바구니에 넣어 구매 결정 버튼을 클릭하는 단순한 프로세스와 다르다. 예를 들면,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수만 개이며 이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는 수천 개에 이르기 때문이다.

전자구매시스템
전자구매시스템

기업의 구매 부서는 이처럼 많은 협력사와 부품을 관리해야 한다. 이 과정 속에서 산출되는 조달, 재고, 구매 현황, 협력사 등의 정보를 한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며,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전자구매시스템이다.

전자구매시스템 도입의 선두 주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이 두 기업은 1990년대 초반부터 전자구매시스템을 구축하고 구매 비용 절감과 경쟁력을 증진시켜 왔다. 전자구매시스템은 제조 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추세이며, 자동차/전자/조선/철강/유통/서비스/금융/건설/통신 등 전 산업분야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전자구매시스템은 기업의 원가 및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효율적인 구매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업에 널리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며, 기업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마련하기 위한 주요 기업 정보화 사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많은 기업이 전자구매시스템을 도입하여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로 시스템 재구축이라는 문제에 봉착한 기업도 있다. 전자구매시스템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안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꼭 필요한 기능 선택 및 구현에 대한 범위 결정이다. 소위 잘나가는 기업의 전자구매시스템을 그대로 쓰길 원하는 기업이 많다. 하지만 이들 선도 기업에 최고의 시스템을 구축/활용했다고 해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는 모든 기업에 동일한 기능이 모두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각 기업은 구매 업무의 프로세스, 의사결정, 조직, 인력, 구매 품목, 협력사 등 여러 제반 요소가 다르며, 그에 따라 전자구매시스템의 필요한 기능과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업은 보다 효과적인 시스템 구축 및 구현을 위해 산업 분야와 사업 특성에 부합하는 시스템의 기능과 구현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둘째는 사용자의 시스템 기능 활용도 제고를 위한 준비다. 시스템에 수 많은 기능이 있어도, 실제 사용자가 활용하지 않는 기능은 무의미하다. 활용도 증진은 구매의 품목 관리 및 프로세스 수준, 프로세스 단계별 의사결정, 구매 담당자의 역할, 협력사의 수준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고민을 통해 이룰 수 있다. 이는 구매 부서와 IT 부서 그리고 시스템 구축 업체가 함께 협의해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기업은 필요 없는 기능의 조기 인식 및 구축 범위의 실제화를 얻을 것이며, 구축 시간과 투입 금액 효율화의 부수적 효과도 올릴 것이다.

셋째는 인터넷 웹 표준 도입에 대한 의사 결정 이다. 최근 SW 업계는 인터넷 표준인 HTML5 기반의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화두며, 전자구매시스템 또한 글로벌 웹 표준이 반영된 제품이 시장에 출시 됐다. 전자구매시스템 수명 주기가 약 5년임을 고려할 때, 향후 5년을 고려한 기술도입에 대한 검토 및 고려가 필요하다. 기업마다 표준 브라우저 및 버전에 제한을 두고 있긴 하지만, 수백 수천의 협력사는 오히려 다양한 브라우저를 사용 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기술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넷째는 전문 구매 인력 양성 및 투입이다. 전자구매시스템의 구축은 기업의 원가절감을 넘어 경영 효율화 및 이익 구조 개선의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다. 성과를 내는 시스템 마련을 위해 구매 관련 다양한 프로세스를 경험하고 업무 지식을 보유한 전문 인력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 인력은 기업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만들어져야 하며, 다년 간에 걸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육성될 수 있다.

다섯째는 전자구매시스템 구축 사업의 지속 확장이다. 많은 기업이 전자구매시스템 구축 사업을 일회성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업은 시스템에 누적된 구매 정보의 활용해 협력사 평가/차별화 실행, KPI 도출 및 업무효율 향상, 조기경보체계(Early Warning System) 확립 등 시스템의 지속적 확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업은 원가 및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효율적인 구매를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전자구매시스템 도입 성공의 관건은 구매 업무 환경의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받아들이고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시스템 도입 시 앞서 소개한 5가지를 고려 한다면, 구매 효율을 높이는 IT 도구로서의 역할이 충실히 이행할 수 있다. 또한, 구축한 전자구매시스템은 프로세스 표준화, 정보 통합, 빠른 재화의 분배 및 구매 효율성 제고 등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엠로 남덕현 전무

엠로 남덕현 전무
엠로 남덕현 전무

남덕현 전무는 삼성SDS에서 삼성전자의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CIS(Code InformationSystem), IPC(International Procurement Center) 등 구매 및 생산 관련 시스템 구축 업무를 수행했다. 2008년부터 엠로에서 근무하며 대우조선해양 협업관리, 포스코 통합 SRM, KT BIT의 SRM 프로젝트 등에서 PM(Project Manager)을 맡았다.

현재는 엠로 IT사업본부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 및 관리하는 PO(Project Officer)를 맡고 있으며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및 중소기업청의 SW분야 평가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글 / 엠로 남덕현 전무(ndh6913@emro.co.kr)
편집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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