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운드'에 집중하는 LG전자 포터블 스피커, NP7550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사운드와 음질과 관련된 LG전자의 최근 행보는 일반 사용자는 물론 오디오 전문가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미 오래 전부터(금성전자 시절) 오디오 기기를 생산, 판매한 바 있고, 최근 들어 울트라HD 화질에 양질의 사운드를 가미한 TV도 선보였다. 여기에 가정용 홈시어터를 대체할 사운드바를 비롯해, '하만/카돈' 음질 튜닝 기술이 접목된 블루투스 헤드셋, 스마트폰 등의 사운드를 간편하게 출력해 들을 수 있는 스마트 오디오, 여기에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는 포터블(휴대용) 스피커까지 사운드와 음질을 고려한 주력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스마트폰 분야도 이와 마찬가지로, G시리즈에 '가격대 음질비'로 호평 받은 쿼드비트 이어폰을 번들로 제공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LG전자를 사운드와 음향 분야를 선도하는 업체로 부르기엔 아직 이르지만,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들리는 것'에도 본격적으로 챙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시각만큼 중요한 게 청각이니까. 이에 LG전자는 TV에서 '화질'에 집중한 것처럼, 사운드에서 '음질'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얼마 전 출시된 포터블 스피커(NP7550)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아니 들을 수 있다.

'브라더 인 암즈', LG 스피커 소대의 특등 일등병

LG 포터블 스피커는 이름 그대로, 휴대하기 좋게 크기가 작다. 재작년에 본 리뷰어가 리뷰한 LG 무선 스피커(NP3530, http://it.donga.com/16036/)의 후속 모델로, 음질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음향기기가 음질을 강화했으니 군대로 치면, 일등병이 사격 능력을 저격수만큼 높인 격이다. 유명 오디오 기기와 비교해도 음질 면에서 넘어서진 못하더라도 뒤떨어지진 않을 수준으로 들린다.

LG 포터블 스피커 전면
LG 포터블 스피커 전면

크기는... 어디 보자, 깁밥집에서 파는 굵은 '모듬김밥' 한 줄과 얼추 비슷하다(물론 김밥은 원통형이지만). 휴대용, 이동형 스피커답게 크기는 가방 등에 넣어 보관하기 좋다. 다만 무게는 크기에 비해 묵직하다. 사양표에는 약 700g이라 표기돼 있는데, 손으로 들어보면 생각보다 무겁다. 가볍게 만들지 못해서가 아니라, '스피커'이기 때문에 (크기에 비해) 묵직하게 만들었으리라. 그래야 소리가 안정적으로 깔려 퍼질 테니.

LG 포터블 스피커 크기
LG 포터블 스피커 크기

외형과 디자인은, 예전에 살펴봤던 LG 스마트 오디오를 그대로 줄여 놓은 듯하다. 전반적으로 간결하면서 예쁘다. 출력부는 전면과 후면으로 뚫어뒀고, 상단에는 각종 제어 버튼이, 왼쪽 면에는 마이크로USB 충전 단자와 외부 연결 단자가 각각 배치됐다. 바닥에는 묵직한 무게를 안정적으로 지탱하도록 고무 받침대를 달았다. 둥둥거리는 출력에 스피커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고무 받침대를 벗기면 리셋 구멍도 보인다. 스피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리셋(완전히 종료)하는 기능이다. 디자인과 관련해 LG전자는 포터블 스피커에 사용할 수 있는 범퍼 케이스(빨강, 노랑, 주황)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LG 포터블 스피커 밑면
LG 포터블 스피커 밑면

포터블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고무 받침대를 바닥으로 하고 뉘여 놓아야 하지만, 세로로 세워도 소리 듣는 데는 아무 문제 없다. 다만 세워 사용할 경우 쓰러지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참고로 포터블 스피커는 '듀얼 플레이 모드'라는 걸 지원해, 두 대를 연결해 마치 스테레오 스피커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런 때에는 세로로 세워서 배치하는 것도 괜찮겠다. LG 사운드 싱크 기능을 지원하는 LG TV와도 연결할 수 있으니 이래저래 활용도는 넓다(아쉽게도, LG TV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운드 싱크 기능은 직접 테스트하지 못했다).

포터블 스피커는 블루투스로 무선 연결하지만, 오디오 케이블을 통해 외부 기기와 연결할 수도 있다. 다만 전작(NP3530)에 있던 NFC 연결 기능은 제거했다. NFC... 빛 좋은 개살구처럼, 스마트한 일상에 '아직까지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쓸 기회가 많지 않은 기능은 없애는 게 낫다.

블루투스로 포터블 스피커와 스마트폰 연결
블루투스로 포터블 스피커와 스마트폰 연결

블루투스 연결이라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드폰이든 노트북이든, 하여튼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모든 기기와 연결할 수 있다. 블루투스 미지원 기기는 오디오 케이블로 외부 입력 단자에 연결해 들으면 된다. 포터블 스피커는 블루투스로 최대 16대의 기기를 페어링할 수 있다 하니, 여러 블루투스 기기를 사용해야 하는 환경에도 유용하다(블루투스 페어링 설정은 기기 당 한 번만 하면 된다).

참고로 포터블 스피커는 동시에 3대 연결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이폰, LG G3, 노트북을 블루투스로 동시에 연결한 다음 원하는 기기를 '순차적'으로 출력할 수 있다. 즉 동시 출력은 안 되고, 먼저 재생한 기기에서 재생을 멈춘 후 다른 기기에서 재생하면 된다.

LG 포터블 스피커 연결 기기
LG 포터블 스피커 연결 기기

충전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마이크로USB 케이블을 사용하면 되며, 사양표에 따르면 완전 충전 후 최대 9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 하는데, 출근해서(10시) 음악 재생하니 퇴근시간 직전(7시)까지 7~9시간은 능히 버티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음악 재생 설정과 환경에 따라 최장 재생시간은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해야겠다. 마이크로USB 단자 충전이라 요즘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 외장 배터리로도 충전할 수 있다(포터블 스피커의 배터리 용량은 2,600mAh).

예상보다 썩 괜찮은 음질/음량, '오호~ 요 놈 봐라~'

LG전자는 이번에 포터블 스피커를 출시하며 유독 '음질'을 강조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스피커가 음질이 좋아 봐야 얼마나 좋을까' 하던 생각이 처음 딱 듣자마자 확 사라졌다. 물론 대단히 훌륭한 음질은 아니더라도, 요만한 크기, 이 정도 가격(17만 원대)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치고는 예상보다 음질도, 음량도 제법이다. 작은 크기지만 묵직한 무게처럼 중저음이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며 다른 소리와 뭉개지지 않는다. 베이스 류의 중저음은 뒷면 출력부에서 낮게 깔리며, 앞면 출력부에서는 보컬과 세부 연주음이 출력된다. 중대형 스피커가 들려주는 소리의 명료함은 약간 미흡한 듯하지만, 포터블 스피커로서 이만한 음질이면 충분히 인정하고 들어 줄만 하다. 특히 사무실이나 가정 등 비교적 조용한 환경이라면 제법 풍부한 음량과 섬세한 음질을 체험할 수 있다. 볼륨이 낮아도 저역대, 고역대 사운드가 정확히 분리되어 들리는 점도 인정하고 싶다.

굵은 김밥 한 줄의 크기지만 출력 음량이 제법 커서(20W), 이 정도라면 소규모 카페나 미용실 등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30평 남짓한 본 리뷰어의 사무실 한쪽 구석에서 재생해 보니, 저쪽 구석에 앉아 있는 동료가 노래를 듣고 흥얼거릴 정도로 울림이 좋다. 회의 때 영상 자료를 함께 시청하거나 전화 회의(컨퍼런스 콜)를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PC용 스피커로 사용해도 손색 없다. 모니터 좌우로 자리만 차지하던 PC 스피커를 포터블 스피커로 대체하면, 책상 공간도 확보하면서 스피커를 사용자 쪽으로 좀더 가깝게 배치할 수 있어 음악 감상에 유리하다.

포터블 스피커 구조
포터블 스피커 구조

본 리뷰어는 그 동안 야마하(Yamaha)나 보스(Bose) 등 유명 스피커/음향기기 제조사의 포터블 스피커를 여럿 접했는데, 포터블 스피커로서 음질과 음량을 놓고 본다면 LG 포터블 스피커도 이들 제품에 능히 견줄 만하다고 평가한다. 야마하, 보스는 어디까지나 음향기기 전문 제조사고, LG전자는 일반 가전 제조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LG전자가 포터블 스피커를 출시하며 '음질'을 강조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겠다. 유명 스피커의 섬세한 음질을 정확히 구별하는 절대음감의 오디오 전문가가 아닌 이상(그들에게 포터블 스피커는 애들 장난감이다), 포터블 스피커의 음질과 음량이면 충분히 만족하리라 생각한다.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포터블 스피커는 두 개를 연결해 스테레오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는 듀얼 플레이 기능이나, (소형)TV와 연결해 사운드바처럼 사용할 수 있는 사운드 링크 기능 등 활용 범위가 다른 제품보다 넓다. 서너 명의 친구들이 각자의 스마트폰을 포터블 스피커에 동시에 연결해 마치 DJ처럼 음악을 번갈아 재생할 수 있으니 편리하기도 하다.

LG 포터블 스피커 작동 버튼
LG 포터블 스피커 작동 버튼

2015년 봄, 포터블 스피커가 필요한 시기

꽃샘추위가 끝내 흩어지고 이제 봄 기운이 완연하다. 야외로 나갈 시기다. 포터블 스피커가 필요할 시기이기도 하다. 볕 좋은 잔디에 자리 깔고(혹은 텐트 치고) 앉아 음악 들으며 봄바람을 맞기에 좋다. 스마트폰 스피커만 사용하고 있다면, LG 포터블 스피커든 다른 제조사 스피커든 휴대용 스피커를 한번 접하길 권장한다. 자전거에 적당히 거치할 수 있다면 따뜻한 봄날 자전거 바이킹을 하기에도 좋다(바이킹 시 이어폰 사용은 그리 좋지 않다).

LG 포터블 스피커 활용사례 - LG전자
홈페이지
LG 포터블 스피커 활용사례 - LG전자 홈페이지

LG 포터블 스피커는 현재 17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흰색의 NP7550W 모델과 은회색의 NP7550 모델 두 가지로 출시됐다. 정체불명의 화이트데이 선물로 건강에 해로운 사탕더미를 맹목적으로 안겨주기 보다, 연인의 소중한 귀를 고려한 포터블 스피커를 사탕봉지처럼 포장해 선물하는 건 어떨까(별것도 아닌 사탕바구니 가격도 제법 비싸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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