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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당신의 러닝에 추진력을, 아디다스 '울트라부스트'

나진희

울트라부스트

[IT동아 나진희 기자] 가벼우면서도 허술하지 않고, 푹신하면서도 탄력 있어야 한다. 그것이 러너의 마음을 사로잡는 러닝화의 기본 조건이다.

아디다스가 출시한 '울트라부스트'는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운동화가 다 거기서 거기지'라는 기자의 관념을 바꿔놓았다. 울트라부스트로 악바리 근성과 의지뿐 아니라 뛸 맛 나게 해주는 러닝화도 러닝의 필수 준비물이란 걸 깨달았다.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 없는 디자인

울트라부스트의 기능성과 디자인, 이 둘 중에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기 때문. 일단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정신에 입각해 디자인부터 훑도록 하자.

러닝화를 정말 러닝할 때만 신는 시대는 지났다. 러닝화가 하나의 패션 아이템이 된 지 오래다. 그렇기에 정말 뛸 때만 신어야 할 것처럼 과하게 기능성이 드러난 신발보다는 캐주얼부터 세미 정장까지 두루두루 어울리는 깔끔한 디자인이 인기다.

울트라부스트

울트라부스트도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됐다. 최근 추세인 놈코어(Normcore, Normal + Hardcore) 스타일과 특히 잘 맞는다.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추구하면서도 스타일이 살아난다. 운동복뿐 아니라 오버 사이즈 코트, 야구점퍼, 야상, 청바지, 미니멀한 이너 등과 조화롭게 어울린다.

울트라부스트

한때 형광 톤의 러닝화 디자인이 유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스테디셀러인 검은색, 회색, 흰색 등의 무채색 운동화가 특히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기자가 리뷰한 울트라부스트의 메인 색상도 검은색과 흰색이다. 마시멜로우 같은 흰색 밑창이 검은색 갑피와 시각적으로 대비되어 또렷하다. 거기에 짙은 보라색이 뒤축에 가미되어 포인트를 준다. 기본 색상을 활용하면서도 너무 심심하지 않도록 했다.

양말처럼 발에 감기는 갑피

직접 신어보기 위해 울트라부스트의 뒤축을 손에 잡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울트라부스트는 소위 운동화의 혀라고 불리는 설포 부분이 몸체와 따로 나뉘어 있지 않고 통짜로 이어져있다. 뒤축에 삐죽 나온 부분을 손잡이처럼 잡고 발을 밀어넣어 신는 구조다. 비슷한 생김새의 리복 퓨리 모델을 신으려다 진땀을 뺐던 기억이 났다. 퓨리는 길들이기 전까지 구둣주걱 없이는 신을 수 없는 운동화였다.

울트라부스트

그런데 다행히 기자의 이런 걱정은 기우였다. 울트라부스트의 갑피는 허무할 정도로 신축성 있게 잘 늘어났으며 그렇다고 헐겁지도 않았다. 탄성 좋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가도 이내 발에 딱 맞게 수축됐다. 아디다스의 설명대로 양말과 비슷한 느낌을 냈다. 오히려 설피가 나뉘어있고 운동화 끈을 매어야 하는 운동화보다 신고 벗을 때 더 편했으며 설피 등의 모서리가 피부에 쓸려 생기는 자극도 없었다.

울트라부스트

이러한 착용감은 갑피를 실 하나로 정교하게 짜낸 '프라임 니트' 기술 덕이다. 발등을 덮은 선포 부분을 자세히 보면 촘촘한 그물 모양이다. 신축성이 좋아 잡아당기는 대로 늘어났다가 다시 놓으면 빠르게 줄어든다.

간혹 갑피가 너무 딱딱해 엄지나 새끼발가락이 아프거나, 단단한 뒤축에 쓸려 뒤꿈치 물집이 잡히는 신발들도 있다. 신발을 발에 맞추는 게 아니라 발을 신발에 맞춰야 하는 셈이다. 울트라부스트를 신을 땐 이런 걱정을 내려놓아도 좋다. 신발을 신은 채 발가락을 꾸물거리니 갑피와 밑창이 그 움직임에 맞춰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밀착감은 운동화 끈을 굳이 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우수하다. 처음 운동화를 신던 날 아침, 빨리 집을 나서지 않으면 지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허둥지둥 운동화를 신고 밖을 나섰다. 참고로 운동화 끈은 출고 상태 그대로 헐렁하게 하나로 묶인 채였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발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음에도 신발이 헐떡거리지 않았다. 운동화 끈을 제대로 매지 않았다는 걸 까먹을 정도였다.

그물 형태의 갑피는 통기성도 으뜸이다. 오래 신어도 비교적 땀이 덜 찼다. 한겨울에 발이 시리지 않으려면 양말을 잘 챙겨 신도록.

뛰고 싶게 만드는 쿠션감

신발을 신고 바닥을 밟아봤다. 보도블록이 퍼즐처럼 짜인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길 위였음에도 (과장을 조금 보태) 우레탄이 덮힌 공원 산책로를 걷는 듯했다. '한 번 부스트 운동화를 신기 시작하니 다른 운동화는 불편해서 이것만 신는다'던 지인의 표현이 이해가 갔다.

아디다스는 울트라부스트가 '편안한 쿠셔닝'과 '즉각적인 쿠셔닝(에너지 리턴)' 모두를 충족시키길 바랐다. 언뜻 추상적인 이 표현은 신어보면 경험으로 이해가 될 것이다. 바닥이 푹신해 발바닥이 뻐근하지 않으면서도 밑창이 푹 퍼지는 느낌이 없다. 탄성 좋은 고무처럼 발을 내디딜 때 퉁겨 오르는 작은 반동은 자꾸만 움직이고 싶게 하는 은근한 마력이 있다. 괜히 부스트란 이름이 붙은 게 아니다.

새 신을 신었으니 뛰어봐야 하지 않겠나. 울트라부스트의 러닝화적 기질은 뛰었을 때 제대로 발휘된다. 발바닥의 움푹 들어간 부분을 탄력적인 밑창이 받쳐 올려 내딛는 충격을 완화하면서도 슬쩍 발바닥을 튕겨냈다. 확실히 뛰면 걸을 때보다 밑창에 가해지는 압력이 심해지니 퉁퉁 튀어오르는 느낌도 더 커졌다. 특히 이제 막 러닝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울트라부스트로 뛰는 즐거움을 느낄 듯싶다.

울트라부스트

이러한 탄력은 중창(미드솔)의 부스트 폼 덕분이다. 부스트 폼은 열가소성 폴리우레탄(E-TPU) 소재의 에어캡슐들로 이뤄져 있다. 아디다스와 세계 최대 종합화학회사 BASF가 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것이다. 이 새로운 소재를 이용한 부스트 중창은 기존 제작 과정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아디다스 기술 개발팀에서 실험한 결과 E-TPU 소재는 일반적인 러닝화 소재인 EVA보다 에너지 리턴율, 지속력, 내구성 등에서 더 우수했다. BASF가 밝힌 바로는, 영상 40도에서 영하 20도 사이의 제품 지속력은 EVA보다 3배 정도 높다.

아디다스가 공개한 실험 동영상도 흥미롭다. 같은 높이의 공중에서 쇠 공을 E-TPU, EVA, 콘크리트에 각각 떨어트렸다. E-TPU에 떨어진 공이 단연 가장 높이 튀어 오르고 가장 오래 튀었다(동영상 원본 https://www.youtube.com/watch?v=CMI5-t1U3vU).

울트라부스트

소재 외에 디자인적인 면도 걷고 뛰기에 훌륭하다. 울트라부스트는 앞 코가 처마 끝처럼 살짝 들려있다. 이 완만한 곡선은 뒤꿈치부터 발바닥 중간을 지나 발가락 끝으로 지면을 밀어내는 과정이 물 흐르듯 이어지도록 도와준다. 앞 코가 뻣뻣해 양옆에 흉하게 주름이 지는 경우도 없다.

사이즈 선택에 유의하자

평소 신는 235 사이즈를 택했는데도 검지 한 마디 반 정도가 남아서 230으로 교환해야 했다. 보통 240-245 사이즈를 신는 동료 직원이 235 사이즈를 신었을 때 잘 맞았으니 참고하자.

솔직히 울트라부스트가 발이 작아 보이는 디자인은 아니다. 밑창 부분이 밑으로 갈수록 퍼진다. 거기다 운동화 특성상 신다 보면 발 모양에 맞게 살짝 늘어나는 부분도 있다. 기자는 발볼이 넓은 편인데 처음 착용 시 발의 안쪽 면을 플라스틱이 살짝 누르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신다 보니 이 부분이 조금 늘어났는지 거슬리던 것이 사라졌다.

그뿐인가. 헐렁한 신발을 신고선 울트라부스트 특유의 착용감을 느낄 수도 없다. 솔직히 처음 제 사이즈에 맞지 않는 운동화를 신었을 때 울트라부스트는 기자에게 그저 그런 러닝화였다. 하지만 발에 잘 맞는 230을 신는 순간, 주변에서 왜 그렇게 이 제품을 칭찬하겠는지 바로 이해했다. 그러니 반드시 아디다스 매장에 들러 한번 신어보고 구매하도록 하자.

일상 생활도 기록 단축

울트라부스트

앞서 말했듯 울트라부스트는 다양한 코디에 두루두루 어울린다. 기자도 러닝화인 울트라부스트를 스니커즈처럼 자주 신고 다녔다.

울트라부스트는 걷고 뛰는 일이 즐거워지는 운동화다. 신은 사람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발걸음이 가벼우니 걷는 속도도 빨라졌다. 아침 출근길에, 횡단보도의 깜빡이는 신호등 앞에서, 막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지하철 스크린도어까지 뛰는 순간 등 걷고 뛰는 일상이 기록 단축의 연속이었다. '신발이 불편해서' 어딘가에 가기 주저하는 일은 울트라부스트를 신는 순간 사라질 것이다.

울트라부스트의 가격은 21만 9,000원이며 아디다스 공식 온라인 쇼핑몰 및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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