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특집] 'VOD 업계의 이케아' 넷플릭스, 어떤 회사?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넷플릭스 특집] 'VOD 업계의 이케아' 넷플릭스, 어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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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이름이 해당 분야를 대표하는 대명사처럼 되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테면 '봉고차' 라던가 '스카치 테이프', '호치키스'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 본사를 둔 콘텐츠 제공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 역시 비슷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인터넷 스트리밍 기반 콘텐츠 제공 서비스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넷플릭스 로고
넷플릭스 로고

넷플릭스는 2014년 1월 현재, 북미와 서유럽 일부 국가에 한정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가입자 수는 5,7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작년에 북미에서 발생한 인터넷 트래픽의 35%는 넷플릭스에 의해 발생했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익히 알려진 유튜브의 2배에 달하는 트래픽 점유율이다.

이런 넷플릭스의 한국 상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넥플릭스는 작년, 2년 내로 전 세계로 서비스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담당 직원을 채용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으며, 빠르면 2016년에 한국에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아직 그 어떤 사항도 확정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넷플릭스의 한국진출에 관련한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은 사실이다.

우편 기반의 DVD 대여업체로 시작한 넷플릭스

그렇다면 넷플릭스는 과연 어떤 회사일까? 넷플릭스가 미국에 처음 설립된 건 1997년의 일이다. 창업자인 리드 헤스팅스(Reed Hastings)는 당초 영화 DVD 대여업체로 넷플릭스를 꾸려나갔다. 하지만 단순히 매장을 두고 주변 지역에 DVD를 대여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당시 미국의 DVD 대여 사업은 전국적인 체인망을 가진 블록버스터(Blockbuster) 같은 업체가 꽉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넷플릭스는 매장이 아닌 우편을 통한 DVD 대여 사업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사용자가 웹 사이트에 보고 싶은 영화의 목록을 등록하면 DVD를 우편으로 전달받을 수 있으며, 다 본 DVD는 반송용 봉투에 담아 다시 우편함에 넣으면 된다. 월 정액제로 운영되므로 한 번에 여러 편의 DVD를 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넷플릭스의 대여용 DVD는 거추장스런 포장 없이 부직포 봉투에 담겨 배달되므로 배송료를 절약할 수 있으며, 연체료도 없었다. 게다가 배송 중에 디스크가 파손되더라도 이를 반납하기만 하면 소비자는 변상할 필요가 없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점도 특징이었다.

넷플릭스 대여 DVD
넷플릭스 대여 DVD

저렴한 금액으로 많은 영화를 볼 수 있고, 이용도 간편하다는 이점 덕분에 넷플릭스의 우편을 통한 DVD 대여 서비스는 큰 호응을 얻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업계 1위에 등극한다. 반면, 기존의 절대 강자였던 블록버스터는 2010년 파산보호를 신청했으며, 2013년에는 마지막 점포를 정리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온라인 비디오 업계의 선두주자로 변신한 넷플릭스

DVD 대여업계의 거물로 떠오른 넷플릭스가 온라인 스트리밍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한 건 2007년의 일이다. 당초 넷플릭스의 온라인 비디오 사업은 기존의 DVD 대여 사업의 부수적인 요소에 불과했지만, 2009년 즈음에는 이미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기존의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는 편당 시청료를 받거나 시청 중 보기 싫은 광고를 억지로 봐야 했지만, 넷플릭스 서비스는 10달러 남짓의 저렴한 월 정액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광고를 볼 필요도 없다는 것이 고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그리고 PC나 셋톱박스와 같은 제한된 플랫폼에 묶인 기존의 서비스와 달리,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넷플릭스의 강점이다. 2015년 현재, 넷플릭스 서비스는 윈도나 맥OS, iOS, 리눅스, 안드로이드, 크롬 등의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PC나 셋톱박스 외에도 스마트TV, 블루레이 플레이어,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 지원 플랫폼
넷플릭스 지원 플랫폼

아직 국내에서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해외에 출시된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스마트TV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에서 넷플릭스를 지원하므로 향후 한국 서비스가 시작되면 플랫폼 문제로 서비스에 제한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제작한 독점 콘텐츠도 경쟁력 인정받아

넷플릭스의 무서운 점이라면 가격경쟁력이나 폭넓은 플랫폼의 지원만이 아니다. 바로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이다. 이들은 외부의 콘텐츠 공급자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사의 이름을 걸고 직접 제작한 독점 콘텐츠를 다수 공급하고 있다. 이들 독점 콘텐츠의 경쟁력 또한 상당하다. '하우스 오브 카드'나 '마르코폴로' 등이 대표 작품으로, 이들은 이미 국내 '미드' 매니아들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다.

콘텐츠의 공개 방식도 독특하다. 일반적인 콘텐츠와 달리, 넷플릭스의 독점 드라마는 새로운 시즌이 나올 때마다 모든 에피소드를 한 번에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다음 에피소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이, 진득하게 앉아서 모든 에피소드를 이어서 볼 수 있다. VOD 시대에 걸 맞는 콘텐츠 공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넷플릭스이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넷플릭스 서비스는 지역 제한이 걸려있어 정식 서비스를 실시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접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은 소문에 불과하지만, 정말로 2016년부터 넷플릭스의 한국 서비스가 시작된다면 과연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현재 한국의 콘텐츠 및 방송 업계는 '폭풍 전야'임이 분명하다. 세계 최대의 가구 업체인 '이케아'가 한국 진출을 선언하기 직전의 분위기가 바로 이러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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