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어S vs LG G워치R... 닮은 듯 전혀 다른 스마트 시계
28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같은 날 자사의 스마트 시계를 공개했다. 삼성 '기어S'와 LG전자 'G워치R'은 둘 다 스마트 시계 제품임에도 그 디자인부터 성격까지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스마트 시계 같은 vs 정말 시계 같은
디자인적인 면에서 단연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G워치R. 화보 속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델의 손목에 감긴 G워치R은 영락없는 아날로그 메탈 시계다. 제품에 대한 정보 없이 이미지만 본다면 스마트 시계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 스마트 시계 특유의 '사이버틱'한 느낌이 없어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정말 시계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LG전자는 여러 부분을 신경 썼다. 일단 둥근 시계 디자인을 소화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원형 플라스틱 OLED를 제품에 탑재했다. IP67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도 갖췄다. 시계를 손목에 찬 상태로 손을 씻는 등 일상 생활을 무리 없이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IP67 등급이면 미세 먼지가 제품에 침투하지 않도록 막고, 1m 수심에서 30분간 견디는 수준이다. '올웨이즈 온' 기능으로 화면이 언제나 켜져 있어 편리하게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교체 가능한 22mm 스트랩 규격을 채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시계줄로 바꿔 낄 수 있는 것도 장점.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시계용 스트랩을 활용할 수 있기에 사용자의 선택권이 상당히 넓다.
다만, 이러한 원형 디자인은 지난 구글 I/O 2014에서 선보였던 모토로라의 '모토360'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래도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이라 정식 출시 후 두 제품이 많은 부분에서 비교되리라 보인다.
그에 비하면 기어S의 디자인은 삼성전자가 그동안 발표해왔던 '전형적인 스마트 시계'의 디자인을 벗어나지 못했다. 제품 이미지상으로 봤을 때 전면 아래에 물리적인 홈버튼과 두 개의 터치 버튼이 있는 것이 그나마 궁금증을 유발하는 부분.
손목 곡선에 맞춰 살짝 휜 AMOLED 디스플레이에 고무 소재의 두꺼운 스트랩이 붙었다. 스트랩은 삼성전자가 출시할 다른 색상의 제품들로 교체 가능하다.
타이젠 vs 안드로이드웨어
기어S와 G워치R의 차이점은 디자인뿐 아니라 운영체제에서도 두드러진다. 기어S는 타이젠OS를 탑재했다. 타이젠은 개방형 플랫폼으로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기기용으로 지속적으로 육성 중인 운영체제다. 인텔 등이 가세한 타이젠 연합이 개발하고 있지만 그 선두에 선 것은 단연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단말기에서만큼은 구글 안드로이드OS의 영향에서 벗어나고자 꾸준히 타이젠OS를 탑재한 스마트 시계를 내놓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를 선택했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구글이 발표한 웨어러블 단말기용 플랫폼이다.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이 안드로이드 웨어 OS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덕분에 이용 가능한 서비스에 대한 걱정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미 많은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웨어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고, 이에 발맞춰 관련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도 속속 쏟아지고 있다. 음성 인식 기반 서비스 '구글 나우(Google Now)' 등 안드로이드 웨어의 유용한 기능도 공들이지 않고 쓸 수 있다.
G워치R은 안드로이드 4.3 젤리빈 이상을 탑재한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된다. 자사 스마트폰과의 연결성을 강조하는 삼성전자 스마트 시계에 비해 개방적인 부분이다. 구글이 힘을 쏟고 있는 안드로이드 웨어를 선택한 것은 LG전자로서는 상당히 안전한 선택이었다.
반면, 타이젠을 택한 삼성전자는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챙겨야 했다. 삼성전자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바로 세계적인 기업들의 서비스를 삼성 맞춤형으로 가공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일이다. 기어S에도 이 전략은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지도업체 히어와 협력해 기어S에 도보용 내비게이션을 넣었다. 파이낸셜타임즈 및 스프리츠 등의 뉴스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나이키와 손잡고 피트니스 관리 앱도 지원하기로 했다. 안드로이드에 비해 앱의 양이 적기에 양질의 서비스를 확보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에 출시한 자사 스마트 시계와 차이를 두기 위해 기어S는 독자적인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도록 개발했다. 기본은 스마트폰과의 블루투스 연결이지만, 제품 스스로 와이파이(Wi-Fi), 3G 통신 등에 접속해 스마트폰 없이도 다양한 기능을 활용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집에 놓고 왔어도 기어S로 스마트폰에 도착한 메시지, 전화, 메일 등의 알림을 받고, 삼성전자 음성 인식 서비스인 'S보이스'를 활용해 답장도 보낼 수 있다.
제품 정식 발표는 기어S가 살짝 빠를 듯싶다. 삼성전자는 언제나처럼 대규모 행사 며칠 전에 자신들만의 '언팩 행사'를 마련했다. 9월 3일, 독일 베를린 삼성전자 언팩 행사에서 기어S가 본격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다.
LG전자는 이틀 후인 9월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4'에서 G워치R을 선보인다. 기어S와 G워치R 모두 출시 시기는 오는 10월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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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