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팝콘 홍콩 출사] 정신 없던 그들과의 여정, 1일차
'안녕하세요. 기자님 ^^ 저는 공항 이동 중입니다. 비가 많이 오네요. 조심해서 오세요 ^^'
지난 2014년 8월 21일 목요일 새벽 6시 41분. 아침 일찍 니콘 형세찬 대리의 문자가 도착했다. 평소라면 침대 이불 속에서 '5분만'을 속으로 되뇌며 10분 간격으로 울리는 알람과 씨름하고 있었을 시간.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6시부터 일어나 전날 꾸려놓은 캐리어와 니콘 D810, 백팩을 다시 한번 살피고 있었다. 여행용 멀티 어댑터와 각종 충전기 및 케이블, 보조 배터리, 옷, 여권 등 놓친 것은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
니콘이 후원하는 연예인 사진 동호회 '팝콘(pop-kon)'과 홍콩 출사를 동행 취재하기로 한 첫날 아침이다. 전날 긴장한 탓에 제대로 잠들지 못한 컨디션은 아침부터 쏟아지는 장대비에 한층 더 내려앉았다. 어쩌랴. 일단 공항으로 출발하고 볼 일이다. '네. 도착하면 연락할게요'. 형 대리에게 답문자를 날렸다.
인천공항, 첫 만남 '나만 어색한가?'
오전 8시. 이미 약속한 시간 7시 40분은 지났다. 캐리어와 백팩을 흠뻑 적신 장대비와 악전고투하느라 생각보다 꽤 시간을 소모했다. "팝콘 멤버들은 다 모이셨어요?" "아뇨 아직이요" "발권하고 그쪽으로 갈게요" 인천공항에 도착해 캐세이퍼시픽이 있는 H창구로 먼저 향했다. "창가, 복도. 어느 쪽으로 드릴까요?" "창가쪽으로 주세요" "그런데, 인터넷으로 셀프 체크인 미리 하셨네요? 왜 줄 서서 기다리셨어요?" "셀프 체크인 발권 창구가 있었어요?" 고개를 들고 확인하니 케세이퍼시픽 발권 창구를 살펴보니 한쪽에 셀프 체크인 창구가 있다. 젠장. 아침부터 장대비에, 지각에… 영 일진이 좋지 않다.
티켓을 받은 뒤 H19 창구 앞에 모여 있는 일행에게 다가갔다. 삼삼오오 모여 있는 팝콘 멤버들. 아. 그나마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띄었다. 팝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개그맨 정종철씨. 얼마 전, 그와 인터뷰했기에 그나마 안면이 있다. 그제야 정종철씨 주변 팝콘 멤버들이 눈에 띄었다. 배우 유태웅씨와 가수 이장우씨, 배우 최은주씨 등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 참고기사: 정종철, "기계가 감성을 담고 있는 것, 그것이 DSLR" - http://it.donga.com/18735/
미처 먼저 다가갈 엄두를 못 내던 찰나, 동네 옆집 아저씨 같은 분이 다가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아. 네. 안녕하세요?" 잠시 침묵. "이전에 행사장에서…" "아… 네. 하하하" 웃어라. 어색할 때는 웃어야지 별 수 있나. 명함을 주고 받으니 그는 이번 팝콘 홍콩 출사에 동행하기로 했던 김수 사진작가였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니 제품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몇 번 스치듯이 뵌 듯하다. 옳지. 아는 사람이 늘었다.
<왼쪽부터 김홍희 사진작가, 한수린씨, 채아씨, 유태웅씨, 정종철씨, 이장우씨, 최은주씨>
참고로 이번 니콘 팝콘 홍콩 출사 멤버는 총 13명이다. 니콘 형 대리와 홍콩관광청 유민영 과장, 그리고 지도교수 김홍희 사진작가와 니콘 포토스쿨 강사 김수 사진작가, 팝콘 회장 정종철씨를 비롯해 팝콘 멤버 배우 유태웅씨, 가수 이장우씨, 배우 최은주씨, 방송인 한수린씨, 가수 채아씨, 배우 성은씨, 팝콘의 굳은 일을 도맡아 하는 매니저 박장군씨 등이 함께한다. 성은씨는 개인 스케줄로 22일(금)에 뒤늦게 합류한다.
8시 30분, 마지막으로 유 과장이 도착했다. 한 보따리 짐을 안고 등장한 그녀는 "늦어서 미안합니다"라며 수줍게 나타났다. 통성명을 끝내자 형 대리가 말문을 열었다. "출발하시기 전에 다같이 사진 한번만 찍을게요" 팝콘 멤버와 김홍희 사진작가가 출국장 앞에 모이자, 유 과장이 발 빠르게 가져온 짐에서 현수막을 건네고, 김수 사진작가가 일행 앞에 D810을 들고 앉았다. 마치 합이 잘 맞는 시트콤을 보는 듯. 후담이지만, 당일 니콘이 배포한 보도자료 '니콘이미징코리아, 연예인 사진동호회 '팝콘' 홍콩 출사 후원'에 삽입한 사진은 이렇게 탄생했다(지나다니는 많은 사람 사이에서 간신히 말이다).
<자연스럽게 일행 옆에 서 있는 일반인과 갈 길 바쁜 사람들>
촬영을 끝낸 뒤 일행 모두 출국장으로 향했다. 다소 어색함을 느끼고 있던 기자에게 스스럼 없이 대해 주던 팝콘 멤버에 감사할 따름. "권 기자는 나이가 몇 살인가?"라며 "나보다 어리네~ 형님이라고 불러"라던 유태웅씨의 호탕함이 기억난다.
홍콩 첵락콥 국제공항으로
출국 심사 후 면세점에서 잠시 흩어졌던 멤버들이 탑승 게이트에서 다시 모였다. 비행기 출발 시간은 10시 20분. 탑승을 모두 완료한 뒤, 비행기 창문에 맺힌 빗방울이 다소 걱정스러웠다. 아니나다를까. 출발이 조금 지체된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 이날 서울을 비롯해 인천공항에는 장대비가 내렸다. 모바일메신저를 확인하니 동료 기자들이 보낸 메시지가 보였다. '비행기 연착 아니죠?', '이 비에 비행기는 뜨나 보네' 등. '에볼라 조심하세요~'라는 친절한 메시지가 눈을 자극했다. '걱정해주니 고맙다'라는 의미의 '죽을래?'라는 친절한 메시지로 답장을 보내는 중 비행기가 움직였다. 연착 시간은 약 10분 정도.
<비 내리던 인천공항>
주는 기내식 먹고, 음료수 마시다 보니 금세 첵랍콕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 시간은 약 3시간 40분. 홍콩 시간으로는 오후 1시 10분이 지나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뒤 입국 심사장으로 들어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차마 일행을 놓칠까 안절부절 못하는 형 대리의 모습이 보였다. 대부분 형 대리 옆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도중, 한 명이 사라졌다. 직진 본능. 호탕한 남자. 나는 멈출 수 없다. 유태웅씨가 조용히 앞서 나간 것. 그는 유유자적 에스컬레이터 저 편으로 사라졌다.
<직진 본능. 유태웅씨>
캐세이퍼시픽은 외항사이기에 인천공항처럼 첵랍콕 공항 내에서 셔틀 트레인을 타고 입국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만약 홍콩에 처음 왔더라도 너무 당황하지만 않으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이정표도 한자와 영어로 모두 표기되어 있으니. …정 모르겠다면 같이 내린 사람들 따라가도 된다. 환승 승객이라도 입국 심사대까지 같이 움직이니 말이다.
<인천공항 셔틀 트레인과 유사하다>
아래는 셔틀 트레인을 타고 입국 심사를 끝낸 후, 수하물을 찾아 입국장으로 이동하는 사진.
<셔틀 트레인을 기다리는 팝콘 멤버>
<제 몸만한 카메라 가방을 메고 온 형 대리. 가방 안에는 NIKKOR 렌즈가 한가득>
<입국 심사 순서를 기다리는 일행>
<수하물을 찾으러 이동하는 일행>
공항에서 구룡반도의 침사추이로
일행과 함께 첵랍콕 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니 홍콩관광청측에서 미리 섭외한 가이드 미쉘(Michelle Yen)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먼저 일행에게 나눠 준 것은 PCCW의 유심. 이 유심은 홍콩에서 5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이나 여분으로 준비한 스마트폰에 꽂아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69홍콩달러(1홍콩달러는 한화 약 133원, 약 9,000원). 유심을 스마트폰에 꽂으면 홍콩 현지 번호가 새로 등록되고 데이터는 1.5GB, 한국으로 유선 전화는 50분, 휴대폰은 8분 가량 통화할 수 있다. 일반 유심부터 마이크로 유심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으며, 아이폰용 나노 유심은 현지에서 교환해야 한다.
국내 이통 3사가 제공하는 무제한 데이터 로밍 서비스는 하루 9,000원에서 1만 원 수준이니 홍콩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 유심을 구매하는 것이 좀더 저렴하다. PCCW 외에 CLS도 비슷한 유심을 판매하니 미리 알아보면 좋지 않을까. 다만, 국내 전화번호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이것에 대해 이장우씨는 출장 나가는 직장인의 경우 이를 핑계로 한국에서 걸려 오는 전화를 안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Tip. 위에 소개한 유심의 정확한 명칭은 '디스커버 홍콩 여행자 심카드(Discover Hong Kong Tourist SIM Card)'라고 한다. 핸드폰 컨트리락이 해제되어 있는 스마트폰이라면(최근 국내에서 출시한 스마트폰은 대부분 해제되어 있다) 별도로 로밍 서비스 등을 이용하지 않아도 유심을 갈아 끼우는 것만으로 무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위에 소개한 5일권과 8일권이 있으며, 8일권은 5GB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홍콩 시내 곳곳에 위치한 PCCW 와이파이존에서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 와이파이만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선불 요금제', '현지 통신사 심카드(Prepaid Sim Card)' 등을 구매해 이용할 수 있다. 홍콩 현지 이통사 중 3HK, SmarTone 등이 이를 판매한다.
일행의 수하물을 찾아보니 그 양이 상당했다. 3박 4일 출사 기간 동안 입을 옷부터 시작해 카메라 관련 장비만 해도 이미 무시 못할 수준. 일행은 입국장에 들어서자 한복판에서 도착을 기념하는 셀카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한수린씨가 챙긴 셀카봉 앞에 옹기종기 모인 모습은… 연예인이기라 보다 여행 온 일반인에 가까웠다. 하긴, 그들도 출사를 앞두고 설레는 똑 같은 사람 아닌가.
<일행 앞에 놓여 있는 짐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셀카봉의 위력>
가이드의 안내로 공항을 나서 미리 준비된 버스로 이동했다. 3박 4일 간 출사의 본격적인 시작. 참고로 홍콩 관광 지역은 크게 3군데다. 첵랍콕공항이 있는 란타우섬(LANTAU ISLAND)과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침사추이로 유명한 구룡반도(KOWLOON), 그리고 홍콩섬(HONG KONG ISLAND)다. 팝콘 출사 일행처럼 버스를 대여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호텔 버스 및 리무진 버스(공항~구룡반도 호텔: 130홍콩달러, 공항~홍콩성: 140~150홍콩달러)나 택시(기본요금 20홍콩달러, 시내까지 300 홍콩달러 이상), 공항 고속전철 AEL, 공항 버스 등이 있다.
<남는 건 사진 뿐, 버스 안에서도 사진 촬영은 이어졌다>
Tip. 홍콩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쉽게 결제할 수 있는 방법은 '옥토퍼스 카드'를 이용하는 것이다.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음식점, 가게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 카드로, 공항 내 위치한 모든 교통 티켓 매표소나 모든 MTR 역에서 구매할 수 있다. 보증금 50홍콩달러를 포함해 기본 구매가격은 150홍콩달러이며, 최대 1,500홍콩달러까지 충전할 수 있다. 홍콩 여행이 끝나면 가까운 MTR역이나 공항에서 보증금과 수수료 9홍콩달러를 제외한 남은 잔액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옥토퍼스 카드>
세상에서 가장 높은 바, 오존(OZONE)
버스에 올라타고 향한 곳은 구룡반도의 침사추이(Tsim Sha Tsui). 홍콩의 야경은 침사추이에 있다고 할 정도로, 홍콩의 경치와 전경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버스로 약 30분을 달려 3시 50분쯤 도착한 곳은 침사추이 서쪽 끝에 위치한 국제상업센터 ICC(International Commerce Centre) 타워. 침사추이 서쪽 카오룽(Kolwoon)에 위치한 ICC는 118층, 높이 484미터로 홍콩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ICC를 방문한 이유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텔 리츠-칼튼(The Rits- Carlton)과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바(Bar) 오존(OZONE)에 방문하기 위해서다.
리츠-칼튼 호텔은 103층부터 118층까지며, 객실은 312개. 참고로 102층은 레스토랑이다. 가장 높은 층인 118층에 오존바가 있다. 여기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로 103층까지 올라간 후, 다른 엘리베이터로 갈아타야 한다. 103층까지 올라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50초. 중간에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빠르게 올라가는 고속 엘리베이터다. 참고로 9층이 ICC 로비이며, 중간에는 9층부터 리츠-칼튼 중간에는 사무실 구역이다.
ICC 로비에 도착하자 리츠-칼튼 최성욱 홍보 지배인이 일행을 맞이했다. 한국계 여성. 이름만 듣고 남자로 예상했던 일행은 잠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안내로 엘리베이터에 올라 103층 리츠-칼튼 로비에 도착한 뒤, 다시 오존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103층에 위치한 리츠-칼튼 로비>
오존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내부 인테리어부터 달랐다. 마치, 유명 클럽의 입구 인테리어 같은 느낌. 또한, 이 엘리베이터는 118층에 도착할 때까지 내부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그녀는 "오존은 오후 5시 이후에 문을 여는 홍콩 최고 높이의 바다. 홍콩의 야경을 즐기러 오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조명을 조금씩 어둡게 바꿔 방문객들의 눈을 어두운 조명에 익숙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존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그 안의 김홍희, 김수 사진작가>
오존에 도착해 내부에 들어서자 바 특유의 분위기가 흘렀다. 그녀가 일행을 안내한 곳은 홍콩의 전경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야외 테라스. 그녀는 가장 인기 있는 자리라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천장이 뚫려 있는 이 야외 테라스는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 늦은 시간에도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 찬다고. 오존 하루 평균 방문객은 800명 정도이며, 주말에는 1,000명 이상에 달한다. 여름에는 항상 DJ들이 상주해 안와 밖에서 파티를 진행한다. 글쎄. 비트가 빠른 흥겨운 음악과 달콤한 칵테일 한잔을 마시며, 홍콩의 야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오존을 잊지 마시길.
<구름에 반쯤 그늘진 구룡반도와 바다 건너 오른쪽으로 보이는 홍콩섬>
<오존 야외테라스에서 파노라마로 찍은 홍콩 전경>
야외 테라스에 들어서자 마자 일행은 각자 카메라를 들고 흩어졌다. 각자 챙겨온 D4s, D810, D7100, D5300, 니콘1 S2 등으로 홍콩의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덩달아 형 대리도 바빠졌다. 일행이 요구하는 줌렌즈, 단렌즈 등을 꺼내랴, 그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동영상 촬영하랴…. 특히, 최은주씨와 한수린씨는 김홍희 사진작가와 정종철씨에게 다가가 사진 촬영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진 촬영에 방해 받지 않겠다는 의지의 유태웅씨>
<홍콩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는 채아씨와 그 장면을 찍고 있는 김수 사진작가>
<김홍희 사진작가에게 카메라 기능에 대해서 묻는 최은주씨>
<좋은 사진을 위해서라면 자세는 중요치 않다던 한수린씨>
<"여기가 오존층이구만?" 농담을 건네던 정종철씨>
야외 테라스에서 일행이 한창 촬영하고 있는 이때, 안에서 비너드(Binod) 바텐더가 10잔의 칵테일을 준비하고 있었다. 쉐이커에 진, 럼주, 보드카 등을 베이스로 다양한 칵테일을 제조하던 그는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의 수는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원하는 대로 제조하기 때문이라나. 잠시 뒤에 그는 그나마 많은 사람이 찾는 인기 칵테일 10잔을 들고 야외 테라스로 나왔다.
<한창 칵테일을 만들고 있는 비너드>
<한수린씨는 3박 4일 내내 독특한 포즈의 자세를 선보였다>
야외 테라스로 자리를 옮겨 만든 칵테일에 대해서 비너드 바텐더가 설명을 시작했다. 칵테일 이름은 오른쪽부터 화이트 소울, 베이즐릭, 스위트 라이프, 샴페인 모히또, 블랙베리 모히또, 에어리어 118, 드래곤 티니, 탱고, 타이 스피릿, 바닐라 스카이다.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다. 150홍콩달러부터 시작하며 가장 비싼 칵테일은 180홍콩달러로 한화로는 약 1만 9,000원에서 2만 3,000원 정도다. 바텐더의 설명이 다소 길어지는 무렵, 최은주씨의 한마디. "알았어. 알았으니까~ 술 좀 줘보드라고."
<"이 칵테일은요…">
조금씩 시음해 봤는데, 각각의 맛이 독특하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칵테일은 탱고. 알코올 도수 68도로… 이름처럼 열정적인 칵테일이었다. 어느 정도로 독했는지는 아래 박장군씨의 사진으로 대신한다.
<시음하고 있는 팝콘 멤버>
<탱고. 독하긴 정말 독하더라>
리츠-칼튼 레스토랑에서 달콤한 애프터눈티를
앞서 언급한 것처럼 리츠-칼튼에는 레스토랑이 총 3개 있다. 위치는 102층에 있으며, 103층 로비에서 에스컬레이터로만 내려올 수 있는 구조. 호텔 숙박객은 여기서 조식과 점심, 저녁을 즐길 수 있다. 가이드의 소개로 내려온 레스토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토스타'. 바로 옆에는 '팀 롱힌' 중국 레스토랑이 있다. 토스타 레스토랑의 자랑은 와인이다. 약 1만 병에 달하는 와인을 레스토랑 복도에 저장하고 있으며, 방문객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전시했다. 아래 사진은 저장한 와인을 양 옆에 전시한 레스토랑의 복도다.
<와인을 저장한 복도>
<레스토랑 한켠에 바처럼 꾸며 놓은 장소도 있다>
<팀 롱힌 중국 레스토랑의 모습. 토스타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연결되어 있다>
레스토랑 구조는 2층으로 되어 있으며, 서로 복도를 통해 통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ICC 타워 102층에서 홍콩섬을 향한 구조. 토스타 레스토랑에 들어서니 나이가 지긋한 노인 두 분이 피아노와 섹소폰으로 재즈를 연주하고 있었다. 눈에 들어온 것은 피아노 선반 위의 아이패드. 노인분이 아이패드로 악보를 보면서 연주하는 모습에 묘한 감동을 받았다.
고개를 돌리자 대형 샹들리에 2개가 눈에 들어왔다. 이 때 시간은 조금씩 어두워지던 5시 20분 정도.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점원이 애프터눈티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이게 양이 좀 많다. 처음 1개 셋트가 나왔을 때는 그러려니 했지만, 계속 나오더니 총 4개 셋트. 1개 셋트가 2인분이란다. 가격은 평일 2인 기준 568홍콩달러(약 7만 4,000원), 주말 598달러(약 7만 8,000원)라고. 맛은… 글쎄. 여자 입맛에 딱 맞는 달콤함이라고 칭하겠다.
<달고, 또 달고, 정말 달았던 애프터눈티>
<여자 일행은 여기서 먹방을 찍기도>
여러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곳이라 확실히 넓다. 구조는 복도-레스토랑-복도-레스토랑 식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헷갈릴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입구도 103층에서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오고 올라가야만 한다. 아니다 다를까. 약 1시간 가량 애프터눈티를 먹은 뒤 나오는데 정종철씨와 최은주씨가 사라졌다. 길을 잃은 것. 로비에 있다는 연락이 왔지만, 다시 만나는데 한참이 걸려야만 했다. 리츠-칼튼 로비인지, ICC 로비인지, 레스토랑 로비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 혹 이 곳을 방문한다면, 확실하게 말하시길. 나는 지금 어디 로비에 있다고 말이다.
<레스토랑에서 찍은 홍콩섬. 확실히 홍콩은 어디서도 뷰(View)가 좋다>
구룡반도 최대의 쇼핑가, 하버시티로
리츠-칼튼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한 뒤, 바로 옆에 위치한 하버시티 주변 켄톤로드로 이동했다. 켄톤로드는 우리나라의 압구정, 청담 거리와 비슷한 거리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루이뷔통, 펜디, 프라다, 에르메스, 샤넬, 돌체 앤 가바나, 엠프리오 아르마니, 구찌 등의 샵들이 늘어서 있는 거리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루이비통 플래그쉽 스토어도 이곳에 있다. 참고로 켄톤로드에서는 특정 매장 앞에서 보자고 약속하지 말자. 만약 당신이 아르마니 매장 앞에서 보자고 약속했다면, 상대방을 만나기 위해 거리 전체를 헤맬 수도 있다. 켄톤로드에 있는 아르마니 간판만 10개가 넘으니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명품이 즐비한 이 거리 주변에서 짝퉁을 판매하려는 호객꾼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다. 어떻게 아는지 모르겠지만, "아저씨, 시계, 지갑"이라며 우리나라말로 또박또박 말을 걸어온다. 일본인에게는 일본어, 중국인에게는 중국어(홍콩은 광동어를 사용하고, 중국 본토에서는 북경어를 사용한다)로 말을 건다. 각 나라의 사람인지 어떻게 아는지 신기할 정도. 참고로 켄톤로드는 구룡반도와 중국 광주 지역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목요일 저녁, 평일에도 사람으로 가득한 켄론로드>
여기서 일행에게 약 30분 간 자유시간을 줬지만… 일행은 이미 10% 방전 경고를 받은 상태. 3시간 넘는 비행과 30도에 육박하는 습한 홍콩의 날씨에 일행들은 시원한 곳과 앉을 곳을 찾기에 바빴다. 어차피 켄톤로드와 하버시티는 내일 다시 찾아올 장소. 일행은 거리에서 도망쳐 바로 옆 호텔 로비로 들어갔다. 잠시 쉬는 이 시간에 채아씨는 찍은 사진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과거 하버시티 주변은 없던 지역이었다. 80년대만 해도 이곳은 파도가 치는 바다였지만, 이후 매립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곳뿐만 아니라 리츠-칼튼, 오존이 있는 ICC 타워도 마찬가지. 매립해서 새로 건설한 지역이지만, 지금 이곳은 구룡반도 최고의 부촌이자, 번화가로 발전했다는 점이 놀랍다. 잠시 쉰 일행은 하버시티 뒤에 위치한 6층 높이의 주차장으로 옮겼다. 해가 바다로 가라앉은 일몰 사진을 찍기에 최적인 장소. 주차장 바로 앞에는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오가는 스타페리 선착장이 있어 두 지역을 오가는 배를 감상할 수도 있다. 참고로 저녁 8시부터 홍콩의 고층 빌딩을 소개하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 레이저쇼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도 있다.
<구룡반도와 홍콩섬을 오가는 스타페리>
<니콘 Df로 촬영한 이장우씨>
<구름 사이로 저물고 있는 태양>
홍콩식 샤부샤부를 즐길 수 있는 '타오흥(Tao Heung)'
저녁 8시가 지나자 해가 졌다. 어느새 밤. 본격적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켄톤로드지만, 야경 촬영은 다음으로 미루고 홍콩식 샤부샤부를 즐길 수 있는 타오흥(Tao Heung)으로 이동했다. 타오흥은 홍콩 젊은이들 사이에서 명성이 높은 레스토랑으로 낮에는 딤섬을 전문으로, 밤에는 핫팟(hot pot, 샤부샤부를 뜻한다. 홍콩에서는 훠궈라고 발음한다) 전문으로 판매한다. 고추와 마늘, 볶은 새우, 파, 춘장 등을 섞어 자신만의 소스를 만들 수 있으며, 여기에 다양한 재료를 익혀서 찍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들 제대로 식사하지 못하고 돌아다닌 여정이었기에(라고 읽고 끌려 다닌 여정이라고 해석하자), 음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채소, 버섯, 옥수수, 고기, 조개, 새우, 오징어 면 등이 게눈 감추듯 탁자 위에서 사라졌다. 기억에 남는 것은 생선 껍데기(?). 말린 뒤 살짝 튀겨서 나오는 생선 껍데기는 샤부샤부에 5초 정도만 담아 먹으면 된다. 다소 비릴 것 같은 모습과 달리 상당히 독특하고 맛있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글쎄. 이건 생선 껍데기 맛이라고 말할 수밖에.
정신 없던 첫날
인천공항에서 첵랍콕 공항, ICC 타워(리츠-칼튼, 오존), 켄톤로드, 타오흥… 첫날은 구룡반도 침사추이 주변에서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했다. 다소 이른 아침부터 모여서 돌아다녔기에 지치기도 했지만, 중간중간 만났던 경치와 이색적인 풍경은 확실히 '내가 지금 홍콩에 있구나'라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팝콘 일행이 보여줬던 카메라에 대한 관심에 놀랐다. 각자 사용하는 기종의 기능과 성능에 대해 확인하고, 이동할 때마다 계속해서 렌즈를 돌리며 카메라를 만지던 모습. 단순히 여행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지점'을 '좋은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노력하더라.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많다. 그 곳의 맛집을 찾아갈 수도 있고, 그 곳의 경치를 보기 위할 수도 있으며, 그 곳의 재미를 느끼기 위함일 수도 있다. 우리네들은 수 많은 이유로 여행을 떠나지만, 결국 남는 건 사진 아닐까. 지금도 가끔 어린 시절 소풍을 떠나 필름 카메라로 친구들과 사진 찍던 그 때를 기억한다. 출사는, 아니 사진은 그 때를 추억하고 돌이켜볼 수 있는 가장 빠른 수단 중 하나다. '남는 건 사진 뿐' 이 말 참 많이 하고, 많이 듣는다.
팝콘 일행은 개그맨 정종철씨가 회장으로 있어서 그런지 확실히 활기찼다. 어쩔 때는 좋은 개그 소재가 나오면 서로 물어뜯을 기세로 말장난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 손에는 항상 카메라가 달려 있다. 잘 찍으려고 노력하기도 하지만, 일단 셔터부터 누른다. '많이 찍고, 많이 뽑아라'라는 정종철씨의 말처럼, 일단 찍고 본다. 이게 출사 아닐까. 같이 즐기고 웃으면서, 함께 본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 말이다.
니콘 팝콘과 함께한 홍콩 출사 첫날은 이렇게 끝났다. 이번 니콘 팝콘 홍콩 출사 일정은 총 3박 4일. 다음 2부 기사에서 홍콩섬으로 떠난 그들과의 2일차 여정을 소개하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