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FLAC, WAV… 어떤 파일로 음악을 들을까?

이상우 lswoo@itdonga.com

CD 앨범 구매 비율은 과거와 비교해 줄어드는 추세다. 디지털 음원을 손쉽게 내려받거나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MP3보다 음질이 높은 소리를 듣기 위해 구매했지만, 현재는 CD 음질 수준, 그리고 이보다 더 높은 음질의 파일(흔히 MQS 등으로 불린다)까지 구매할 수 있다. 게다가 한 앨범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만 따로 구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디지털 음원이 전통적인 음원을 압도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CD 앨범
CD 앨범

하지만 여전히 CD 앨범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다. 파일만 구매했을 때는 가질 수 없는 앨범 아트나 가사집 등을 함께 얻을 수 있으며, 만질 수 없는 파일 대신 실물로도 보관할 수 있다. 필자 역시 대부분은 CD에서 파일을 추출해 음악을 감상한다.

그런데 막상 음원을 추출하려고 하니 파일 형식(포맷)이 워낙 많고, 각 형식별 설정도 다양하다. 각 파일 형식의 차이는 무엇이고 나에게 맞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대표적인 음원 포맷과 각 특징을 알아보자. 참고로 이번 작업에는 무료 CD 음원 추출용 소프트웨어 'Free MP3 CD Ripper(이하 CD리퍼)'와 형식 변환 소프트웨어 'Switch Sound File Converter(이하 스위치)'를 사용했다. CD리퍼는 CD 음원 추출, 음원 형식 변환, 간단한 CD 재생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며, 스위치는 다수의 파일 형식을 한 번에 변경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CD 음원 추출용 소프트웨어 Free Mp3 CD
Ripper
CD 음원 추출용 소프트웨어 Free Mp3 CD Ripper

음원 형식 변환용 소프트웨어 Switch Sound File
Converter
음원 형식 변환용 소프트웨어 Switch Sound File Converter

음악 파일 형식의 대명사, MP3

CD에서 음원을 추출할 때 사용하는 파일 형식은 크게 MP3, FLAC, WAV 등 3가지를 들 수 있다.

MP3는 가장 대중적인 손실 압축 음원 형식이다. 음악 파일을 뜻하는 대명사로 쓰이던 시절도 있었다. 10여 년 전만 해도 휴대용 디지털 오디오(쉽게 말해 MP3 플레이어)의 저장공간은 128MB 정도에 불과해, 파일 크기가 작은 MP3 형식이 대부분이었다.

MP3는 동영상 포맷인 MPEG-1의 오디오 규격으로 개발된 파일 형식으로, 정식 명칭은 MPEG Audio Layer-3다. 원음에서 사람이 거의 들을 수 없는 부분을 잘라내서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앞서 말한 3가지 형식 중 파일 크기가 가장 작다(그만큼 음질도 떨어진다).

CD리퍼에서 MP3 형식으로 파일을 추출하거나 스위치를 통해 파일을 변환할 때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 것은 크게 비트 전송 방식 및 비트 전송률, 스테레오 방식 등 2가지다. 대부분의 CD 음원 추출 소프트웨어(혹은 형식 변환 소프트웨어)가 이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일부 소프트웨어에서는 이외에도 샘플링 비율을 조절하는 기능도 있다.

CD리퍼의 MP3 설정은 Options > LAME 항목에 있다. LAME은 MP3 인코딩 방식 중
하나다
CD리퍼의 MP3 설정은 Options > LAME 항목에 있다. LAME은 MP3 인코딩 방식 중 하나다

비트 전송 방식은 크게 CBR과 VBR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CBR은 고정 비트 전송 방식으로, 음원 전체에 대해 일정한 비트 전송률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VBR은 가변 비트 전송 방식으로, 정보량이 적은 부분은 비트 전송률을 낮게, 많은 부분은 높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이유에서 VBR에는 최대 비트 전송률과 최소 비트 전송률을 설정하는 기능이 있다.

스위치에서 MP3 설정은 Encoder Options에서 변경할 수
있다
스위치에서 MP3 설정은 Encoder Options에서 변경할 수 있다

CBR과 VBR을 비교했을 때 CBR은 상대적으로 용량이 크고 음질이 좋으며, VBR은 용량이 작고 음질도 조금 떨어진다. 비트 전송률과 음질 그리고 파일 용량은 정비례 관계기 때문이다.

참고로 MP3 형식에서 최대 비트 전송률은 320kbps다. 가장 좋은 음질을 원한다면 CBR 320kbps를 선택하면 되겠다.

CBR과 VBR의 차이
CBR과 VBR의 차이

스테레오 방식은 모노(Mono), 스테레오(Stereo), 조인트 스테레오(Joint Stereo) 등이 있다. 이 중 모노와 스테레오의 차이는 왼쪽과 오른쪽의 소리를 구분하느냐, 아니면 하나로 합치느냐의 차이다. 좌우 소리를 구분하기 때문에 스테레오 쪽의 입체감이 좋다.

그렇다면 스테레오와 조인트 스테레오의 차이는 무엇일까? 앞서 말한 것처럼 스테레오는 좌우를 구분하는 방식이다. 조인트 스테레오는 여기서 좌우 소리 중 중복되는 부분을 합치고, 차이가 있는 부분은 그대로 두는 방식이다. 중복 부분을 병합하기 해당 부분의 비트 전송률을 줄일 수 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무손실 압축 형식, FLAC

FLAC은 널리 쓰이는 무손실 압축 형식이다. 압축은 하지만 음질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FLAC은 Free Lossless Audio Codec의 약자로, 이름부터 '무손실'이다. 과거에는 이 형식을 재생할 수 있는 휴대용 오디오 기기나 PC용 소프트웨어가 드물었으며, 무엇보다 용량이 매우 커서 당시에는 조금 부적절한 형식이었다. 요즘 음악 감상용으로 많이 쓰는 스마트폰 중에서도 일부 기종은 Power AMP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이를 재생할 수 있다.

FLAC은 일부 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없다
FLAC은 일부 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없다

FLAC은 현재 CD에서 음원을 추출해 감상하는 사람들이 널리 쓰는 형식이다. CD리퍼에서 FLAC 형식으로 추출할 때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압축률이다. 압축률은 0~8단계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0에 가까울 수록 용량이 커진다. 참고로 CD리퍼는 음원 추출 시 비트심도와 샘플링 비율을 CD음질(16bit, 44.1kHz)로 기본 고정한다.

압축률에 따른 파일 특성 차이
압축률에 따른 파일 특성 차이

스위치는 선택할 수 있는 설정이 더 다양하다. 압축률은 물론 샘플링 비율과 모노/스테레오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때 샘플링 비율을 높이더라도 원본 파일(보통은 WAV)보다 높은 음질은 낼 수 없다. 만약 CD에서 추출한 WAV파일을 FLAC으로 변환할 때 샘플링 비율을 96kHz로 바꾼다고 해도, 원본의 음질을 뛰어넘지 못한다. 괜히 파일용량만 커지니 일반적인 44.1kHz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압축률은 CD리퍼와 반대다. 숫자가 클 수록 음질이 좋다.

스위치는 FLAC으로 변환 시 샘플링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
스위치는 FLAC으로 변환 시 샘플링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

CD 음질을 그대로, WAV

WAV는 CD에 저장된 음악 파일을 손실 없이 그대로 가져오는 파일 형식이다. 일반적인 CD 음질은 16bit/44.1kHz이며 비트 전송률은 가장 음질이 좋은 MP3파일(320kbps)보다 4배 정도 높다(약 1,400kbps). CD의 파일을 압축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기 때문에 용량도 크다. 참고로 약 4분 30초 정도의 CD 음악을 WAV 파일로 추출하면 46MB 정도다. 같은 파일을 압축률 4단계 정도의 FLAC으로 변환하면 약 30MB다.

CD리퍼에서 WAV 형식으로 파일을 추출할 때 사용자가 변경할 수 있는 설정은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파일을 그대로 가져오기 때문이다.

스위치로 파일을 변환할 때 출력 형식을 WAV로 설정할 일도 드물다. 사실 스위치의 용도는 파일 용량을 줄이거나 특정 파일 형식을 지원하지 않는 기기에 맞게 형식을 바꿀 때 쓰인다. 만약 MP3 파일을 WAV 파일로 변환하면 음질은 그대로지만 용량만 커지기 때문에 손해다. 다만 WAV는 FLAC과 비교해 범용성이 높기 때문에, FLAC을 재생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이를 WAV로 변환해 사용할 수 있다. FLAC은 무손실 형식이기 때문에 WAV로 변환하면 압축된 정보를 대부분 살릴 수 있다. 압축 프로그램으로 여러 파일을 압축했다, 다시 압축을 푸는 것과 비슷하다.

FLAC과 WAV의 파일 크기 차이
FLAC과 WAV의 파일 크기 차이

어떤 형식을 선택해야 할까?

우선 음질이 좋고 용량이 큰 순서를 나열하면 WAV, FLAC, MP3 순이다. CD 음질을 그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WAV를, 조금 더 많은 파일을 저장하고 싶다면 MP3를 선택하면 된다. 스마트폰 등 용량이 한정된 기기에서 음질과 파일 용량 모두를 선택하고 싶다면 FLAC을 선택하면 되겠다.

만약 PC로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이라면 WAV를 추천한다. 기본 설치된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로도 구동할 수 있으며, 휴대용 기기와 비교해 용량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 소프트웨어(http://software.naver.com/)의 스페셜리뷰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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