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성숙기, IT 공룡들의 다음 시선은?

지난 2014년 1월 27일(미국 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자료 'Worldwide Quarterly Mobile Phone Tracker'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2년 대비 38.4% 증가한 10억 420만 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휴대폰 출하량 중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41.7%에서 2013년 절반을 넘는 55.1%를 차지했다. 참고로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및 점유율을 차지한 5개 업체는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LG전자, 레노버 순이다.

2013년 전세계 제조사별 스마트폰 출하량 및
점유율
2013년 전세계 제조사별 스마트폰 출하량 및 점유율

업계는 이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은 서서히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2011년 초부터 급증한 국내 스마트폰 성장률은 2012년 이후 서서히 정체되고 있다. 2013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2,204만 대 출하, 17조 1,403억 원 규모로 전년대비 각각 3.2%, 7.2% 감소했으며, 태블릿PC 역시 115만 대 출하, 6,509억 원 규모로 각각 8.2%, 16.3% 하락했다.

특히, 지금까지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이 성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고급형 시장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성숙기에 접어듬에 따라 평균 판매가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A(Strategic Analytics)가 발표한 전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 변동 추이에 따르면, 2011년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는 342달러. 하지만, 2013년 1분기 평균 판매가는 299달러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 전문 제조사는 차기 전략을 조금씩 수정하고 있다.

전세계 스마트폰 평균 가격 변동
전세계 스마트폰 평균 가격 변동

보급형 시장 공략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오는 2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 제품 전문 리뷰 매체인 '샘모바일'이 삼성전자가 MWC 2014에서 2종류의 갤럭시S5를 공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근거는 스마트폰 벤치마크 전문 프로그램 '안투투'에 올라온 갤럭시S5 추정 두 가지 모델의 성능 테스트 결과. 'SM-G900R4'와 'SM-G900H'라는 두 제품명으로 올라온 이 결과표는 삼성전자가 제품 해상도 및 성능 등을 토대로 갤럭시S5를 고급형과 보급형으로 나눠 출시할 것임을 암시한다.

갤럭시S5 언팩 초청장
갤럭시S5 언팩 초청장

이는 얼마 전 애플이 선보였던 아이폰5s, 아이폰5c 출시 전략과 유사한 점이 많아 눈길을 끈다. 공급 확대다. 성숙기에 접어든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과 함께 보급형 시장도 공략하겠다는 것. 특히, 스마트 기기는 제품 기반 시장 점유율이 상당히 중요하다. 단순 제품 판매의 의미뿐만 아니라 생태계 확보 및 확대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보급형 기기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제조사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있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 뒤늦게 뛰어든 화웨이, 레노버 등 중국 업체는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중점적으로 파고들었다. 물량 공세를 통해 두 업체는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 5위 내에 진입했으며, 이제는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도 엿보고 있는 상황. 이에 삼성전자, 애플 등도 보급형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용자 데이터 기반, 지능형 서비스도

보급형 시장 공략과 함께 이용자 데이터를 이용한 지능형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용자 데이터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수집한 다양한 정보(인터넷 이용 내역, 앱 이용 내력, 콘텐츠 이용 내역, 위치 정보, SNS 정보 등)를 뜻한다. 이를 토대로 사용 패턴 등을 파악해 필요한 정보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현재 IT 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도 이 같은 이용자 데이터 기반 서비스 중 하나다.

애플, 구글, MS, 삼선전자 등도 이를 준비 중이다. 애플은 '구글 나우(Google Now)'와 유사한 형태의 개인 비서 앱 'Cue'를 인수했으며, 2014년 1월 위치 기반 맞춤형 앱 제공 특허 및 사용자 움직임 기반 자동 조절 UI 특허, 이용자 감정 기반 광고 제공 시스템 특허,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 플레이리스트 생성 UI 등을 준비 중이다.

애플 이용자 감정 기반 광고 제공 시스템 특허
애플 이용자 감정 기반 광고 제공 시스템 특허

특히 지난 1월 17일(현지시간), 애플은 패치형 헬스 센서 개반 업체 'Sano Intelligence'에서 제품 개발, 전시 설계, 제품 테스트, 시스템 통합 등을 담당한 'Nancy Dougherty'와 가슴 부위에 부착해 칼로리 소모량, 심박수, 체온, 호흡, 혈압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센서 개발을 담당한 'Ravi Narasimhan' 등을 영입했다. 이용자 데이터 이외에 의료용 센서를 추가,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의료용 센서 전문가들을 영입한 것은 애플이 신청한 UI 및 센서 특허와도 연관 깊다. 이용자 감정 기반 광고 제공 시스템 특허를 예로 들어보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를 통해 수집한 이용자 데이터에 심박수, 혈압, 아드레날린 수치 등을 추가해 이용자 기분에 따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즉, 단순히 의료 센서 데이터를 통해 이용자의 '건강'만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분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 효과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구글도 개인정보 기반 이용자 맞춤형 제안 시스템 특허를 획득했다. 이메일 서버, SMS/MMS 서버, IM 서버, 검색 서버, 사용자 단말기, 웹 서버, 마이크로 블로깅 서버, SNS 서버 등을 통해 수집한 개인 정보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안한다. MS 역시 개인비서, 알림센터 기능을 추가한 윈도폰 8.1을 오는 4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스마트 기기는 단순 전자 기기가 아닌 이용자와 정보를 공유하는 기기로 발전할 전망이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수집한 이용자 데이터와 이를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 등이 이를 가능케 한다.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미래 기술도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중. IT 공룡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스마트폰 다음을 바라보고 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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