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소통'은 '업무'마저 바꾼다

강일용 zero@itdonga.com

인터넷에서 유명한 존재로 많은 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사람이 실제로는 친구 하나 없는 고독한 존재였다가, 한 사람을 만나 마음을 열어가는 내용을 담은 한국 영화가 떠오른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로 만들어진 사회라는 의미를 담은 소셜(Social)이란 단어가 주목 받고 있다. 소셜을 활용해 잊고 지냈던 친구를 다시 찾기도 하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동호회 활동을 하기도 한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가 대중화되면서 소셜 서비스를 활용해 개인 신상의 여러 부분을 타인과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소셜 서비스는 지금도 분, 초를 다퉈가며 발전하고 있다.

일반 사용자에게 소셜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의미한다. 소셜로 연결된 관계는 빠른 정보 획득과 획득한 정보에 대한 신뢰성 등에서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이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소셜 커머스)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이러한 장점을 기업의 목적인 비즈니스에도 반영하면, 조직원 간의 계층적이고 딱딱한 문화를 탈피할 수 있고, 업무 능률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기업의 소셜이라는 의미에서 '엔터프라이즈 소셜(Enterprise Social)'이라고 부른다. 일반 소셜과 차이점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더불어 업무에서 자주 사용하는 업무 도구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팀원들이 문서를 하나 같이 만든다고 가정하자. 먼저 문서를 작성하고, 이를 변경하는 작업을 개별 컴퓨터에서 진행할 것이다. 그리고 이 문서를 전자 메일로 전송해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프로세스다. 문서가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누군가에게 들어야만 알 수 있는 수동적인 형태다.

반면 우리의 일상은 조금 다르다. 사용자는 정보를 관계로 연결된 소셜 환경 내에서 지인들의 업데이트를 통해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소셜 서비스를 통해 지인들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로써 정보를 획득한다는 의미다. 앞서 언급한 문서도 마찬가지다. 문서를 하나의 존재로 인지하고 관계를 설정할 수 있다면, 문서의 변화 역시 중요한 소식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소셜을 활용하면 조직원과 '관계', 조직원과 '문서', 조직원과 '중요 업무 사이트', 조직원과 '검색' 등 업무상 필요한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게 된다. 보다 높은 생산성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다. 개별 정보를 직접 취합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업무상 필요한 모든 요소와 관계를 설정하고, 관계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소식을 일상에서 소셜처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디바이스의 범위가 점차 넓어져 갈 것이라는 예측은 앞의 디바이스에 관련 글(1부)에서 언급했다. 매체를 통해 종종 눈에 띄는 광고가 하나 있다. 외출 중에 본인의 디바이스를 활용해 집의 난방 온도를 변경하고, 냉장고에 있는 계란의 개수를 확인하는 내용의 광고였다.

디바이스에서 집을 관리하는 앱을 사용하거나, 냉장고를 확인하는 앱을 사용했다고 예측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 해보자. 일상에서 사용하는 기기들이 관계 설정이 가능한 하나의 존재가 된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그리고 엔터프라이즈 소셜 시나리오에서 살펴본 것처럼 필요한 정보를 사용자가 결정해 기기와 관계를 설정해놓았다면? 바로 소셜이 사람과의 관계는 물론,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디바이스와 관계까지로 확장된다'는 의미다. 새로운 소식을 관심 있는 정보로 설정할 경우 본인의 소셜 플랫폼에 바로 업데이트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정보를 통해 빠르게 무언가를 판단할 수 있게 되고, 이러한 정보는 앱과 연계해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이러한 확장 전에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온라인에서 자아는 오프라인에서 자아와 다른 형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을 사칭해 소셜 계정을 만들어 이를 통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또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개인 정보의 유출이라던가, 타인 정보에 대한 탈취 등과 같은 보안적인 사항을 기술적인 측면,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성숙한 인터넷 문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부작용보단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이다. 소셜 기술, 그리고 편리한 디바이스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해 많은 이와 관계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보다 정확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 그리고 이러한 기술의 중심에 사람을 놓고 생각한다는 점은 기술의 존재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더욱 흥미진진해질 소셜의 발전을 보고 있는 것도 향후 IT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1부: '컴퓨터'는 잊어라, 이제 '디바이스'를 논하는 시대 - http://it.donga.com/13022/

2부: MS의 고민… 윈도8은 왜 변화해야만 했는가? - http://it.donga.com/13286/

3부: 오피스의 변신은 현재 진행형 - http://it.donga.com/13535/

글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백승주(koalra@hotmail.com)
편집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IT칼럼니스트 백승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기술전도사(Evangelist) 및 IT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신 IT 동향을 다루는 '꼬알라의 하얀집(http://www.koalra.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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