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으로 부족해’ PC 케이스 시장 대세는 다 보이는 어항형 케이스

강형석 redbk@itdonga.com

PC 케이스 내부가 잘 보이는 어항형 케이스가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 출처=한미마이크로닉스
PC 케이스 내부가 잘 보이는 어항형 케이스가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 출처=한미마이크로닉스

[IT동아 강형석 기자] PC 시스템을 화려하게 꾸미는 ‘튜닝’이 주목받고 있다. 누가 알아주는 게 아니지만, 자기만족과 실내 인테리어 요소가 더해지면서 더 화려한 PC를 조립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시장도 이에 따라 더 화려하고 쉽게 꾸밀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RGB LED 냉각팬은 기본이고 PC 내부의 지저분한 케이블을 정리해주는 도구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중 유행을 빨리 반영하는 주변장치를 꼽자면 PC 케이스라 하겠다. 일반적으로 PC 부품을 정리하고 공기 흐름을 만들어 시스템의 안정적 구동을 돕는 부품이지만, 가장 눈에 띄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단순한 직사각형 철제 상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으며 튜닝 애호가 시장을 겨냥한 제품도 다수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어항형 케이스’다.

PC 케이스 제조사 및 유통사들이 앞다퉈 속 보이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측면에 적용되는 강화유리를 전면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PC 케이스는 전후면에 냉각팬을 달아 자연스러운 공기흐름을 유도하도록 설계된다. 이와 다르게 전면에 강화유리를 적용한 PC 케이스는 상단 혹은 측면에 냉각팬을 달아 공기흐름을 만들고 전면 강화유리로 내부 시인성을 높인다. 내부가 어항처럼 훤히 보인다고 해 어항 케이스라고 부른다.

고가였던 어항형 케이스가 대중화 영역으로

어항형 PC 케이스가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업계간 경쟁이다. 과거 어항형 케이스는 설계 특성상 고가 제품으로 분류됐다. 측면과 전면에 강화유리를 적용하면서 비용이 상승하고 넓은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빅타워 규격을 적용했다. 빅타워 케이스는 폭 최소 200mm 이상, 높이 500mm 이상, 깊이 430mm 이상으로 일반 미들타워형 케이스 대비 30~50% 이상 큰 부피를 자랑한다.

대중이 쓰는 케이스와 비교해 부피가 크고 확장성 확보, 뼈대 설계 등 가격 상승 요인이 작용하면서 어항형 케이스는 초기에 40~80만 원에 형성됐을 정도로 사치품에 속했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설계와 제조에 대한 어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시장에 다양한 어항형 케이스가 판매되고 있다. / 출처=다나와
시장에 다양한 어항형 케이스가 판매되고 있다. / 출처=다나와

그 결과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어항형 케이스는 주로 5~10만 원선에 형성되어 있으며 일부는 2~3만 원선에 구매 가능할 정도로 문턱이 낮아졌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미들타워 규격으로 확장성이나 기능적 면에서는 빅타워 규격 케이스에 비해 떨어지지만, 일반 소비자가 시스템을 꾸며 쓰기에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낮은 가격에 마음껏 멋진 시스템을 꾸밀 수 있으니 순식간에 유행을 끌었다고 볼 수 있다.

어항형 케이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에 대해 한미마이크로닉스 김희철 사원은 “어항형 케이스는 시각적 측면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최근 소비자는 PC 하드웨어 구매 시 성능 외에도 디자인적 요소를 많이 따진다. 탁 트인 개방감을 갖춘 어항형 케이스는 기존 케이스와 외적 차별화 요소가 분명하다. 진입장벽도 낮아진 점도 인기 요소 중 하나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개방감 갖춘 어항형 케이스, 구매 전 확인은 필수

멋지게 PC 내부를 구성해 나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어항형 PC 케이스. 보기에 좋지만, 구매 전 확인해야 할 부분도 있다. 일반 PC 케이스와 비교해 부족할 수 있는 장치 확장성, 강화유리 적용 면적이 넓어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파손 위험 등이다. 개방감 이전에 공기 효율이나 장기적 장치 운용 등도 따져보는 것이 좋다. LED가 점등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라면 어항형 케이스는 독이 된다.

먼저 확장성이다. 일반 PC 케이스는 내부 공간을 활용해 여러 장치를 장착하도록 구성한다. 특히 저장장치는 민감한 부분이다. 대부분 2~4개, 많게는 8개 이상 제공하기도 한다. 어항형 케이스는 이 부분에서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평균적으로 2~3개 가량의 저장장치 장착 공간이 있는데 3.5인치 및 2.5인치 규격을 함께 쓴다. 만약 3.5인치 하드디스크 2개, 2.5인치 SSD 2개 정도를 쓸 생각이라면 선택지가 줄어든다.

다수의 어항형 케이스가 외부 저장장치 지원에 소극적이므로 3.5ㆍ2.5인치 저장장치를 4개 이상 쓰려면 지원 여부를 구매 전에 파악해야 된다. / 출처=다클플래시 DS900 제품 다나와 상품정보
다수의 어항형 케이스가 외부 저장장치 지원에 소극적이므로 3.5ㆍ2.5인치 저장장치를 4개 이상 쓰려면 지원 여부를 구매 전에 파악해야 된다. / 출처=다클플래시 DS900 제품 다나와 상품정보

메인보드에 직접 장착하는 M.2 규격 SSD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아 외부 저장장치를 따로 쓰지 않는 소비자가 늘었지만, 여전히 데이터 보관 목적으로 외부 저장장치를 선호하는 이도 많으므로 어항형 케이스 선택 시 확장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어항형 케이스로 PC 시스템을 구성할 때 고려해야 될 다른 하나는 냉각효율이다. 공기흐름을 고려해 설계된 일반형 제품과 달리 어항형은 전면이 강화유리로 막혀 있고 측면 또는 상하단 냉각팬을 배치한 형태다. 따라서 부품 배치에 따라 냉각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체형 수랭식 냉각장치를 사용하거나 최대한 많은 냉각팬을 장착해야 될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제품을 다룰 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처음 PC 케이스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충격에 의해 강화유리가 파손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미마이크로닉스 김희철 사원은 “모든 강화유리 제품에는 자파위험이 존재한다”며 “다만 어항형 케이스는 타공처리를 하지 않는 편이어서 자파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다. 또한 비산방지필름을 강화유리에 적용해 파손 과정에서 발생할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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