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스포티파이까지…구독 서비스 가격, 줄줄이 인상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최근 잇따르고 있는 구독 서비스들의 가격 인상 대열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도 합류했다. 스포티파이가 프리미엄 요금제 가격을 올린 건 12년 만에 처음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24일(현지 시간)부터 프리미엄 멤버십 가격을 1~2달러 인상한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멤버십은 음원 스트리밍만 가능한 베이직 멤버십과 달리 오프라인 재생까지 가능한 멤버십이다.

스포티파이 / 출처=셔터스톡
스포티파이 / 출처=셔터스톡

1인용 멤버십인 프리미엄 싱글은 9.99달러에서 10.99달러로, 2인용 멤버십인 프리미엄 듀오는 12.99달러에서 14.99달러로 올랐다. 6명까지 함께 쓸 수 있는 가족 요금제는 15.99달러에서 16.99달러로 인상했다.

인상안은 미국을 포함한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전 세계 49개 국가에 적용된다. 한국은 이번 가격 인상에서 제외됐다.

스포티파이가 오랫동안 동결해 왔던 프리미엄 멤버십 가격을 올린 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스포티파이는 구독자 수 기준으로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1위 기업이지만 수익은 내지 못하는 만성 적자 기업이다. 지난 25일 발표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스포티파이 구독자는 2억 2000만 명, 영업 손실은 2억 4700만 유로(약 3490억 원)를 기록했다.

스포티파이 측은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전 세계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격을 인상했다”며 “이번 변화가 우리 플랫폼이 전 세계 팬과 아티스트들에게 계속해서 가치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뮤직도 지난해 이미 가격을 인상했다 / 출처=애플
애플 뮤직도 지난해 이미 가격을 인상했다 / 출처=애플

경쟁 서비스들이 앞서 이미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 점을 비추어 보면, 이번 스포티파이의 가격 인상은 예견된 일이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월 9.99달러였던 애플 뮤직 요금을 10.99달러로 올리는 등 구독 서비스 요금 전반을 인상했고, 아마존도 올해 초 월 9.99 달러였던 아마존 뮤직 언리미티드 요금을 10.99달러로 인상했다. 스포티파이 다니엘 에크 CEO는 지난 4월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때 “가격을 올릴 준비가 됐다”며 가격 인상을 이미 시사한 바 있다.

구독 요금을 인상하고 있는 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뿐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대부분의 구독 서비스가 비용 증가, 수익성 개선 등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 21일 미국에서 유료 요금제인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을 11.99달러에서 13.99달러로, 유튜브 프리미엄 뮤직 가격은 9.99달러 10.99달러로 인상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게임패스 가격을 이달 6일부터 인상했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도 게임패스 가격을 이달 6일부터 인상했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달 6일부터 게임패스 가격을 인상했다. 콘솔용 요금제는 9.99달러에서 10.99달러로, 얼티밋 요금제는 14.99달러에서 16.99달러로 인상했다. 국내에서는 각각 7900원에서 8500원, 11900원에서 13500원으로 올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전국 15~59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자 30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OTT 이용자 중 구독료가 10% 인상됐을 때 해당 OTT를 계속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51%이었고, 나머지는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38%) OTT 이용을 끊겠다고(11%) 답했다.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이처럼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이 큼에도 가격 인상을 감행하는 건 이용자를 가둬놓는 락인(자물쇠) 효과만 강력하다면 실제 구독자 이탈은 미미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해 월 2900원이었던 멤버십 가격을 4990원으로 무려 72%나 인상했지만 멤버십 이탈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요금 인상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 보니 추가적인 서비스 개편을 시도하는 업체들도 있다.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이미 가격을 인상한 넷플릭스는 추가 인상 대신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고, 계정 공유를 유료화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광고 요금제 출시와 계정 공유 유료화 모두 출시 전부터 일부 이용자들에게 반발을 샀지만, 출시 후에는 가입자를 늘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19일 발표한 넷플릭스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넷플릭스 구독자 수는 직전 분기 대비 589만 명 늘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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