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봄나들이에 쓸 중고 카메라, 어떻게 해야 제대로 고를까?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오늘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경칩(驚蟄)입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꽤 쌀쌀했는데, 이번주는 낮 최고기온이 최고 20도에 이릅니다. 미세먼지는 여전하지만 주말이 되면 봄 나들이를 갈 채비를 해볼 참입니다. 저만 그런건 아닌지 3월 즈음되면 블루투스 스피커나 카메라 등 캠핑, 나들이를 위한 구매가 느는 듯 합니다.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 등을 통해 중고 거래가 더욱 활발해진 요즘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발품을 팔지요. SupOOOOOO님 역시 나들이를 앞두고 중고 카메라를 구매할 예정이신 듯한데요, 어떻게 하면 괜찮은 카메라를 구할 수 있을지 짚어보겠습니다. (일부내용 편집)

캐논 EOS M50, 2018년 출시된 제품으로 현재 중고 가격은 40만 원 대에 형성돼있다. 출처=IT동아
캐논 EOS M50, 2018년 출시된 제품으로 현재 중고 가격은 40만 원 대에 형성돼있다. 출처=IT동아

안녕하세요, 올해는 사진을 취미로 해보고 싶어서 메일을 드립니다. 새 카메라를 사면 좋겠지만, 일단 처음에는 당근마켓을 활용해 동네에서 괜찮은 카메라를 구해볼 생각입니다. 장롱 속에서 놀고 있던 카메라 매물이 심심찮게 나오는 게 보여서요. 하지만 카메라는 회사 기물을 여러 번 사용해 본 게 전부라서 어떤 제품을 어떻게 구매하는 게 좋을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중고 카메라를 살 때 어떤 점을 주의하면 좋을지 짚어주시기 바랍니다.

아는만큼 보이는 ‘중고 디지털 카메라’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봄 나들이를 앞두고 사진을 배워보실 생각이신가 보군요.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는 분들이 많지만, 역시나 제대로 사진을 배우고 싶다면 SupOOOOOO님의 선택처럼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일단 회사에서 사용했다는 카메라가 어떤 제품인지는 모르겠으나, 초보자가 사용하기 좋은 카메라와 렌즈 조합을 기준으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디지털 카메라는 렌즈 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를 추천드립니다. 크기가 작고 사용 방법도 간편하며, 수동 모드도 지원해 사진을 공부하기 좋습니다. 렌즈 교환이 되지 않는 소형 콤팩트 카메라나 넓은 줌 범위를 지원하는 하이엔드 카메라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콤팩트 카메라는 센서가 작아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하는 게 낫고, 하이엔드 카메라는 사용하기는 좋지만 다양한 렌즈를 써볼 수 없으며 피사계 심도 표현이 어렵습니다.

네이버에 카메라 모델을 입력하면 카메라 종류와 등록 날짜가 나온다. 출처=네이버
네이버에 카메라 모델을 입력하면 카메라 종류와 등록 날짜가 나온다. 출처=네이버

미러리스 카메라를 기준으로 중고 제품을 구매하신다면 소니 알파(A) 시리즈, 후지필름 X 시리즈, 캐논 EOS M 시리즈가 있습니다. 소니 미러리스 중 넥스(NEX) 시리즈는 13년 이전 제품이고, 또 삼성전자나 올림푸스는 사업을 접었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해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제품 선택의 기준을 2016~18년 이후에 출시돼 무선 기능 등을 지원하고, 배터리를 새 제품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만약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매하신다면 △ 제품의 외관상 상처는 없는지 △ 센서에 스크래치는 없는지 △ 연사 촬영 시 셔터막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 배터리나 인터페이스 단자가 찌그러지거나 파손되진 않았는지 △ 버튼 중 인식되지 않는 버튼은 없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합니다. 또한 국내 정품 여부를 판매자로부터 확인하고, 정품 등록 해지 여부와 센터 수리 이력 등도 확인해야 합니다.

카메라의 외관과 센서, 수리 이력 등을 바탕으로 카메라의 상태를 유추하는 것이 중고 거래의 핵심이다. 출처=IT동아
카메라의 외관과 센서, 수리 이력 등을 바탕으로 카메라의 상태를 유추하는 것이 중고 거래의 핵심이다. 출처=IT동아

특히나 수리를 한 이력이 있으면 버튼 등 단순 문제인지, 셔터막 파손이나 센서 오류, 침수 등 심각한 문제였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수리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구매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DSLR 카메라라면 연사 촬영 시 미러가 제대로 왕복하는지, 미러박스 교체 이력 등은 없는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중고 가격이 타제품보다 저렴하다면 급매물로 내놓은 것인지, 제품에 문제가 있어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판매자가 카메라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싸게 내놓은 경우라면 정품 등록도 수리이력 확인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때는 그 자리에서 품질을 확인하고 구매할지 말지를 직접 결정해야 합니다. 전문가용 카메라지만 사용감이 많거나 연식이 오래돼 저렴하게 파는 제품은 어떤 문제가 있을지 모르므로 피해야 합니다.

금속 재질의 카메라 외관에 찍힌 자국이 있다. 이렇게 외관에 충격의 흔적이 있다면 카메라가 떨어진 적이 있거나 렌즈축이 틀어져있을 수 있다. 출처=IT동아
금속 재질의 카메라 외관에 찍힌 자국이 있다. 이렇게 외관에 충격의 흔적이 있다면 카메라가 떨어진 적이 있거나 렌즈축이 틀어져있을 수 있다. 출처=IT동아

렌즈도 잘 골라야 합니다. 초보자용 렌즈교환식 카메라는 보통 18-55mm나 16-50mm 초점거리의 렌즈를 기본으로 제공하며, 나중에 숙련되면 추가로 렌즈를 구매해 사용하면 됩니다. 다만 렌즈도 바디랑 별개로 고장나거나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확인해야 합니다. 렌즈의 경우 △ 전면 대물렌즈나 후면 접안렌즈에 물리적인 상처는 없는지 △ 줌, 초점링이 원활하게 돌아가는지 △ 외관상 큰 상처나 찌그러진 곳은 없는지 △ 조리개의 f값을 끌어올렸을 때 내부에서 제대로 반응하는지 △ 카메라로 촬영한 다음 확대했을 때 초점이 맞는 부분인데도 화질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생각될 때를 고려합니다.

대물렌즈나 접안렌즈의 상처는 이미지 결과물에 영향을 주지만, 5만 원대인 중고 기본 렌즈(번들 렌즈)에서는 흔한 문제입니다. 기능상 문제가 없고 렌즈가 갈린 수준의 큰 문제만 아니라면 흥정의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찌그러지거나 패인 곳이 있고, 또 촬영시 초점을 맞춘 부분이 흐리거나 난시처럼 일그러져서 찍힌다면 구매를 피하십시오. 이는 초점축이 틀어질 정도로 큰 충격이 가해진 경우라서 수리가 필요합니다. 만약 카메라와 함께 파는 제품이라면 카메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카메라와 렌즈 모두 따져볼 부분이 많긴 하지만 리스트로 만들어서 하나하나 보신다면 확인에 10분도 걸리지 않고, 폭탄 매물도 피하실 수 있습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이나 서비스의 선택, 혹은 이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애플리케이션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pengo@itdonga.com으로 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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