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59% “변기 속 스마트폰 손으로 건지겠다”
“스마트폰 없이는 못살아!”
최근 시장조사기관 켈턴 리서치(Kelton Research)는 미국인 중 상당수가 스마트폰 중독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87%에 달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이 없어진다면 친한 친구를 잃었을 때처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그 중 절반 가량이 “스마트폰 없이는 1시간조차도 견딜 수 없다”라고 고백했다. 또 5명 중 3명은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도둑맞을 상황에 처한다면 더럽거나 위험한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스마트폰만 찾을 수 있다면 뭐든 하겠다
스마트폰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어떤 것까지 포기할 수 있을까. 미국인 중 11%는 스마트폰을 뺏기느니 차라리 팬티를 입지 않은 채로 집에 갇혀 있는 쪽을 택했다. 여성 중 55%는 ”화장을 하지 않은 상태로 집에 있는 게 낫다”라고 답했으며, 전체의 29%는 현금 대신 스마트폰을 골랐다.
재미있는 것은 여성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남성보다 높다는 점이다. 여성은 평균 7시간을, 남성은 평균 9시간을 스마트폰 없이 버틸 수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위해 어떤 행동까지 참을 수 있을까. 63%는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음식물 쓰레기통도 뒤질 수 있다”라고 말했고, 59%는 “스마트폰이 변기에 빠진다면 손으로 꺼내겠다”라고 답했다. 스마트폰을 빼앗으려는 강도를 상대로 몸싸움을 벌이겠다는 사람도 25%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관리에는 소홀해
그러나 이처럼 스마트폰을 끔찍이 여기면서도 48%는 스마트폰 보호용 케이스를 쓰거나 스마트폰 보험에 가입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5명 중 2명은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망가트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스마트폰을 분실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버스, 택시,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에 놓고 내리거나(54%) 술집과 나이트클럽에서 잃어버렸다(23%)는 대답이 많았다. 남성(19%)이 여성(13%)보다 스마트폰을 더 잘 잃어버리는 편이었다.
스마트폰을 망가트린 이유로는 화면을 깨트리거나, 물을 엎지르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트리거나, 변기에 빠트렸다는 대답이 많았다. 어린 자녀가 가지고 놀다가 망가트린 사례도 상당수 있었다. 특히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젊은 계층이 스마트폰 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도 상황은 비슷… 스마트폰 없으면 불안해
사실 이러한 스마트폰 중독 증상은 비단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모니터가 2011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중 61.5%가 “스마트폰이 없을 때 불안감을 느낀다”라고 대답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는 답변도 38%나 됐다.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가까운 곳에 놓거나 손에 쥐고 자는 사람은 46%에 달했으며, 화장실 갈 때 스마트폰을 가져가는 사람은 63%를 넘었다. 남성(57%)보다 여성(65%)의 불안감이 더 크다는 점도 비슷하다.
최근 한 조사에서는 스마트폰의 중독성이 인터넷보다 훨씬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청소년 계층에서 더 두드러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발전하는 추세다. 마냥 편리할 줄만 알았던 스마트폰이 한편으로는 중독을 조장하는 족쇄로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