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야심작 윈도폰8, 무엇이 달라졌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 ‘윈도폰8’을 20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윈도폰8의 가장 큰 특징은 태블릿PC 및 PC 운영체제 ‘윈도8’과 같은 코어 커널(운영체제의 구동 기반)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윈도8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윈도폰8으로 이식하기 쉬워졌다는 말이다. 앱 개발자들은 이식 과정에서 절약한 시간과 비용을 앱 개발에 투자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PC에서 사용하던 앱의 상당수를 스마트폰에서도 그대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사용할 수 있는 앱의 질과 양을 단기간에 높여 애플 앱스토어에 맞서겠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이다.

그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모바일’, ‘윈도폰7’, ‘윈도폰7.5(망고)’ 등의 모바일 운영체제를 선보였지만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밀려 번번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점유율은 약 2% 정도로 매우 처참한 수준이다. 성능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 제품 출시 시점이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용자가 iOS나 안드로이드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는 갈아타야 할 충분한 동기 부여를 제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윈도폰8의 상황은 다르다. 윈도8이라는 든든한 우군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PC 운영체제 시장에서 초강세를 보여 왔고, 새 운영체제 ‘윈도8’ 역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윈도8과 윈도폰8이 거의 동일한 경험을 제공할 수만 있다면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의 지각 변동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폰8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 외에도 윈도폰8은 여러 방면에서 향상된 기능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 중 대부분은 iOS나 안드로이드에서 이미 선보였던 기능들이다. 사실 오늘날의 모바일 운영체제들은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며 기능 면에서 평준화를 이뤘다. 어느 한 쪽이 새 기능을 발표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쪽도 비슷한 기능을 내놓는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편리하고 익숙한 생태계를 제공하느냐다.

멀티코어 프로세서

윈도폰7.5까지는 싱글코어 프로세서만 지원했다.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iOS와 안드로이드에 비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이다. 하지만 윈도폰8부터는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지원한다. 이제 다른 운영체제들과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해상도의 향상

기존의 WVGA(480X800) 해상도에 WXGA(1,280X768)와 720p(1,280X720) 해상도가 추가됐다.

마이크로 SD카드 지원

마이크로 SD카드를 지원하게 되면서 저장 공간이 대폭 늘어났다. 더 이상 내장 메모리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NFC(근거리무선통신) 지원

NFC는 10cm 미만의 근거리에서 다른 NFC 지원 단말기와 무선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기술을 말한다. 모바일 결제나 정보 전송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10

윈도폰8의 웹 브라우징 엔진은 윈도8과 동일하다. 이제 PC, 태블릿PC, 스마트폰에서 동일한 웹 페이지를 볼 수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10은 기존보다 속도 및 보안성이 뛰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지갑

신용카드와 같은 역할을 하는 모바일 지갑 기능도 탑재된다. 신용카드뿐 아니라 쿠폰, 멤버십 카드, 항공권 등 다양한 금융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바탕화면

윈도폰의 특징인 타일형 바탕화면을 개인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색상, 타일 크기, 위치 등을 바꿀 수 있다.

노키아 맵

노키아가 만든 지도가 탑재된다. 내비게이션 기능은 물론, 오프라인일 때 저장한 맵을 보여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기존 윈도폰 사용자에게 윈도폰8 업그레이드를 지원하지는 않는다. 대신 윈도폰8의 기능을 일부 포함한 ‘윈도폰7.8’을 제공할 계획이다. 따라서 윈도폰8이 나올 때까지 일시적으로 윈도폰 판매량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윈도폰의 공식 출시일은 2012년 가을께로 알려졌다. 노키아, 화웨이, 삼성전자, HTC가 윈도폰8 단말기를 생산한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