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아이패드, 화면은 끝내 주는데…"앗 뜨거"
태블릿PC 가운데 가장 유명한 제품을 들라면 열사람 가운데 열사람 모두(십중팔구가 아니다) 애플의 ‘아이패드’를 들 것이다. 그만큼 아이패드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그러한 아이패드의 3번째 제품 ‘뉴아이패드(The New iPad, 새로운 아이패드)’가 등장했다.
뉴아이패드와 기존 아이패드1, 2의 가장 큰 차이점은 2,048x1,536에 이르는 초고해상도 화면이다. 이는 기존 해상도의 4배에 달하는 것이며, 풀 HD를 뛰어넘는 수치다. 애플은 이를 ‘레티나 디스플레이(Retina Display)’라고 칭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란 애플이 제창한 마케팅 용어로, 인간의 망막(Retina)으로 화면내의 픽셀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선명한 화면을 의미한다. 애플은 이를 통해 뉴아이패드의 화면은 기존의 아이패드보다 4배 선명해졌다고 밝혔다.
이렇게 성능이 증가했음에도 가격은 (환율 때문에) 오히려 저렴해졌다. 내부 저장공간 별로 16GB, 32GB, 64GB 모델이 있으며 가격은 각각 62만 원, 74만 원, 86만 원이다. 3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모델은 애플온라인스토어나, 이동통신사대리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아이패드는 어디에 쓰는 물건입니까?
뉴아이패드를 살펴보기 전에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잠깐 짚고 넘어가려 한다. 주변 지인들이 자주 물어보는 것 중 하나가 아이패드를 어디에 쓰냐는 것이다. 아이패드는 PC의 기능에서 생산적인 부분을 축소하고(아예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소비적인 부분만 극대화한 제품이다. 때문에 아이패드는 휴대하고 다니면서 웹서핑, 게임, 전자책 감상 등 다양한 소비적 활동을 할 수 있다. 좀더 확실하고 속되게 말하자면, 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며 가지고 노는 21세기 형 장난감이라 생각한다. 또한 굳이 원한다면 노트북 대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심봉사에게 공양미 300석대신 뉴아이패드를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다. 말로 아무리 설명해도 한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의미다. 직접 뉴아이패드와 아이패드2의 화면을 비교해보니 선명함의 차이가 눈에 확연하다.
화면이 선명해지면 인터넷을 보다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작은 글자 하나하나 선명하게 보이니 그야말로 ‘심봉사가 눈을 뜬 듯한 기분’이다.
화면이 선명해졌으니,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도 이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직 뉴아이패드를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뉴아이패드에 대응하는 앱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애플에서 직접 출시한 앱(개러지밴드, 아이웍스, 아이무비 등), 트위터 및 페이스북 등 각종 SNS 앱, 지도나 뉴스 등 실생활에 유용한 앱 대다수가 뉴아이패드에 대응한다. 또한 기존의 앱들도 업데이트를 통해 하나 둘씩 대응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아이패드 및 아이패드2 용으로 제작한 앱도 실행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500만화소 카메라, 쓸만한데?
뉴아이패드에는 500만화소의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기존 아이패드2의 후면 카메라는 97만 화소에 불과했으니, 5배 이상 향상된 것이다. 이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직접 화질을 비교해보도록 하자.
그 결과 뉴아이패드로 찍은 사진의 화질이 훨씬 뛰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사진을 찍는 속도는 미묘하게 아이패드2가 더 빨랐다.
반면 전면 카메라는 여전히 VGA급(30만화소)이다. 영상통화 앱 ‘페이스타임’을 활용할 때에만 유용하다. 다른 용도는… 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뉴아이패드로 ‘셀카’를 찍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지 않나?
성능은 기존 제품과 큰 차이 없다
뉴아이패드는 애플 ‘A5X’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이는 아이패드2에 탑재한 ‘A5’ 프로세서를 바탕으로 그래픽 프로세서만 쿼드코어로 바꾼 제품이다. 때문에 뉴아이패드와 아이패드2는 큰 성능 차이가 없다. 단지 그래픽 처리능력만 확연히 강화됐다.
일단 일반적인 앱 실행속도를 비교해보면 별단 다르지 않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확인해본 앱은 ‘페이스북’, ‘에버노트’, ‘플립보드’이며, 뉴아이패드와 아이패드2 둘 다 앱을 실행하는데 2초정도 걸렸다(멀티태스킹 대기 창에서 해당 앱을 제거한 상태 기준).
메모리는 512MB에서 1GB로 2배 증가해, 보다 많은 앱을 대기시켜 둘 수 있다. 때문에 300MB에 달하는 고용량 PDF를 읽어도 튕기는 현상은 없었다. 그렇다면 그래픽 처리 성능은 얼마나 강화됐을까? 뛰어난 그래픽이 특징인 최신 게임 ‘인피니티 블레이드2’로 확인해보니, 해상도가 4배 증가했음에도 프레임은 오히려 향상됐다. 뉴아이패드의 그래픽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다. 다만 게임의 그래픽 품질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뉴아이패드에 최적화된 게임이 아직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후 뉴아이패드에 최적화된 게임이 출시되면 더 뛰어난 그래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외관도 기존 제품과 큰 차이 없지만… 무게는 조금 늘어나다
뉴아이패드와 아이패드2의 외관은 거의 동일하다. 뉴아이패드가 조금 더 두껍긴 하다. 하지만 둘을 겹쳐놓고 비교하지 않는 이상 느낄 수 없다. 정면이나 후면에서 보면 구분이 전혀 되지 않을 수준이다.
그러나 무게는 제법 차이 난다. 뉴아이패드는 660g이며, 아이패드는 600g내외다. 고작 60g 차이라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더 무겁다고 느껴질 정도는 된다.
다 좋은데 왜 이리 뜨겁나요
사실 뉴아이패드는 별다른 문제점을 지적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제품이다. 한가지를 제외하면 말이다. 바로 뜨겁다는 점. 뉴아이패드는 대단히 뜨겁다!
게다가 전면, 후면을 가리지 않고 뜨겁다는 점이 난감하다. 또한 게임 등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하거나, 화면의 밝게 할수록 더욱 빨리 뜨거워진다. 계란을 익힐 수는 없지만, 손바닥을 익게 하기에는 충분한 온도였다.
이처럼 뜨거운 이유는 화면을 밝히는 백라이트 모듈에서 발생하는 열이 증가했고, A5X가 성능이 기존의 A5보다 증가한 만큼 발열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디 다음세대 아이패드는 발열을 좀더 줄여서 출시했으면 한다.
지금까지 뉴아이패드의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살펴봤다. 이어서 뉴아이패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후속기사(http://it.donga.com/plan/9555/)에서 확인해 볼 계획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