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 9mm. 아이폰보다 얇은 외장하드? 씨게이트 고플렉스 슬림
각종 데이터 파일의 용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고 있다. HD급, 풀HD급 화질의 동영상 파일은 1GB를 훌쩍 넘으며, 해상도가 큰 사진 파일은 수십 MB가 기본이다. 그뿐인가.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은 수 백곡의 MP3 파일을 보유 중인 사용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본 기자도 마찬가지다. 즐겨보는 애니메이션을 아이패드용으로 인코딩한 동영상과 몇몇 영화 동영상 파일 용량은 어느새 100GB에 육박하고, 조금씩 모은 MP3 파일 용량도 50GB가 넘는다. 회사 PC에 저장해 놓은 것만 이만큼이다. 집 PC에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을 위한 EBS 교육용 동영상과 학교에서 나눠준 영어 동화집 등은 수백 GB에 달한다.
이처럼 사용자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파일의 수와 용량 등이 늘어나면서, 이를 쉽게 저장해 사용할 수 있는 외장하드 사용자도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외장하드의 디자인도 용도와 쓰임새에 따라 바뀌고 있다. 3TB 이상의 고용량 외장하드, 적은 용량이지만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휴대성이 강화된 외장하드 등 특색있는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씨게이트에 출시한 고플렉스 슬림(GoFlex Slim)도 이와 같은 제품이다.
얇고, 가볍다.
고플렉스 슬림의 두께는 불과 9mm에 불과하다. 웬만한 스마트폰보다 얇다. 얇은 두께뿐만 아니라 전체 크기도 성인 여성의 손바닥 크기 정도에 불과하다. 아래 사진처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와 비교하면 약간 작고, 아이폰4S와 비교하면 조금 큰 정도의 크기다. 성인 남성의 바지 뒷주머니에 넣으면 쏙 들어갈 정도. 무게는 160g으로 무척 가볍다. 다른 일반 외장하드와 비교해 확실히 휴대성이 높은 제품이다.
전체 재질은 무광 처리된 메탈 재질이다. 손에 쥐었을 때 플라스틱 재질 제품과 비교해 확실히 시원한 촉감이다. 메탈 재질은 충격에도 강하다. 때문에 바닥에 떨어뜨리는 정도로는 고장이 잘 나지 않고, 그만큼 저장한 데이터를 잃을 위험이 적다.
작은 크기와 슬림한 두께의 제품답게 처음 출시되었을 때 일반 외장하드를 다리미로 다리면 고플렉스 슬림이 된다거나, 풍선에 제품을 매달아 공중에 띄우는 등의 광고 공개 등, 독특한 방식으로 홍보해 재미를 주기도 했다. 확실히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데 부담이 없는 제품이다.
작다고 무시하지 마라
제품 용량은 320GB이다. 1TB 이상의 많은 용량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플렉스 슬림은 많은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한 제품이 아닌 휴대 하면서 사용하는 것에 최적화된 제품이라는 것을 생각하도록 하자. 그리고 320GB라는 용량도 결코 적지는 않다. 업무에 필요한 문서나 PPT 파일, 이미지 등이나, 여행하면서 볼 동영상 등을 저장하기에 충분한 용량이다.
전송속도도 빠른 편이다. 이론적으로 USB 2.0방식(480Mbps)보다 전송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USB 3.0방식(5Gbps)을 지원한다. 최근 출시하고 있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PC는 USB 3.0 방식의 포트를 기본 탑재하는 경우가 많아 함께 사용하기에 좋다. 실제 1.45GB 용량의 영화 동영상과 자막 파일을 USB 3.0 방식의 노트북과 USB 2.0 방식의 데스크탑 PC로 옮기고 걸리는 시간을 테스트해보았다.
USB 2.0의 경우 약 20MB/초의 전송속도로 1분이 조금 넘게 걸렸으며, USB 3.0의 경우 약 80~90MB/초의 전송속도로 10~15초 정도가 걸렸다. 물론, 테스트하는 PC나 주변 환경에 따라 약간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내장된 하드디스크의 크기는 2.5인치로 별도의 외부 전원이 필요 없다. USB로 연결만 하면 고플렉스 슬림 하단에 위치한 LED 등이 하얗게 빛나는 것으로 전원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2.5인치 하드디스크 제품에는 5,400RPM 제품이 많은데, 고플렉스 슬림은 7,200RPM 하드디스크를 탑재했다. 그만큼 전송속도나 읽기/쓰기 성능이 5,400RPM 제품보다 빠르다. 전용 드라이버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플러그앤플레이 방식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맥 컴퓨터와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윈도를 설치한 PC와 연결해 사용하다가 맥 OS를 설치한 맥, 맥북 등에 연결해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NTFS 드라이버를 포함하고 있다)이다. 집에서 사용하는 윈도를 설치한 데스크탑PC와 맥북에어나 맥북을 서브 노트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 유용하겠다.
고플렉스 슬림을 들고 간 일주일간의 출장
실제로 지난 일주일간의 미국 출장에 고플렉스 슬림을 사용해봤다. 제품에는 장시간 타고 있어야 하는 비행기 안에서 볼 영화 13편과 출장에 필요한 문서 등을 옮겨 담았다. 작은 크기와 슬림한 두께는 노트북과 함께 백팩에 넣고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그리고 맥북에어와 씽크패드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본 기자에게 두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는 고플렉스 슬림은 정말 딱이었다(물론 본 기자처럼 종류가 다른 노트북을 두 개씩 들고 다니며 사용하는 이는 거의 없으리라).
비행기 안에서 영화를 보며 무료함을 달랠 수 있었고, 행사장에서 작성한 취재 기사와 사진 등을 백업하는데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느낌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대표 슬림 노트북 중 하나인 맥북에어와 고플렉스 슬림은 보기에도 꽤 잘 어울렸다. 사실 전송속도와 같은 성능적인 면은 다른 일반 외장하드와 비교해 크게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지만, 휴대성 면에서 10점 만점에 9점 정도는 주고 싶다.
제품 가격은 2012년 4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239,000원 선이다. 320GB 라는 용량에 주목한다면 비싸게 느껴질 것이 당연하다. 다만 슬림한 디자인과 활용성 및 휴대성 등을 생각하면, 무조건 ‘비싸다’라고 하기는 어렵다. 잦은 출장이나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나 스타일리쉬한 제품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어울릴만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