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D800, DSLR 카메라는 전문가만의 것이 아니다

강일용 zero@itdonga.com

DSLR 카메라(이하 DSLR) 관련 용어 가운데 ‘풀프레임’이란 단어가 있다. 풀프레임이란, 필름 카메라에서 사용하던 35mm 필름과 비슷한 약 36mm x 24mm 크기의 센서(CMOS, CCD)를 탑재한 DSLR을 의미한다. 센서란, 빛을 받아들여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부품이다. 특히 풀프레임의 센서는 우리가 ‘똑딱이’라고 부르는 일반 디지털카메라에 탑재된 센서보다 약 7배, 보급형 DSLR에 쓰이는 센서보다 약 1.3배 더 크다.

센서가 크면 클수록 DSLR의 화질이 좋아진다. 물론, 고급 렌즈를 사용하거나 사진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내부 처리 기술(이미징 처리 엔진)의 발전 등 화질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예외적인 방법이 있지만, 센서가 크면 클수록 좋다는 물리적인 법칙만은 못하다. 이는 디지털카메라 센서에 적용되는 절대적인 진리다.

그러나 풀프레임 DSLR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가격이다. 센서 크기가 큰 만큼 제조가 어렵기에 자연스럽게 제품의 가격이 비싸진다.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이 풀프레임 DSLR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구매하지 못했다. 철 지난 제품의 경우에는 가격이 좀 내려가니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하지만, 각종 신기술을 탑재한 최신 제품의 가격은 400만 원 정도는 우습다. 게다가 DSLR 렌즈도 별도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부담은 한층 더 늘어난다.

이러한 사용자의 부담을 생각한 것일까? 오는 3월 22일, 대표적인 DSLR 업체 니콘은 300만 원대 풀프레임 DSLR ‘D800’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D800의 출시 가격은 368만 원으로, 경쟁사 동급 제품보다 약 60만 원 저렴하다. 60만 원대의 가격으로 인물이나 제품 촬영에 애용하는 50mm F/1.4 렌즈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경쟁사 제품보다 중급 렌즈 하나 더 얹어주고 제품을 판매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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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니콘은 D800을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출시한 것일까? 이는 국내 DSLR 시장 상황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니콘이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국내 DSLR 시장의 점유율은 캐논이 약 70%, 니콘이 약 20%이라고 한다. 즉, 1위 캐논과 2위 니콘간의 차이가 매우 크다. 이에 니콘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3,630만 화소 센서 및 강화된 동영상 촬영 기능

D800의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성능까지 저렴한 것은 아니다. D800의 센서는 3,630만 화소의 CMOS(센서의 종류)다. 이 센서는 한 단계 낮은 성능의 D700 보다 화소를 3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현존하는 풀프레임 DSLR 가운데 가장 높은 화소다. 이렇게 화소가 높아지면 사진의 해상도가 늘어나며, 더 정밀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다만, 센서의 물리적인 크기를 늘리지 않고, 화소만 늘렸을 경우에는 사진에 노이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니콘 관계자는 “개선된 화상처리엔진 ‘EXPEED 3’를 탑재해 D800의 노이즈 현상을 줄이는데 최선을 다했다”라고 밝혔다.

D800은 동영상 촬영 기능도 강화했다. D800은 1920x1080 해상도(최대 30프레임, 영화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24프레임도 지원) 또는 1280x720 해상도(최대 60프레임)의 동영상을 최장 29분 59초 동안 촬영할 수 있다. 보조 기능으로 LCD를 보고 촬영할 때(라이브뷰), 형광등과 같은 인공조명 아래에서 깜빡거림(플리커링) 현상이 나타나는 문제도 개선했다. 또한, 별도로 판매하는 스테레오 마이크 ‘ME-1’을 연결하면, 깨끗한 음성으로 녹음할 수 있다(물론 D800본체에도 마이크는 붙어있다).

니콘 D800, DSLR 카메라는 전문가만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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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게 다가가기 위한 DSLR, D800

이러한 니콘의 의지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행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니콘은 지난 15, 16일 이틀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니콘 디지털 라이브 2012’를 개최하고, 일반 사용자들이 D800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풀프레임 DSLR 관련 행사는 카메라 전문가 및 마니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격이 비싸고 사용 방법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니콘 디지털 라이브 2012는 전문가 및 마니아보다 이제 막 DSLR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문가의 강연회 및 DSLR 사용법에 관한 1:1 카운셀링을 마련한 점이 그 증거다. 니콘 관계자는 “DSLR에 관심을 보이는 일반 수요층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해, 경쟁사보다 떨어지는 점유율을 만회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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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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