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만텍, 개인용 통합보안 소프트웨어 ‘노턴 360 6.0’ 출시
“앞으로 굴러간다고 다 같은 자동차는 아니다. 경차와 스포츠세단이 다르듯이, 국내 무료백신과 우리 유료백신은 성능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글로벌 보안업체 시만텍이 자사의 보안 소프트웨어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2년 3월 14일, 서울 강남 파이낸스센터에서 시만텍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사용자용 통합보안 소프트웨어 ‘노턴 360’의 6번째 버전(이하 노턴 360 6.0)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품에는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한 ‘노턴 ID 세이프’, ‘대역폭 관리’ 등 사용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기능이 추가됐다. 시만텍 코리아 컨수머 사업부 송한진 총괄 부장은 “노턴 360 6.0은 전작의 보안 기능에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해 한 차원 진보한 제품”이라며, “무료백신의 한계를 느끼는 한국 얼리어답터들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턴은 시만텍의 보안 솔루션을 통칭한다. 한 때 세계 백신 시장에서 부동의 1위로 명성을 떨쳤으며, PC에 번들 형태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국내 사용자에게도 낯이 익다. 기본적으로 바이러스 및 스파이웨어를 차단하는 백신 ‘노턴 안티바이러스’, 노턴 안티바이러스에 방화벽, 네트워크 보호 기능이 추가된 ‘노턴 인터넷 시큐리티’, 노턴 인터넷 시큐리티에 백업, 최적화 기능이 추가된 ‘노턴 360’으로 나뉜다. 뒤로 갈수록 기능이 늘어나며, 그만큼 비용도 높아진다(1년 사용 기준 노턴 안티바이러스: 15,000원, 노턴 인터넷 시큐리티: 25,000원, 노턴 360: 35,000원).
이 중 노턴 360은 시만텍이 2007년부터 주력하고 있는 전략 제품이다. 통합보안 소프트웨어답게 보안부터 최적화까지 각종 편의 기능을 모두 갖췄다. PC에 서툰 사람도 쉽게 사용할 수 있고, 1개의 제품으로 3대의 PC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PC 자원을 많이 사용한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PC를 사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노턴 번들을 삭제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물론 PC의 성능이 나날이 향상되면서 보안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자원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일반 사용자들에게 ‘노턴 360은 무겁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인식을 우려한 듯 시만텍은 “원래 보안 소프트웨어는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게 정상”이라고 변호했다. 보안 소프트웨어의 목적은 PC를 빠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PC를 보호하는 데 있다는 것. PC가 무엇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하기 때문에 PC 자원을 어느 정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3~4년 전부터 노턴 360의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라며, “노턴 360 6.0의 경우 파일 복사나 삭제에 끼치는 부하 측정에서 평균 50% 향상됐다”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기반 기술로 사용자 편의성 높여
노턴 360 6.0에 새로 추가된 ‘클라우드 기반 노턴 ID 세이프’는 기존의 ‘노턴 ID 세이프’를 개선한 기능이다. 특정 사이트의 ID와 비밀번호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불러온다는 점은 같지만, 저장공간이 PC에서 클라우드로 확장됐다. PC에 저장한 개인정보를 클라우드에 동기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노턴을 설치하지 않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서도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인터넷이 가능한 모바일이어야 하며, 노턴의 웹 포털(http://identitysafe.norton.com)에 로그인해야 한다.
‘대역폭 관리’는 3G 네트워크 연결 상태에서 중요하지 않은 노턴 업데이트를 제한하는 기능이다. 이는 무제한 요금에 가입하지 않은 사용자를 위한 것으로, 월간 데이터 용량 한도가 초과되어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한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보안 소프트웨어 특성상 반드시 있어야 하는 기능이다.
이 밖에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노턴 제품을 설치 및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노턴 매니지먼트’도 추가됐다. 또 백업 속도 향상은 물론이고 백업 진행 상황도 확인할 수 있도록 데이터 백업 기능도 향상됐다. 필수 기능이라기보다는 편의성 향상을 위한 부가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 보안, “되찾는 것보다 개인정보 보호가 우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모바일 보안 소프트웨어 ‘노턴 모바일 시큐리티’도 소개됐다. 이 제품의 핵심 기능은 악성코드 차단이 아니라 도난 및 분실 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이다. 설명을 맡은 조준용 차장은 “과거 심비안이 모바일 운영체제의 대세였을 때는 악성코드를 차단하는 게 최우선이었지만 지금은 도난방지가 더 중요해졌다”라며, “노턴 모바일 시큐리티는 분실한 기기의 위치를 추적하는 것은 물론, 원격 잠금이나 원격 엿보기 등 다양한 보안기능을 제공한다”라고 밝혔다.
물론, 모바일 보안 소프트웨어를 쓴다고 도난 및 분실을 완벽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습득자가 돌려줄 마음이 없다면 되찾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조 차장 역시 “만약 내가 스마트폰을 줍는다고 해도 배터리와 유심카드를 빼버리고 PMP로 사용할 것 같다”라고 웃으며, “우리가 우선시하는 것은 60만 원짜리 기기를 되찾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콘텐츠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기기 안에 저장해둔 회사 기밀자료나 개인정보의 유출이 우려된다면, 문자메시지나 인터넷으로 원격 삭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재미있는 부분은 친한 친구를 통해 기기의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타인의 무단사용을 방지할 수는 있지만,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주인도 사용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노턴 모바일 시큐리티의 ‘버디 리스트’는 이처럼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을 때를 대비한 것으로, 해당 친구가 문자메시지로 해제코드를 전송하면 잠금이 해제된다.
물론,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거나 업데이트할 때 악성코드 여부를 진단하고 삭제하거나, 사기성 웹사이트의 접근을 차단하는 ‘기본적인 기능’도 제공한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며, 가격은 1년 사용 기준 15,000원이다. 시만텍은 “조만간 소셜커머스와 연계해 9,9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국내 개인사용자용 보안 시장은 포화상태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시장 자체가 작은데다가, 최근에는 무료백신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유료백신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안업체들은 기업용 제품 판매에 더 주력하고 있으며, 개인사용자용 제품을 출시한다 해도 기자 대상 간담회를 열고 제품 소개를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시만텍은 “개인사용자용 시장도 점점 성장하고 있다”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소매점 판매량은 지지부진하지만, 온라인 판매량은 확연하게 늘고 있다는 설명. 송한진 부장은 “판매량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아마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클 것”이라며, “노트북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트북에 번들 형태로 넣는 방식도 아직 가능성이 높다”라고 자신했다.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PC 대부분에서 노턴 번들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시만텍이 이렇게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납득할 만하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