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를 위협할 구글의 비밀병기?
가격은 아반떼, 성능은 에쿠스?
20만 원대 가격에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태블릿PC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IT매체 탐스하드웨어(Tom’s Hardware)는 구글과 아수스가 합작한 태블릿PC ‘구글을 경험할 수 있는 기기(Google Experience Device, 가칭)’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태블릿PC는 7인치 해상도 1280x720의 디스플레이 및 엔비디아 테그라3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샌드위치) 운영체제로 구동된다고 한다. 엔비디아 테그라3 쿼드코어 프로세서는 현존하는 모바일 프로세서 가운데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
하지만 가격은 199달러(한화 22만 원 내외)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출시된 태블릿PC의 가격이 보통 499달러에서 599달러(한화 55만 원에서 65만 원 선)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태블릿PC야말로 진짜 ‘가격대 성능비 종결자’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태블릿PC 출시설은 단지 루머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CES 2012에서 “넥서스 태블릿PC를 내놓기 위한 프로젝트를 개시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출시 시기에는 이견이 있을지언정 구글의 레퍼런스 태블릿PC가 나올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저렴하게 제품을 제작해줄 수 있는 공급원, 바로 아수스
루머에 따르면 이 구글의 태블릿PC는 대만의 IT기업 아수스가 제작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아수스는 이미 지난 CES 2012에서 7인치 해상도 1280x720의 디스플레이 및 테그라3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태블릿PC ‘메모 370T’를 249달러에 공개한 바 있다.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도 기존 태블릿PC의 반값 가격에 제품을 생산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구글은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급책을 얻기 위해 아수스와 손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글의 태블릿PC 가격은 199달러로, 메모 370T보다 50달러 가량 더 싸다. 어떻게 50달러를 더 낮출 수 있었을까? 답은 저장공간이다. 루머에 따르면 구글의 태블릿PC는 내부저장공간을 8GB로 축소해 원가를 최대한 절감했다고 한다. 부족한 저장공간은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해결할 것으로 예측된다. 외장 메모리로 저장공간을 확장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정이다. 또한 전면 카메라와 같이 사용자가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는 부분은 과감하게 배제했다고 전했다.
왜 구글이 직접 태블릿PC를 만드나?
구글은 이 ‘하드웨어’만 팔아서는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하거나, 어쩌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체인에 따르면 구글의 태블릿PC와 같은가격 199달러에 팔고 있는 아마존 킨들파이어의 경우, 제품을 판매할 때마다 아마존에게 약 2.7달러의 손해를 안겨준다고 한다.
그러나 하드웨어 가격이 전부는 아니다. 킨들파이어는 얼핏 밑지는 장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마존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준다. 비밀은 바로 음악, 비디오, 전자책 등 아마존이 마켓에서 팔고 있는 다양한 '컨텐츠'다. 킨들파이어는 아마존 마켓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태블릿PC기 때문에, 사용자는 결국 아마존의 마켓에서 컨텐츠를 구매할 수밖에 없고 그것은 고스란히 아마존의 이익으로 직결된다. 킨들파이어의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아마존 마켓의 잠재고객도 늘어나는 것이다.
구글의 태블릿PC도 마찬가지다. 구글은 미국에서 음악, 비디오, 전자책 등 다양한 컨텐츠 판매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물론 기존 안드로이드 태블릿PC로도 구글의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안드로이드 태블릿PC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문제였다. 만약 구글이 가격의 장벽을 부순다면 사용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태블릿PC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고, 구글의 잠재고객도 늘어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10만 원 내외에 판매되고 있는 저렴한 태블릿PC는 사후지원도 의심스럽고 성능도 뒤떨어진다. 그러나 구글의 태블릿PC는 사후지원도 구글이 직접 담당할 것이고, 성능도 지금까지 등장한 태블릿PC를 압도한다. 그 이유가 어찌됐건 저렴하고 성능이 뛰어난 태블릿PC가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사용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기에 언제나 환영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