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력은 못 봐도 맛집은 찾아준다, ‘스카우터’ 이제 현실화
많은 사용자들이 만화 드래곤볼에 등장한 ‘스카우터’를 기억할 것이다. 스카우터를 쓰기만 해도 화면 속에 필요한 정보가 척척 등장하니 어린 마음에 설레었던 것이 기억난다. 이제 그 스카우터가 현실화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즈의 IT전문 매체 비츠가 현지시각 21일 익명의 구글 내 관계자를 인용해 구글이 올해가 가기 전에 증강현실을 렌즈속에 구현해주는 ‘HUD 안경(Heads-Up Display Glasses 이하 HUD 안경)’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새롭게 출시되는 HUD 안경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눈에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작은 크기의 화면이 탑재된다. 또한 증강현실을 구현하기 위해 3G, 4G 데이터 통신 기능 및 GPS를 탑재한다. 이외에도 비츠가 밝힌 바에 따르면 가격은 250달러에서 650달러 내외로 책정될 것이라고 한다. (약 28만 원에서 68만 원 내외)
이러한 정보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미국의 블로그 저널 9 to 5 Google은 2011년경부터 구글이 보다 진보된 증강현실을 구현하기 위해 LCD 또는 AMOLED로 된 디스플레이 및 고화질 카메라를 탑재한 HUD 안경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또한 구글의 HUD 안경은 오클리의 MP3 재생기 겸용 선글라스 ‘THUMP 2’와 유사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판 스카우터, 어디에 쓰나?
구글의 HUD 안경을 통한 증강현실이 스마트폰으로 구현되는 기존의 증강현실과 어떻게 다른 걸까? 스마트폰의 증강현실은 카메라에 들어온 영상과 정보를 합성해 화면으로 출력해주기 때문에, 반응이 느리고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HUD 안경에서 구현되는 증강현실은 영상과 정보를 합성하는 과정이 필요 없다. 즉, 사용자가 보는 ‘현실’위에 실시간으로 정보만 입혀주는 것. 따라서 언제나 즉시 반응할 수 있고, 현실감이 뛰어나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증강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구글의 HUD 안경은 우리생활에는 어떤 형태로 활용 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증강현실 네비게이션이다. 원래 운전을 하는 와중에 네비게이션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잠깐 한눈을 팔아야 해서 번거로웠다. 그러나 HUD 안경을 착용하면 더 이상 한눈을 팔지 않아도 된다. HUD 안경은 안경 내 화면에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알려줄 것이다. 이러한 증강현실 네비게이션은 현재 고급 승용차의 창문에만 적용되어 있으나, 앞으로 사용자들은 HUD 안경을 쓰기만 해도 증강현실 네비게이션의 혜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차를 타고 다니는 사용자만 HUD 안경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HUD 안경은 맛집 등 주변의 다양한 장소를 찾는데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행을 다니며 주변의 건물, 유적, 자연환경에 관한 설명을 HUD 안경을 통해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기능 대다수는 현재 스마트폰에도 구현되어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꺼내 주변으로 휙휙 돌려야 하는 작업은 아무래도 번거롭고 실감나지도 않는다. 아직 빈곤한 상상력으로는 이 정도 활용법 이상은 생각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제품이 실제로 출시된다면 사용자들이 더 다양한 활용법을 찾아낼 것이라 믿는다.
HUD 안경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고쳐나가면 그만이다. 구글의 HUD 안경이 증강현실을 현실에 접목해 얼마나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자동차가 날아다니는 세상은 되지 못했지만, 스카우터가 등장했으니 21세기가 되었다는 것이 비로소 실감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