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가입자 200만 명? 자랑할 만한가?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롱텀에볼루션(이하 LTE)의 가입자가 벌써 200만 명에 육박했다. 지난해 9월 28일부터 본격 시행된(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LTE 서비스 실시) LTE 가입자는 현재(2012년 2월) SK텔레콤에서 100만 명을 돌파했고, LG유플러스는 8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3일부터 LTE 서비스를 시작한 KT의 가입자까지 더하면 조만간 2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LTE 서비스 실시 초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제공되지 않아 기존 3G(또는 2G) 사용자가 LTE로 전환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LTE 가입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빠르게 LTE 가입자가 증가한 데는 어쩔 수 없이 LTE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시장구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LTE는 기존 3G의 14.4Mbps보다 5배 빠른 75Mbps의 다운로드 전송속도를 갖추고 있다)라는 장점 때문에 LTE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서 가입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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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삼성전자의 ‘갤럭시S2 LTE’나 ‘갤럭시S2 HD’ 등은 모두 LTE 요금제에 가입해야만 구매할 수 있는데, 이 스마트폰들은 기존 제품보다 기본 사양이 더 높다. 예를 들어, 기존 스마트폰 갤럭시S2는 1.2GHz의 동작속도를 갖춘 듀얼코어 프로세서(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으로 코어의 수가 많고, 동작속도가 높을수록 성능이 높다)를 갖추고 있지만, LTE로 출시한 갤럭시S2 LTE는 이보다 높은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그리고 갤럭시S2 HD는 기존 갤럭시S2보다 해상도가 더 높다(갤럭시S2: 800x480, 갤럭시S2 HD: 1280x720). 이는 LG전자나 팬택 등 다른 제조사의 LTE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스마트폰 제조사의 잘못만은 아니다. 사실 LTE 스마트폰은 3G 이동통신도 지원한다(실제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3G로 접속된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에서 LTE 스마트폰은 LTE 요금제로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T는 LTE 스마트폰을 3G 요금제로 가입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3G 요금제로 가입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LTE 요금제로 가입할 때보다 할인혜택이 적거나, 없기 때문이다. 즉, 기존 제품보다 높은 사양을 갖춘 LTE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선 LTE 서비스에 가입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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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LTE 가입자는 LTE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다른 국가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그리 썩 밝아 보이지 않는다. LTE 서비스가 이전보다 좋아서라기 보다, 어쩔 수 없이 가입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보다 공정한 방법으로 LTE 가입자를 유치하고, 사용자가 제대로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옳지 않을까? 지금처럼 주먹구구식 LTE 가입자 늘리기는 지양해야 옳다.

글 / IT동아 천상구 (cheonsg@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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