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멀티 충전기는 가라, 이제는 전력 관리도 한다 - 벨킨 컨서브 발렛
언제부터일까.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출근한 후, 점심 시간에, 외근을 나간 자리에서, 집에 퇴근한 후 등 수시로 이것을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바로 아이폰의 배터리 잔량이다. 비단 본 기자처럼 아이폰 사용자에게만 해당하는 일일까?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블랙베리 등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대부분 이와 같을 것이다. 그리고 배터리 잔량 확인 이후에는 꼭 하는 행동이 있다. 충전이다. PC, 전원 콘센트, 배터리팩 등 어디에 꽂건 중요하지 않다. 배터리 표시 한 칸만 떨어지거나, 잔량이 90% 밑으로만 떨어져도 바로 전원 케이블부터 찾는다.
과거 일반 휴대폰을 사용할 때와는 달라진 풍속도다. 손안의 컴퓨터라는 별명처럼, 스마트폰은 향상된 성능만큼 빨리 소모되는 배터리 문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때문에 스마트폰은 수시로 충전하며 사용해야 불편함이 없다. 스마트폰뿐만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태블릿PC, MP3플레이어, 충전용 무선 헤드셋, 휴대용 배터리팩 등 충전이 필요한 기기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본 기자의 경우 아이폰4S와 아이팟나노, 아이패드2 외에 출장, 외근 시에 사용하는 휴대용 배터리팩 등을 충전해 들고 다닌다.
여러 기기를 한번에 충전한다
얼마 전, 벨킨에서 선보인 ‘컨서브 발렛(Conserve Valet)’은 이처럼 다양한 기기를 한번에 충전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멀티 충전기다. 제품에 마련된 USB 포트 4개에 연결해 충전하는 방식. USB 포트는 제품 뒷면에 3개, 옆면에 1개가 있다.
최대 전원 출력은 +5V/500mA로, 스마트폰 및 일반 휴대폰과 이와 비슷한 크기의 제품은 대부분 충전할 수 있다. 다만, 아이패드처럼 크기가 비교적 큰 태블릿PC는 충전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먼저 확인하도록 하자(아이패드2를 컨서브 발렛에 연결하면 ‘충전 중이 아님’이라고 표시는 되지만, 느리게나마 충전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사용 중인 아이팟나노와 아이폰4S, 아이패드2, 배터리팩 등을 동시에 충전하면, 책상 한 켠에는 각종 케이블로 인해 눈이 어지럽다. 특히 각 연결 케이블의 길이가 제법 길어 거추장스럽다. 돌아다니다가 선에 걸리면 연결된 제품이 바닥에 떨어지는 일도 꽤 자주 일어났다. 또한, PC 앞에 마련된 USB 포트 3개를 전부 사용하다 보니 다른 USB 인터페이스 방식의 외장하드나 메모리 카드 등의 데이터를 옮길 때마다 케이블을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컨서브 발렛을 이용하면 어지럽게 늘어진 선을 쉽게 정리할 수 있다. 제품 상단에 미끄럼방지 처리된 검은색 거치대 밑으로 선을 돌려서 감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 충전용 케이블을 제품 뒷면의 USB 포트에 연결하고, 2바퀴 정도 돌려서 사용하면 딱 알맞은 길이만큼 남는다.
각종 케이블은 밑면에 뚫려있는 작은 홈에 걸어 빼면 되고, 홈은 앞에 3개, 양 옆에 1개씩 총 5곳에 마련되어 있다. 기본 패키지 안에 30cm의 USB Tybe A(일반 USB) to Micro-B(마이크로 USB) 케이블도 2개 제공한다(갤럭시S도 USB 타입 Micto- B로 연결해 충전할 수 있다).
단순 멀티 충전기는 아냐
사용법은 간단하다. 충전이 필요한 기기를 연결하고 완충되기 기다리면 된다. 다만,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 다른 충전기는 연결 케이블을 연결하면 그대로 충전이 시작되지만, 컨서브 발렛은 받침대 위에 있는 초록색 버튼을 눌러야 충전이 시작된다(버튼 옆의 스티커는 떼어버리도록 하자). 충전이 시작되면 버튼 위의 LED가 초록색으로 빛난다.
약 4시간 정도면 일반 스마트폰, 휴대폰 정도는 완충할 수 있다. 충전이 끝나면 LED 표시등이 3번 깜박이고 자동으로 전원이 꺼진다. 그리고 모든 연결 기기가 해제되면 2분 후에는 전원 자체가 꺼진다. 일종의 에코 시스템이다. 이는 전원 콘센트에 연결한 충전기는 기기를 연결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전력을 소비할 수 있는 점을 미연에 방지한 것이다. 물론, 충전하는 동안 추가로 다른 기기를 연결하면, 전원이 꺼지기 전에 새로운 기기가 완충되도록 충전시간은 재조정된다. 즉, 일반적인 충전기와는 달리 (나름의) 전력 관리 기능이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컨서브 발렛은 사무실 이외에도 가정이나 회의실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알람 소리를 듣고 아침에 일어난다면, 침대 옆 머리맡에 두고 잠들기 전 충전해 놓으면 된다. 밤새 완충되면 알아서 전력도 차단하니 일석이조.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들고나갈 기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 않아, 잊지 않고 챙겨나갈 수 있어 편리하기도 했다.
현재(2012년 1월 말) 제품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55,000~60,000원 수준. 일반 멀티 충전기보다 약간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아쉽지만, 너저분한 케이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과 여러 기기를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은 편리했다. 특히, 본 기자처럼 스마트폰 하나를 둘 공간도 부족한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기기라 할 수 있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