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컴퓨터 운영체제 - 윈도(Windows)
윈도(Windows)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한 컴퓨터 운영체제다. 키보드로 문자를 일일이 입력해 작업을 수행하는 명령어 인터페이스(Command Line Interface)대신, 마우스로 아이콘 및 메뉴 등을 클릭해 명령하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raphical User Interface, 이하 GUI)를 지원해 멀티태스킹(다중 작업) 능력과 사용자 편의성이 탁월하다. 또한 전 세계 PC 운영체제 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사용자층이 두터워(2011년 10월 기준) 대부분의 소프트웨어와 호환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윈도는 용도에 따라 크게 개인용, 기업용, 임베디드용(윈도 CE 계열)으로 나뉜다. 개인용은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고, 기업용은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에 적합하도록 네트워크 기능과 안정성을 강화한 제품이며, 임베디드용은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컴퓨터(휴대전화, PDA, 비디오게임기 등)에 맞춰진 제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85년 ‘윈도 1.0’을 출시한 이후로 꾸준히 후속 버전을 출시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한 때 ‘윈도 XP’의 후속 버전인 ‘윈도 비스타’가 사용자들에게 혹평을 받으며 마이크로소프트를 곤란하게 했지만, 2009년 출시한 ‘윈도 7’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점차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추세다. 그리고 모바일 운영체제인 ‘윈도 모바일’, ‘윈도 폰’ 시리즈를 앞세워 모바일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윈도의 시작, MS-DOS기반의 1.0에서 3.1까지
1981년 마이크로소프트는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GUI 기반 운영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다. 이 프로그램의 프로젝트명은 ‘인터페이스 매니저(Interface Manager)’였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마케팅 담당자는 이 이름이 너무 평범해서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 운영진을 설득해서 창문을 뜻하는 ‘윈도(Windows)’로 변경했다. 실행화면이 창문의 격자를 닮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탄생한 ‘윈도 1.0’은 1985년 공식 출시됐다.
윈도 1.0은 독립적인 운영체제라기 보단 MS-DOS에서 구동하는 일개 프로그램에 가까웠다. 때문에 시장의 반향은 크지 않은 편이었다. 그림판, 워드 프로세서, 달력, 시계, 메모장, 클립보드, 게임등을 지원했는데, 전체적으로 맥 OS와 매우 유사했다. 이는 당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초기 매킨토시 소프트웨어 개발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고, 매킨토시용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주는 대신 맥 OS 디자인을 일부 차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 계약을 애플과 맺었기 때문이다. 당시 계약서는 애매한 표현으로 작성됐는데, 이 치명적인 실수로 인해 애플은 나중에 뼈아픈 후회를 하게 된다.
물론 윈도 1.0이 맥 OS를 완전히 대놓고 베낀 것은 아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라이선스를 준수하기 위해 윈도 GUI 중 일부를 맥 OS와 다르게 꾸몄다. 예를 들어 윈도 1.0의 창은 타일을 나열한 형태로, 창을 여러 겹으로 겹치게 할 수는 없었다. 파일을 삭제할 수 있는 ‘휴지통’도 없었다.
1987년 출시된 ‘윈도 2.0’부터는 ‘MS 워드’와 ‘MS 엑셀’이 구동되기 시작했고 서드파티 프로그램도 점차 늘어났다. 또한 맥 OS의 창 겹치기와 같은 기능을 추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MS-DOS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고, 시장 반응 역시 잠잠했다.
윈도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게 된 시발점은 1990년 발표된 ‘윈도 3.0’이었다. 멀티태스킹 기능이 대폭 향상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곧이어 1992년 윈도 3.0을 개선한 ‘윈도 3.1’이 등장했고, 이 두 버전은 출시 2년 만에 1,000만 개에 달하는 엄청난 판매량을 올렸다.
애플로서는 아차 싶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윈도 2.0과 윈도 3.0이 출시되자 애플은 “라이선스 계약은 윈도 1.0에만 적용된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걸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계약상 문제 없다”고 맞섰다. 그리고 지방법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손을 들어줬다. 애플이 문제삼은 189가지 유사점에 대해 “179가지는 윈도 1.0때 맺은 계약에서 동의했던 부분이며, 남은 10가지에서도 애플만의 독창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오히려 제록스가 “GUI는 우리가 먼저 만들었으며, 맥 OS의 GUI는 우리 것을 모방한 것”이라며 소송을 걸어와 애플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NT 시리즈로 시작된 기업용 윈도의 등장
1993년 출시된 ‘윈도 NT 3.1’은 최초의 32비트 전용 버전으로, 기업용에 맞게 네트워크기능, 보안성, 안정성을 높인 제품이다. ‘윈도 NT 3.5’, ‘윈도 NT 3.51’, ‘윈도 NT 4.0’이 차례대로 출시됐다. 원래 NT 계열은 기업용에 걸맞은 고성능 PC를 위한 운영체제였지만, PC의 성능이 전반적으로 발전하면서 개인용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업용 시장을 겨냥한 NT 계열이지만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하고 윈도 9x와 유사한 사용편의성을 갖춘 ‘윈도 2000’이 대표적인 사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2001년, ‘윈도 XP’에서 개인용 윈도에도 NT 시리즈의 커널(운영체제의 기반을 이루는 뼈대)을 내장했다. 마찬가지로 ‘윈도 비스타’와 ‘윈도 7’역시 NT 계열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3년에 ‘윈도 서버 2003’을, 2008년에 ‘윈도 서버 2008’을 별도로 내놓기도 했다.
DOS 시대는 안녕, 윈도 9x 시리즈
‘윈도 95’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윈도 독주시대가 시작됐다. 전작인 윈도 3.1와 완전히 다른 GUI를 채택하면서 오늘날의 윈도와 거의 비슷한 골격을 갖추게 됐다. 플러그 앤 플레이 기능(주변기기를 연결하면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능)이 추가됐고, 파일 이름을 최대 255자까지 지을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MS-DOS에서 구동되는 프로그램이 아닌 독립적인 운영체제로 거듭났다는 점이 가장 주목할만한 변화였다(하지만 호환성을 위해 MS-DOS를 포함했다). 윈도 95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DOS 및 DOS 기반 프로그램은 급속하게 자리를 잃으며 몰락하게 된다.
3년 뒤 출시된 ‘윈도 98’은 윈도 95의 후속작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4.01’, ‘아웃룩 익스프레스’ 등 다수의 인터넷 연결 프로그램을 지원했으며, USB 인터페이스도 추가됐다. 2000년에는 밀레니엄을 뜻하는 ‘윈도 미(Me)’가 출시됐으나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성능이 향상된 부분은 미미했지만 안정성은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후속 제품 윈도 XP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출시되면서 윈도 미는 급격히 잊혀졌다.
윈도 9x 시리즈는 블루스크린의 잦은 발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원성을 샀다. 이는 MS-DOS와의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 16비트 방식과 32비트 방식을 혼용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98을 시연하는 자리에서 블루스크린이 떴던 대형 사고는 상당 기간 동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윈도 XP의 장기집권, 저조한 윈도 비스타
2001년에는 NT 시리즈와 9x 시리즈를 본격 통합한 윈도 XP가 출시됐다. NT 커널 기반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속도 및 안정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출시 초기에는 보안에 취약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대대적인 서비스팩을 제공하면서 보안성 논란을 잠재웠다. ‘홈 에디션’과 ‘프로페셔널 에디션’으로 출시됐으며, 전세계 출시 2달 만에 2,000만 개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는 등 높은 인기를 끌었다. 2005년에는 64비트 프로세서용 에디션이 추가로 출시됐다.
2006년에는 에어로 GUI를 적용하고 보안 시스템을 대폭 강화한 윈도 비스타가 등장했다. ‘홈 베이식 에디션’, ‘홈 프리미엄 에디션’, ‘비즈니스 에디션’, ‘엔터프라이즈 에디션(대기업용)’, 얼티밋 에디션(홈 프리미엄과 엔터프라이즈 통합)’, ‘스타터 에디션(일부 국가에만 출시)’ 등 용도에 따라 총 6개 에디션으로 출시됐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윈도 XP에서 사용하던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호환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보안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편의성은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시로 뜨는 보안알림창은 사용자들은 불편을 야기했고, 윈도 XP의 세대교체를 노리던 마이크로소프트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여전히 사람들은 윈도 XP를 선호했고, 윈도 XP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다.
8년만의 세대교체, 윈도 7 그리고 윈도 8
2009년에는 윈도 7이 등장했다. 한번 고배를 마신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비스타의 보안 시스템을 손보고 다른 기능을 추가해서 내놓은 야심작으로, 윈도 비스타와 마찬가지로 6개 에디션으로 출시됐다. 이와 함께 윈도 XP와 윈도 비스타 양쪽에서 모두 호환되는 프로그램들이 서서히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 윈도 7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고, 2011년 9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4억 5,000만 개를 넘어섰다. 점유율은 점차 상승해 2011년 10월에 마침내 윈도 XP를 제치게 된다(윈도 7 약 40%, 윈도 XP dir 39%) 8년 동안 꿈쩍도 않던 윈도 XP가 드디어 조금씩 물러나게 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2년 출시를 목표로 윈도 8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윈도 8은 기존의 인텔과 AMD의 마이크로프로세서뿐 아니라 ARM 마이크로프로세서도 지원하며,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도 탑재한다. 윈도 8이 윈도 XP를 몰아내는데 일조를 할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기존 버전과의 호환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