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스마트폰 동네서도 왕노릇 할 수 있을까?
인텔이 발표한 신형 모바일 칩셋 ‘메드필드’의 종합적인 성능을 벤치마크 해본 결과, 기존의 모바일 칩셋보다 높은 10,500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PC정보 사이트 VR-Zone은 종합 벤치마크 툴인 카페인마크 3로 메드필드의 성능을 확인해보니 10,500점의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옵티머스 2X, 갤럭시탭 10.1 등에 사용된 엔비디아 ‘테그라2’가 7500점, 갤럭시노트(국내판), 갤럭시S2 HD LTE 등에 사용된 퀄컴 ‘스냅드래곤 MSM8260’이 8000점, 갤럭시S2, 갤럭시노트(해외판) 등에 사용된 삼성 ‘엑시노스’가 8500점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모바일 칩셋은 ‘ARM’으로 설계되어 있는 것에 비해, 메드필드는 일반 PC용 CPU와 같은 ‘X86’으로 설계되어 있다. X86은 명령어가 복잡해(CISC)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데 유리하지만 상대적으로 전력소모가 많고 발열이 심하다. 이에 비해 ARM은 명령어가 간단해(RISC) 성능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전력소모와 발열을 줄인 제품이다.
하지만 메드필드는 기존의 X86 CPU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전력을 적게 소모한다. 실제로 이번 벤치마크에 사용된 샘플의 전력소모량은 3.6W(와트)로 나타났다(대기시 2.6W). 현재 PC용 초저전력(CULV) 프로세서는 17W의 전력을 소모한다. 인텔은 “메드필드는 기존의 모바일 칩셋과 비슷한 수준의 전력을 소모하며, 32nm(나노)공정으로 제작돼 발열도 적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기까지 전력 소모량을 줄였음에도, 아직 모바일 칩셋으로는 불합격이다. 경쟁 제품인 듀얼코어 ARM 제품군(Cortex-A9)이 평균 1.5W (대기 시 0.5W)내외의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듀얼코어 ARM을 쓰는 대표적 제품인 갤럭시S2, 아이폰4S도 배터리 소모가 심하다고 지적이 자주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높은 전력을 소모하는 메드필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어느 정도의 실제 사용시간을 보장할 수 있을지 약간 의구심이 든다.
더군다나 메드필드의 진정한 경쟁상대는 현재의 듀얼코어 ARM이 아니다. 공정을 개선하거나 일종의 편법을 써서라도 최대한 전력소모를 줄인 쿼드코어 ARM 칩셋이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별도의 저전력 코어를 탑재한 ‘테그라3’, 통신칩과의 통합을 내세운 ‘스냅드래곤 S4’ 32nm HKMG공정으로 전력소모를 더욱 줄인 ‘차세대 엑시노스’ 등과 경쟁을 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전력은 전력대로 많이 소모하면서도, 성능은 오히려 떨어지는 기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스마트폰에 메드필드를 쓰게 되면 ARM으로 구동하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X86용으로 포팅도 해야 한다. 과연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그런 수고를 할까? 인텔의 모바일 칩셋 시장 도전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벤치마크는 메드필드 태블릿 플랫폼을 기준으로 제작된 1.6GHz, 1GB RAM, 1280X800의 해상도의 태블릿PC를 통해 얻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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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