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포고플러그, 한국 상륙
음악, 동영상, 사진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저장 및 공유할 수 있는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포고플러그(www.pogoplug.com)’와 관련 모바일 제품이 국내에 출시됐다. 포고플러그의 개발사 클라우드 엔진(Cloud Engines)은 8일 삼성동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무료 사용자는 5GB, 프리미엄 계정 소유자는 최대 100GB의 웹 저장 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모바일 제품 ‘포고플러그 모바일’을 구입하면 저장 용량을 무제한으로 확장할 수 있다. 포고플러그 모바일의 국내 유통은 소프트뱅크커머스가 담당하며, 9일부터 시판에 들어간다.
현재 한국의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KT는 ‘유클라우드홈’을, SK텔레콤은 ‘T백 플러스’를,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N’을 출시하며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네이버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한 대형포털 사이트와 애플, 삼성전자 등의 하드웨어 제조사들도 잇따라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2011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자는 약 1,2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선두업체들이 워낙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차별점을 갖지 못한 후발주자들은 사실상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다.
클라우드 엔진의 다니엘퍼터맨(Daniel Putterman) CEO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포고플러그가 월스트리트저널이나 와이어드 등 북미 저명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고 가전전시회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뽑혔다고 한들, 한국에서는 한낱 후발주자일 뿐이다. 기존 서비스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자리를 선점한 토종기업에 밀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이날 간담회에서는 포고플러그의 차별점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5GB가 작다고? 용량 많다고 좋은 게 아냐
다니엘 CEO가 꼽은 포고플러그의 첫 번째 차별점은 멀티미디어 공유에 특화됐다는 점이다. 기존 외장하드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그는 “소프트웨어, 사용자환경(UI),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의 편의성이 뛰어나다”며“외장하드처럼 자료를 있는 그대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쉽도록 용량이 작은 포맷으로 자동 변환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아이폰4S로 촬영한 동영상은 용량이 너무 커서 PC로 옮기고 인코딩 및 동기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포고플러그를 사용하면 동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한 형태로 전환해주기 때문에 바로 SNS나 이메일로 공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포고플러그에 가입만 하면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 및 동영상이 자동으로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날짜별로 자동 분류되어 자료를 찾기가 수월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포고플러그의 기본 용량이 5GB에 불과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기존 선두주자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용량이 이미 10~50GB에 달하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포고플러그의 기본 용량이 5GB라는 사실은 다소 불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다니엘 CEO는 “용량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결국 품질이 중요하다”며“포고플러그를 사용하면 훨씬 작은 용량으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기존의 한국 서비스가 단순한 저장공간이라면, 포고플러그는 일종의 플랫폼”이라며 “용량에서는 우리를 앞설지 몰라도, 멀티미디어 경험에서는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다니엘 CEO는 “자료를 저장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공유를 위해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며 포고플러그의 장점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포고플러그의 시연을 지켜보니, 사진 및 동영상을 지인들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고안된 사용자 환경이 매우 인상깊었다. 확실히 자료를 공유할 때는 포고플러그가 유용해 보인다.
하지만 자료를 저장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5GB라는 용량이 부족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북미만큼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공유보다는 저장의 용도로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다니엘 CEO는 “양이 많다고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양이 많아서 좋은 경우는 충분히 많이 있다.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모바일 제품으로 용량 무한 확장
포고플러그의 또 다른 차별점은 포고플러그 모바일을 통한 확장성이다. 포고플러그 모바일은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일종의 외장 하드 연결 장치다. 소유하고 있는 외장하드나 SD 메모리카드를 포고플러그에 꽂은 후 포고플러그에 인터넷 케이블을 연결하면 개인용 웹 저장 서버로 활용할 수 있다. 연결하는 외장하드에 따라 저장 용량이 무한대로 확장되는 셈이다.
다니엘 CEO는 공공 클라우드와 개인 클라우드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자료는 기본 제공되는 5GB의 공공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보안이 요구되는 자료는 개인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 클라우드와 개인 클라우드는 동일한 사용자 환경을 갖췄기 때문에 동일한 포고플러그 어플을 통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니엘 CEO는 “2가지 옵션을 조합하는 방법은 포고플러그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포고플러그 모바일의 가격은 98,000원(저장 매체 미포함)이다. 현재로서는 유선 방식만 지원하고 있지만, 차후에는 와이파이동글을 통해 무선 방식도 지원할 계획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