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노트북도 3D 시대 - LG XNOTE A530
영화 ‘아바타’가 개봉된 이래 3D 영화가 속속 선보이면서 3D 입체 영상이 점차 대중화 되고 있다. 현재 TV나 모니터의 경우 3D 입체 영상을 출력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3D 입체 영상 감상뿐 아니라 제작까지 할 수 있는 스마트폰,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도 등장했다. 그리고 이제는 3D 입체 영상을 특징으로 내세운 노트북이 출시됐는데, 바로 LG XNOTE A530(이하 A530)이다.
A530은 편광 방식의 3D 입체 영상 기술을 가미한 15인치 고급 노트북이다. 본 리뷰에서 살펴 볼 제품은 A530 제품군 중 TE10K 모델로 인텔 2세대 코어 i7 2630QM(쿼드코어) 프로세서에 4GB의 메모리, 엔비디아 지포스 GT 555M 그래픽 칩셋, 700GB 하드디스크 등을 탑재한 고사양 제품이다.
영상, 게임 둘 다 3D로 보자
A530에 적용된 디스플레이는 3D 입체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패널이다. 평소에는 일반 화면처럼 사용하다가, 제품에 함께 들어 있는 3D 편광 안경을 쓰고 3D 입체 콘텐츠(사진, 동영상, 게임 등)를 재생하면 된다. 참고로 3D 입체 영상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리 눈의 착시 현상을 그 기반으로 한다. 영상을 두 개의 카메라를 통해 약간 다른 앵글로 촬영한 후 이를 하나로 합쳐(겹쳐) 출력하는 형태다. 그리고 3D 안경을 통해 이 영상을 보면 하나의 입체적 영상으로 보이게 된다.
A530의 3D 안경은 일반 안경형과 안경에 덧씌우는 클립형 두 가지가 제공된다. 또 다른 3D 입체 영상 방식인 셔터글래스 안경은 이처럼 클립형 안경을 제작하기 어렵고, 가격도 편광 방식에 비해 비싼 만큼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편의성이 높은 편이다. 다만 화질에 대한 논란은 아직 팽팽한데, 초기에는 셔터글래스 방식의 입체 영상 화질이 보다 또렷하고 명확한 것으로 인식됐으나, 편광 방식 화질이 점차 개선되면서 이제는 일반 사용자라면 육안으로 화질을 구분해 내기가 쉽지 않을 만큼 비슷해졌다.
A530에서 3D 입체 영상을 즐기는 방법도 상당히 간단하다. 바탕화면에 있는 3D 영상 재생용 프로그램인 ‘TriDef 3D’를 실행한 다음, 3D 동영상이나 사진을 선택해 재생하면 된다. 그러면 이때부터 화면은 3D 입체 영상 출력 상태로 바뀐다.
3D 입체 영상은 일반 영상과는 달리 3D 안경이 없으면 두 겹으로 보인다. 또는 동일한 화면(실제로는 완전히 동일하진 않음)이 왼쪽과 오른쪽에 동시에 재생되기도 한다. TriDef 3D 프로그램이 이러한 영상이 하나로 겹쳐 출력하면 3D 편광 안경을 통해 실질적인 입체 효과로 나타나게 된다. 사진이나 영상 뿐 아니라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 쇼도 3D 입체로 재생할 수 있다.
일단 A530에 들어 있는 3D 샘플 동영상부터 재생해 봤다. 처음에는 눈이 약간 혼란하거나 어지러운 느낌이 있었으나 이내 적응되어, 극장에서 보던 3D 입체 영상과 똑같은 효과를 체험할 수 있었다. 다만 TriDef 3D 실행 시 공지하는 조건, 즉 사용자와 화면 사이의 거리와 각도를 잘 유지해야 한다. 시야각이 좁은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정확한 거리와 각도에서 볼 때 입체 효과가 가장 극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제품 번들 DVD로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평가판이 아닌 3D 입체 영상 타이틀을 포함시켰으면 더욱 유용했으리라 생각한다(물론 스타2를 선호하는 사용자도 있을 테지만).
3D로 보기만해? 이제 제작도 한다
A530에는 일반 노트북과 달리 국내 최초로 2개의 웹카메라(이하 웹캠)가 달려 있다. 웹캠 관련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2개의 웹캠이 동시에 작동하며 서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을 시작한다. 촬영 방법도 간단하다. A530에 설치돼 있는 ArcSoft의 ‘웹캠 컴패니언’만 실행하면 된다. 그 후론 일반 웹캠 프로그램과 동일하게 사진을 찍든 영상을 녹화하든 하면 된다.
사진은 프로그램 하단에 있는 ‘사진 찍기’ 버튼을, 동영상은 ‘비디오 녹화’ 버튼을 누르면 된다. 웹캠의 사양에 따라 사진 및 동영상의 해상도가 다르다. 사진은 최대 2,560 x 1,440 해상도 까지 찍을 수 있지만, 동영상은 그보다 아래인 1,280 x 720 해상도까지만 지원된다.
먼저 최대 해상도로 사진을 찍어 본다. 노트북에 달려 있는 웹캠이므로 다양한 환경을 촬영하기는 어렵고, 사용자 자신이나 그 인근의 모습만을 담을 수 있다. 예전의 휴대폰 마냥 웹캠을 커버 쪽으로 180도 돌릴 수 있다면 더욱 좋으리라 판단된다.
일단 촬영된 사진은 맨눈으로 보면 당연히 두 겹으로 겹쳐 보이지만, 이를 웹캠 프로그램 뷰어나 Tridef 3D 사진 보기 기능으로 보면 (약간) 입체적으로 보인다. 다만 화질은 그다지 좋지 않다. 노트북 웹캠은 대개 100만 내외 화소를 지원하기에, 1,000만 이상 화소의 디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지금 시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눈이 너무 높아졌다). 아울러 3D 입체 효과도 사실상 아직까지는 다소 미흡하다. 이는 웹캠의 사양도 사양이지만 촬영하는 프로그램의 기능과 품질 때문이라 판단된다.
동영상의 경우도 사진과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입체감이라기 보다는 ‘공간감(또는 원근감)’이라 표현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 배경과 피사체의 원근 처리는 확실하지만, 잘 만든 3D 영화를 보듯 명확한 입체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참고로 3D 입체효과의 상하, 좌우 대칭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웹캠 프로그램에서 조정할 수 있다.
사진, 동영상 외에 A530은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도 3D 입체로 제작하고 출력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빔프로젝터나 TV 등이 3D 입체 영상 출력을 지원해야 한다. 3D 프리젠테이션은 A530에 있는 ‘True3DPT’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 이는 MS 파워포인트 같은 프리젠테이션 제작 프로그램으로, 문서 내 텍스트나 도형, 애니메이션 효과 등을 3D 입체 형식으로 출력한다.
다만 프로그램 사용법을 먼저 익혀야 하며, MS 파워포인트와 부분적으로 호환되는 만큼 기존의 PPT 파일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된다. 일상적인 회의, 발표보다는 단발적이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보여야 할 때 활용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다만 샘플 또는 탬플릿 파일이 많지 않다. 파일이 좀 더 있었다면 간편하게 3D프리젠테이션 문서를 작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데스크탑에 버금가는 충실한 옵션과 성능
A530에는 인텔 노트북용 프로세서 중 상위급 제품인 코어 i7 2630QM(쿼드코어)과 엔비디아 GT 555M 외장 그래픽 칩셋 등이 내장되어, 어지간한 데스크탑에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성능을 보여준다. 노트북과 데스크탑의 성능 차이가 이젠 예전처럼 크지 않음을 A530도 증명하고 있다.
기본 사양 외에 노트북이 갖춰야 할 대부분의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USB 3.0 포트 1개, HDMI출력, SD메모리 리더기 등을 비롯해 결정적으로 블루레이 드라이브까지 내장했다. 아무래도 3D 입체 영상을 즐겨야 하는 노트북이기에 3D영화 재생을 위한 블루레이 드라이브는 필수다.
외형 및 디자인은 전형적인 15인치 노트북의 형태다. 크기가 크다 보니 무게는 약 2.5kg 정도다. 이동은 할 수 있지만 휴대하기에는 다소 버겁다. 필자는 리뷰하는 동안 백팩형 가방에 넣어 다녔는데 물론 무겁긴 했지만 생각보다 버틸만했다.
커버 안쪽 역시 다른 15인치 노트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화면 상단의 3D 웹캠 만은 독보적인 옵션이다. 키보드는 15인치 크기답게 숫자 패드까지 갖췄다. 각각의 키 크기도 작지 않아 타이핑에 별 다른 불편 없다. 하지만 타이핑하는 키감과 키음이 영 자연스럽지 못하다. 고급 제품임에도 달그락 혹은 철컥거리는 키감은 전반적인 고급스러움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리라 판단된다.
손목을 얹어 놓는 부분(팜레스트)도 충분히 넓어 자연스러운 작업이 가능하지만 지문이나 손자국이 제법 잘 묻는다. 마그네슘 재질로 덮는 게 고급스러워 보이겠지만, 팜레스트 부분 만은 불투명 소재로 처리하여 지문이나 손자국이 묻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3D 입체 영상에 특화된 노트북이라 해도 기본 성능을 무시할 순 없다. 그동안 사용해 본 바로는 문서 작업이든 사진 편집 작업이든 동영상 인코딩 작업이든 성능적 불만은 없었다. 만약 여기에 일반 하드디스크가 아닌 SSD를 내장한다면 더욱 뛰어난 성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인 성능 측정은 ‘퍼포먼스테스트 7.0’으로 진행했다. 이는 프로세서, 메모리, 그래픽, 하드디스크 등의 성능 측정 결과를 종합하여 총점으로 보여준다. 다만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며, 유사 사양의 다른 노트북 점수와 비교하여 대략적인 성능을 가늠하는 것에 의의를 두면 된다. A530 정도의 사양이면 아마도 1,200~1,300점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측정 결과, 1,530점을 얻었다. 수 차례 테스트한 결과도 모두 1,500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전적으로 코어 i7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GT555M 외장 그래픽 때문이라 판단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A530에는 ‘스타크래프트2’ 평가판이 기본 제공된다. 3D 입체 영상을 지원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다만 30일 무료 체험판이다.
게임 내 그래픽 품질 설정을 ‘중간(기본 설정)’으로 하고 캠페인 게임을 한두 시간 플레이해 봤는데 예상대로 실행 성능과 그래픽 품질 등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줬다. 그래픽 품질 설정을 ‘높음’으로 설정해도, ‘중간’ 설정보다는 약간 끊기기는 하지만 게임을 즐기기에는 별 다른 지장 없었다. 3D 입체 효과의 경우에도 전혀 다른 게임인 듯 일반 화면보다 입체적이고 웅장해 보였다. 다만 입체적, 공간적으로 출력되다 보니 유닛을 제어하기가 쉽지 않았다(익숙해지면 나아지리라).
자작 3D 컨텐츠 대중화의 출발점
올해 초부터 3D 입체 영상 촬영이 가능한 캠코더나 스마트폰이 등장해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조만간 3D UCC 동영상이 대세로 떠오를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A530과 같은 콘텐츠 제작용 IT 기기가 지금보다 대중적으로 보급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3D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려는 사용자라면 A530으로는 성이 차지 않을 수 있지만, 이를 일반적으로 감상하고 즐기기에는 손색 없는 듯하다. 3D 촬영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를 갖고 있다면, A530은 일반적인 노트북으로는 절대 체험할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