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거 아니거든요, 공부중이거든요! 아이리버탭
“얘, 학생에게 왜 태블릿 PC가 필요하니?”
“우리반 1등도 태블릿PC로 공부한단 말이야! 친구들은 동강(동영상강의)본다고 다 샀는데 나만 없다니까. 태블릿PC 사주면 공부 진짜 열심히 할게. 응? 엄마~”
새로운 IT기기가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실랑이. 이번엔 태블릿PC다. 자식놈은 공부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우기지만, 막상 사주면 공부는 뒷전으로 미루고 게임 하기 바쁠 것이 뻔하다.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은 노트북을 사줄 때도, 몇 달 전 스마트폰을 사줄 때도 받았던 게 아니던가. 그렇다고 사주지 않으려니 공부 잘하는 옆집 철수에게 뒤처질 것만 같아 걱정이다. 이걸 사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학생 입장에서도 고민되는 건 마찬가지다. 태블릿PC가 공부할 때 정말 유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공부를 하겠다는 의지가 박약한 것이 문제다. 정말 태블릿PC로 공부만 할 수 있을까. 물론 불가능하다. 처음 며칠은 공부할 때 쓸지 몰라도, 이내 게임과 영화를 즐기며 낄낄대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비싼 돈을 주고 태블릿 PC를 사야 하나? 괜히 공부에 방해만 되는 것이 아닐까?
이 문제는 학습용 태블릿PC로 쉽게 해결된다. 정말 공부하려고 태블릿PC를 사는 것이라면 ‘사과’ 로고가 박힌 값비싼 최신 태블릿 PC를 살 이유가 없다. 그건 일종의 허세다. 전체적인 사양은 다소 부족할지라도 학습 기능이 뛰어난, 여기에 가격까지 저렴한 태블릿PC로 충분하다. 아이리버의 ‘아이리버탭’처럼 말이다.
학습용 태블릿 PC의 기준? 애정남 도와줘요
뒤늦게 태블릿PC 시장에 진출한데다가 해당 노하우가 전무한 아이리버가 하드웨어 사양으로 거대 기업의 태블릿PC를 이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아이리버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무기 삼아 틈새시장을 노려야 했다. 바로 교육용 기기다. 아이리버는 PMP, 전자사전 등 교육용 기기 분야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청소년층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학습용에 특화된 태블릿 PC라면 충분히 승부수를 띄울만 하지 않을까? 이렇게 해서 지난 7월 아이리버탭이 탄생했다.
그렇다면 학습용 태블릿PC란 무엇인가. 아이리버탭이 강조하는 전자사전, 영어학습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 등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어플이다. 다시 말해 일반 태블릿PC에서도 아무 문제 없이 구동되는 어플이다. 또한 아이리버탭으로도 HD영화 보기, 음악 듣기, 사진 찍기 등 일반 태블릿 PC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누릴 수 있다. 언뜻 봐서는 다른 태블릿PC와 차이가 없는데, 왜 아이리버탭을 학습용 태블릿PC라고 부르는 것일까. 애정남에게 ‘학습용’의 애매한 기준을 정해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이리버탭의 장점은 파격적인 경제성이다. 아이리버탭에 기본 탑재된 EBS TV 어플, 영어학습 어플, 전자사전 어플 등은 모두 무료다. 일반 태블릿 PC에서 이 어플을 일일이 유료로 구입하면 약 20만 원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 제품 자체의 가격도 저렴한데다가 무료 교육용 콘텐츠를 다수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아이리버탭의 원동력인 셈이다.
이 많은 교육용 어플이 모두 공짜!
아이리버탭에는 ‘EBSTV 수능’, ‘EBSTV 내신’, ‘YBM 영한영사전’, ‘YBM 국어사전’, ‘능률Voca’ 등이 수록됐다. 아이리버가 PMP와 전자사전 분야에서 쌓은 방대한 콘텐츠를 무료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다. 청소년 수험생뿐 아니라 토익을 공부하는 취업준비생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다.
EBSTV 수능과 EBSTV 내신에 들어있는 강의동영상은 대략 3,5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워낙 방대한 용량 탓인지 로딩속도가 다소 느린 것이 흠이다. 보고 싶은 동영상을 선택하면 해당 동영상을 내려받기 시작하는데, 내려받기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동영상을 볼 수 없다. 또한 동시에 여러 동영상을 내려받을 수 없고 내려받기 예약 또한 불가능하다. 1분이 아쉬운 수험생들에게는 불편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 번 내려받은 강의는 반복해서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은 유용하다.
YBM 영한영사전과 국어사전은 무난한 수준이다. 기본 단어검색기능 이외에 초등, 중등, 수능, 토익별 주요단어를 공부할 수 있는 스터디기능(영한영사전 전용), 찾은 단어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장기능, 최근에 검색한 단어를 보여주는 히스토리기능 등을 제공한다.
능률Voca는 영어단어의 암기를 도와주는 어플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수능, 토익 5단계의 레벨로 나뉘며 매일 20개의 단어를 암기하게끔 구성됐다. 원어민 발음은 물론이고 숙어 및 예문도 제공한다.
잿밥보다 염불에 집중할 기회, 공부만 합시다
교육용 콘텐츠가 무료라는 것을 제외하면, 더 이상의 장점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용량은 16GB(외장메모리 최대 32GB), CPU는 1GHz 싱글코어, 디스플레이는 7인치 IPS 패널,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2.2버전 프로요를 탑재했다. 3G와 와이파이(무선 랜)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DMB 방송 시청, FM라디오 청취, 카메라 촬영, MP3플레이어 청취 기능을 갖췄다. 동영상과 음악 재생 기능은 무난한 편이지만, 전체적으로는 확실히 최신 태블릿PC에 비하면 다소 부족한 사양이다. 대신 가격이 저렴하다. 출시가격은 50만 원대지만 LG유플러스 2년 약정을 맺고 42,500원 요금제를 쓰면 무료로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아이리버탭은 누구에게 어울릴까? 2년 약정과 다양한 교육용 콘텐츠를 감안하면 앞으로 당분간 공부에 매진해야 할 청소년들에게 적합해 보인다. 이 때 다소 부족한 사양은 학습 의지가 부족한 청소년에게 득이 될 수도 있겠다. 가끔 간단한 게임과 인터넷으로 머리를 식힐 수는 있겠지만 고사양 게임은 구동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말 공부를 하기 위해 태블릿PC를 구입할 요량이라면, 아이리버탭만한 것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