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한국 지사 설립 및 X10 미러리스 카메라 발표
카메라 기능을 가진 휴대폰이 대중화되면서 디지털카메라의 전반적인 수요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고급형 디지털카메라의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휴대폰 카메라나 컴팩트 카메라는 흉내 내기 힘든 고화질 사진의 촬영이 가능하며, 각종 부가기능도 충실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조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도 싸졌다.
특히 최근 들어 DSLR 카메라의 성능과 컴팩트 카메라의 휴대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가 주목 받고 있는데, 특히 이 시장에서는 올림푸스의 ‘펜’ 시리즈와 소니의 ‘넥스’ 시리즈, 그리고 파나소닉의 ‘G’시리즈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 올해 초, 후지필름이 ‘X100’을 출시하면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X100은 작은 크기에 고성능을 추구하면서도 매우 고전적인 디자인을 내세워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11월 23일, X100의 동생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X10’을 발표하고 미러리스 시장 공략을 가속화를 선언했다.
정식 지사 설립으로 한국 시장 공략 가속화
후지필름은 지금까지는 한국 내 대리점인 ‘한국 후지필름’을 통해 제품을 판매했지만 X10 출시 이후엔 직접 지사를 세워 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번에 새로 설립된 법인 이름은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이하 FEIK)’로, 지금까지 한국 후지필름이 담당하던 한국 내 디지털카메라 판매 및 A/S 사업 분야를 넘겨받아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들어간다.
FEIK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마츠모토 마사타케’씨는 이날 행사에서 한국 시장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응이 매우 높다며, 이러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지사 설립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한국 지사 설립 후 첫 번째로 발표하는 X10은 한국 소비자의 높은 눈높이에 걸 맞는 만족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FEIK는 본사 직영점 1곳과 지정점 10곳을 비롯한 전국 서비스센터를 구축했으며, 특히 X100, X10과 같은 프리미엄급 제품에 대해서는 별도의 서비스카드를 발급하고 2년 보증, 당일 수리 서비스 등, 특별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X100의 하위 모델이지만 편의성은 오히려 향상
이날 출시된 후지필름 X10은 이전에 출시된 X100의 하위 모델이며, 렌즈 교환이 되지 않는 렌즈 고정형 미러리스 카메라라는 점은 마찬가지지만 편의성은 한층 나아졌다. 줌 기능이 없는 23mm 단렌즈를 탑재한 X100과 달리, X10은 4배 줌(23 ~ 112mm) 기능을 가진 렌즈를 탑재했다. 이 렌즈는 후지필름 산하의 후지논에서 개발했으며, 조리개 값이 F2.0에서 F2.8에 이르러 밝은 사진을 찍는데 유리하다.
또한, X10은 시야각이 넓은 줌 연동 광학식 뷰파인더를 갖추고 있다. 뷰파인더가 아예 생략되거나 직관성이 떨어지는 전자식 뷰파인더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타사의 미러리스 카메라와 구분되는 점이다. 상위 제품인 X100에 채용된 하이브리드 뷰파인더(광학식 / 전자식 겸용)에 비하면 약간 사양이 낮아진 것이지만, 일반인들이 쓰기엔 이 정도도 충분하다.
이와 함께, 후지필름에서 독자 개발한 1200만 화소의 2/3인치 EXR CMOS 센서를 갖춰, 초당 10 프레임의 연속 촬영이나 풀 HD급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최대 12,800까지 ISO 감도를 높일 수 있을 정도로 노이즈 제거 능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X10은 11월 28일부터 국내 판매되며, 가격은 74만 9,000원이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지금까지 한국 내에서 후지필름의 디지털카메라 유통은 일본 후지필름과 한국 롯데의 합작사인 한국 후지필름이 전담하고 있었다. 하지만 X10의 출시 이후부터는 정식 한국 지사인 FEIK가 담당하게 됨으로써 보다 다양한 후지필름의 제품을 빠르게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행사에서 FEIK 관계자들은 3년 내로 한국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15%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으며, 내년에는 풀 프레임 DSLR 카메라의 수준에 뒤지지 않는 렌즈 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 초에 출시한 X100과 이날 소개된 X10의 성능이 만만치 않은 만큼, 앞으로 나올 후지필름의 제품도 기대가 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