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 2011] LG가 제안하는 3D 세계 - LG전자 MC연구소 권 존 그룹장
지난 2011년 11월 8일, 부산 벡스코에서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주관, 부산광역시 주최로 ‘2011 국제콘텐츠개발자 컨퍼런스(International Content Creator’s Conference 2011, 이하 ICON 2011)’가 열렸다. ‘지식, 정보, 노하우가 공유되는 미래 콘텐츠 페스티벌’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현재 게임, 입체영상, 차세대 IT 산업 등에서 종사하고 있는 여러 연사들이 강연에 나서 자신들이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 및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ICON 2011의 둘째 날인 9일에도 다양한 분야의 연사가 등장해 컨퍼런스를 찾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금일 ‘3D Visual Technology(3D 입체영상)’ 세션의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이는 LG전자의 권 존 그룹장이다. 그는 현재 LG전자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에서 콘텐츠 & 애플리케이션 부문 그룹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 3D 콘텐츠가 지배한다
“이제 사람들은 외부에 나갈 때 지갑은 두고 나갈지언정 휴대폰은 가지고 나간다.”
권 그룹장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바뀐 일상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휴대폰은 어느새 필수품이 되었으며, 2009년 아이폰을 기점으로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폰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제 스마트폰의 영역은 음성통화나 문자메시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 스마트 혁명의 시작이다.
이제는 3D 입체 영상의 시대
권 그룹장은 아바타 이후 3D 입체영상의 본격적인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3D 입체영상의 보급과정을 3세대로 나누었다. 1세대는 사람들이 3D 입체영상을 처음 접하게 되는 시기를 말하며, 2세대는 직접 3D 입체영상을 활용하는 단계이고, 3세대는 ‘스타워즈’ 영화처럼 3D 입체영상 기술이 실제처럼 구현되는 단계를 뜻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은 3D 입체영상의 발전 단계 중 2단계에 해당한다”라며, “이제 일반인도 직접 3D 입체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제작하는, 실생활에 서서히 접목되고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현재 3D 입체영상을 보려면 대부분 전용 안경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그는 “LG전자는 이제 안경이 없어도 3D 영상을 볼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해 나가고 있다”라며, “실제 이를 구현한 모바일 기기 옵티머스 3D를 국내외에 출시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다. 이에 LG전자는 3D 게임, 3D 동영상, 3D 앱 등 관련 콘텐츠를 늘려나가고 있다. 다만 3D 콘텐츠의 생산 비용이 높고, 2D 콘텐츠보다 용량이 커서 아직까지 모바일로 서비스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권 그룹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용자들이 직접 3D 동영상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바일에 적합한 3D 콘텐츠는?
그렇다면 모바일 기기에 맞는 3D 콘텐츠는 무엇일까. 권 그룹장은 “3D 입체영상 영화는 약 2시간 분량이지만, 그 누구도 모바일 기기의 작은 화면으로 2시간 가까이 영상을 감상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모바일 기기에서 즐기는 3D 콘텐츠는 잠깐씩 즐기는 콘텐츠가 주를 이룰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3D 게임이 적합하다. 20~30분씩 즐기는 킬링 타임용 게임이 모바일에 어울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모바일용 3D 게임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사의 ‘LG 3D 컨버터’에 대해서 설명했다. 3D 게임 컨버터는 오픈 GL(2D나 3D를 정의한 컴퓨터 산업 표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에 기반한 일종의 변환용 툴이다. 현재 모바일 게임 중 인기가 있는 ‘앵그리버드’나 ‘어쌔씬 크리드’ 등의 게임은 오픈 GL을 통해 개발되었는데, 이러한 게임은 3D 컨버터를 통해 쉽게 2D에서 3D로 바꿀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작 비용은 물론, 개발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즉, 기존의 2D 게임을 3D 게임으로 변환하는 것이 모바일용 3D 콘텐츠를 늘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되는 셈이다.
LG 3D 컨버터의 활용 예
권 그룹장에 따르면, 현재 3D 컨버터는 오픈 GL 1.1 & 2.0버전을 지원하며, 아직 WVGA(480x800) 해상도와 OMAP 프로세서만을 지원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높은 해상도와 다양한 프로세서를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LG 3D 컨버터는 현재 앱 형태로 제공되고 있으며, 옵티머스 3D에 기본 탑재되어 있다. 이 앱을 실행하면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내려받은 게임 중 호환(3D 게임으로 변환할 수 있는 게임)이 가능한 게임의 리스트가 표시된다. 또한, 아직 호환성이 검증되지 않은 게임일지라도 사용자가 직접 2D에서 3D로 바꿀 수 있도록 사용자 지정 모드도 마련되어 있다.
그는 3D 컨버터를 통한 개발자들과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얼마 전 미국에서 진행한 약 20여 명의 개발자가 3D 컨버터를 이용해 콘텐츠를 개발하는 행사를 가졌다. 개발자들은 약 24시간 동안 총 12개의 게임을 개발했으며, 이 중 상위 3개의 게임은 현재 3D 콘텐츠로 등록도 되었다”라며, “조만간 이와 같은 행사를 한국에서도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내외 개발자들과 협력해 다양한 3D 콘텐츠를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말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현장에서 직접 본 옵티머스 3D의 3D 게임은 이전에도 체험해 보았던 것이라 큰 감흥은 없었다. 한가지 기대가 되었던 것은 권 그룹장이 밝힌 개발자들과의 협력관계. 사실 스마트 기기의 기본 사양이나 성능 등은 이제 대중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앱을 사용할 수 있고,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권 그룹장의 연설에 따르면, LG전자와 개발자간의 협력 관계는 앞으로 3D 콘텐츠를 늘려가는데 좋은 대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